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는 내가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생태 탐사 차원에서 '(주)동북아식물연구소' 사람들과 함께 7박 8일 일정으로 백두산 일대로 들꽃 탐사를 다녀왔다.
그 후에도 나는 다시 한번 더 백두산을 오를 기회를 갖게 되었다.
2016년 당시, 나는 <초록교육연대>라는 생태, 환경 교육운동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었다. 많은 회원들의 요구가 있어서 고구려와 발해의 문화, 일제 때의 만주 등지의 독립운동 유적지 등을 탐방하는 여행이었다. 중국의 대련에서부터 압록강 육백리를 거쳐 백두산에 오르고 두만강을 따라 훈춘까지 내려간 다음 연길, 하얼빈을 거쳐 발해 동경이 있었던 목단시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그 여행길에는 백두산과 두만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들꽃 탐사를 하는 일정도 들어있었다. 11년 전에 백두산 일대의 들꽃 탐사에 나섰을 때의 좋은 경험을 이번 탐사에도 전해주고 싶었던 욕구가 강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6년 여행은 당시 북한과 중국 당국 사이에서 불편한 관계였던 시기라서 두만강변의 여행을 통제하여 갈 수가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 하는 수 없이 두만강변 식물탐사는 포기를 하고, 백두산만 오르면서 식물을 보기로 했다. 미리 식물 사진 자료까지 만들고 갔지만 2005년 백두산을 찾았을 때와 2016년 백두산은 크게 달라진 환경이었다. 2005년 당시에는 백두산 일대의 초원지대를 누비면서 들꽃 탐사를 하는데,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물론 여행객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에 백두산을 찾았을 때는 중국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새벽부터 입산을 하기 위하여 긴 줄을 서야 했다. 그리고 출입문을 통과하고 들어가서도 승용차는 들어갈 수 없고 셔틀버스나 지프차와 같은 지정된 교통수단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었다. 서파 쪽에서 백두산을 오를 때도 서파 주차장에 셔틀버스가 멈춰서면, 거기에서부터 백두산 정상까지만 걸어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그 길마저도 데크가 놓여있고, 양 옆으로는 울타리로 막아놓았기 때문에 풀밭으로 들어가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감시원들을 두고 있어서 통제가 엄격했다.
서파 쪽 주차장에 내린 다음, 백두산 정상을 향해서 걸어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길 양옆에 있는 식물들 중심으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찍었던 사진들을 게재를 하니, 관심이 있다면 2005년 여름 '백두산의 들꽃'들과 비교하면서 보셔도 좋을 것이다. 나는 식물분류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어서 정확한 동정과 분류가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양해하시면서 혹시 잘못 기술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답글로 바로 잡아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