옛날부터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병들고 죽는 일(病死)이었겠지요. 불교철학에서 말하는 4苦 8苦이지요(아래 참고). 그래서 그 고통과 유한성을 초월한 영원성에 대한 희원(希願). 영원한 나! 이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겠지요. ‘유한한 내가 있으면, 무한한 나도 있을 것이다.’ 무한한 나, 절대적인 그 무엇! 그것을 신(神)으로 대체 설정하지 않았을까요?

신神이라는 글자는 형성(形聲)문자로 금문金文에서는 ‘신申’과 같은 글자로 쓰였네요. 번갯불을 본뜬 것이네요. 번갯불 상형에서, 하늘 신의 뜻을 나타내고, 일반적으로, ‘신’의 뜻을 나타내고 있네요. 귀鬼라는 글자는 상형문자로 무시무시한 사람 머리를 한 사람의 모습으로 죽은 사람의 혼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지요.

먼저 신神에 대한 이해를 위해 1) 9가지(자연수) 이상의 의미와 2)체용 관계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네요.

1) 신. 하느님. 창조주. 절대자. 상제님. 신령
2) 우주 천지자연의 기운. 자연의 생명력
3) 혼신 - 영혼(靈魂) . 마음
4) 정기 신 - 정수(精粹)한 기운
5) 영묘할 신 - 신비스러움
6) 신선 신 - 신선(神仙)
7) 역술의 신살(神殺)
8) 성 신 - 姓(이름 성)
9) 신앙에서 여러 잡신들. 귀신(鬼神)
 

신 神

근본체

 

(空. 無. 虛)

 

(易.無常)

이법

본체

우주 천지자연의 기운. 자연의 생명력. 태극

작용

우주 삼라만상과 현상

심법

본체

본 마음 자리. 본성. 9식. 영원한 생명. 진리. 브라흐마. 초월자. 창조주. 하느님. 절대자.

알라......(하나인데 이름이 다를 뿐이다)

작용

예수. 석가. 마호멧. 수많은 ‘나’들.....

작용

1) 힌두교적 여러 신

2) 불교적 여러 신

3) 유교적 조상신

4) 기독교적 마귀

5) 무속적 여러 신

6) 역술적 신살(神殺)

7) 잡귀신 - 처녀귀신. 빗자루귀신. 달걀귀신...

8) 기타 수많은 신들 - 인도는 3억 3천만. 일본은 800만 신

 

여기에서는 영원성, 불멸성, 초월자, 창조자, 절대자로서의 신을 생각해 보려 하지요. 이 때의 신은 ‘내 안의 진리. 나의 영원성’을 말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되겠지요. 내 안의 영원성을 산스크리트어로 아미타(amita), 영어로는 무한성, 무한계(unlimit)이네요. 시간적으로는 무량수(無量數), 공간적으로는 무량광(無量光)을 뜻하지요. 바로 법신法身(바이로차나. 비로자나)이 되네요.(연재물 69회).

그래서 절에서는 아미타불을 모신 집(전각)을 아미타전(미타전) 또는 무량수전, 무량광전이라 부르네요. 그러면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현상은 아바타(보신. 화신)가 되겠네요. 아미타(법신)가 밖으로 드러난 허상(虛像)으로 보는 것이지요. 이것은 심법이고, 심법은 내 마음을 떠나서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요. 부처가, 보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처로, 보살로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심외무법, 만법유식, 일체유심조’(心外無法. 萬法唯識. 一切唯心造)라 하네요.(연재물 64회).

신이나 귀신이나, 천국 극락 지옥이나, 전생이나 윤회나 사람들 마음이 지어낸 것이지요. 의식 그림자, 생각 그림자라고 보면 되겠네요. 여기에 끌려가면 노예가 되고 하인이 되는 인생이지요. 내가 주인공으로 살아야 하지요. 하여 불교철학에서는 ‘참나’를 알아야 함을 말하고 있지요. 참나는 9식, 법성, 불성, 본성, 본마음, 양심 자리, 아미타 자리를 증득한 나라고 하지요.(見性成佛). 가짜 나는 6,7,8식 다시 말하면 3독 5욕에 끌려 다니는 나를 말하는 것이네요.(연재물 31회).

유교(儒敎)에서는 귀신(鬼神)이라고 할 때 귀는 음(陰)이고 신은 양(陽)이지요. 또한 인간 정신에서 <정精>은 음陰이고, 백魄(넋)이고, 죽어 4대 봉사를 받들어 주면 귀鬼가 되어, 땅의 기운으로 흩어진다지요. <신神>은 양陽이고, 혼魂이고, 죽어 4대 봉사(四代奉祀)를 받들어 주면 영적인 신神이 되어 하늘의 기운으로 흩어진다고 하네요. 이것이 ‘귀신’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때 신神은 직성(直星)에 머물다가 살아있을 때 선행을 많이 베푼 사람은 북두칠성 중에 자신을 관장하는 별(연재물 16. 17회)로 돌아가서 우주 영원한 생명인 영과 선(靈仙)으로 화化한다는 것이지요. 양의 혼은 하늘로 날아가고, 음의 백은 땅으로 흩어진다는 혼비백산(魂飛魄散) 그리고 3혼7백(運3氣7)이라는 말도 이와 관련이 있네요.

불교(佛敎)에서는 깨달으면 공空이기 때문에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불왕불래(八不)’라고 하는 것이지요. 걸림이 없기 때문에 귀신 잡귀에 얽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지옥 극락도 없는 것이고, 49재(齋)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선불교). 그런데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선업(善業)을 쌓으면 극락에 가고, 악업(惡業)을 쌓으면 6도 윤회(아래 참고)를 한다는 설도 있네요.

▲ 이성강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오늘이>(2005)에서 매일이와 장상이가 만나는 장면이다. 오늘이가 길에서 만난 이들은 그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오늘이는 이를 하나하나 해결해주면서 신녀, 즉 무녀가 된다(글. 사진 출처 :2018년 4월 19일 한겨레신문)

도교(道敎)에서는 도인이 되면 선경 세계에 다시 신선으로 태어난다는 것이고, 기독교(基督敎)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말하네요. 그런데 신과 귀신, 천국과 지옥, 극락과 6도윤회, 선경 모두가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지요. 내 마음이 지어낸 것이니까요(一切唯心造). 사람이 두렵고, 불안 초조하고, 심신이 허약해져서 헛것을 보는 경우를 귀신을 보았다고 할 때가 있지요. 이것들도 모두가 생각의 그림자인 것이지요.

천국, 지옥, 극락이라는 것은 살아 있을 때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장치라고 보면 되지요. 또한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고 허무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함도 있겠지요. 모두 마음이 지어내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심법인 것이지요. 한 마디로 지금 여기에서 내가 행복하면 천국 극락이고, 불행하면 지옥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하루에도 수없이 윤회를 하고 있는 것이고, 태어나서 지금 이전의 삶을 전생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또한 관혼상제 등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의식은 산 자들을 위한 형식이고, 정성이라 보면 되지요.(연재물 53회). 형식에는 끌려가면 안 되고, 잘 활용하는 것이지요. 본질을 보면 형식은 허상이니까요. 한 마디로 생명, 무생명 모두가 자연의 일부이지요. 생을 다하면 대우주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 우주는 영원히 순환한다고 보면 되지요. 죽음은 우주의 고요 속에서 영원히 휴식을 취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이법이 되네요.

요컨대, 작용으로써 신, 귀신이라는 것들은 모두가 마음의 그림자, 허상들이지요. 모든 신앙 행위들은 정성(精誠)이고, 내 자신이 깨달아 우주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고 진리이지요. 모든 종교에서 ‘진리’를 신의 이름으로 왜곡을 시키는 것이지요. 인격체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쉽게 이해하려 한 것이라 보면 되지요. 또한 인격체로 만들어 신앙화, 조직화, 체계화, 집단화한 것이지요. 역사적 인물인 예수, 석가모니, 마호멧, 강증산 등 교주들을 그러한 방식으로 설정을 한 것이지요.

<참고자료>

4苦 8苦

1) 사고(四苦)란 ①생(生) ②노(老) ③병(病) ④사(死)를 말하고,
2) 팔고(八苦)란 생(生) 노(老), 병(病), 사(死)에 다음 4가지를 더한 것이다.  
  ⑤애별리고(愛別離苦) -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⑥원증회고(怨憎會苦) -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
  ⑦구부득고(求不得苦) - 얻고자 하여도 얻지 못하는 고통. 
  ⑧오음성고(五陰盛苦) 또는 오온성고(五蘊盛苦) - 오온(五蘊)인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즉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너무 성성(盛盛)한 고통.

3毒 5慾

3독 : 탐(嗿) - 탐욕. 진(嗔) - 성냄. 치(痴) - 어리석음
5욕 : 식욕. 색욕. 재물욕. 명예욕. 수명욕

윤회설(輪廻說)

1) 지금 여기, 현실을 살면서 행복과 불행(고통)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2) 중생이 연기를 모르고 계속 생사의 윤회를 반복하는 것을 윤회전생(輪廻轉 生)이라 한다. 이에는 천상, 인간, 수라, 축생, 아귀, 지옥을 윤회하는 육도윤회(六道輪廻)가 있다.

①삼선도(三善道) - 천상(天上), 인간(人間), 수라(修羅)를 윤회하는 것. 선취(善趣)라고 한다.
②삼악도(三惡道) - 축생(畜生), 아귀(餓鬼), 지옥(地獄)을 윤회하는 것. 악취(惡趣)라고 한다.

[편집자 주]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고, 한민족의 3대경서를 연구하고 있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