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생명에 대한 존중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15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동물원은 인간을 위한 당연한 공간으로 생각했다. 동물은 인간을 위한 보여주기 상품이었다. 지금은 동물원을 '동물감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 제 살던 곳과 다른 좁은 환경에서 갇힌 채 살아가며 미쳐가는 동물 고통을 인간들도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동물원이 멸종되어가는 희귀동물 번식과 보존을 위한 장소나 구조 동물 치료를 위한 '동물보호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동물원 나들이를 거부한다.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극과 극이다.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기르는 사람들은 가족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내 돈으로 산 물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서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버리기도 한다. 반려동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철저한 상품으로 본다. 더 귀엽고 예쁜 상품이 되어 잘 팔리기 위하여 강아지들은 어린 나이에 어미와 떨어지기도 하고 굶기도 한다. 

이런 반려견 고통을 전하는 기사가 있다.

▲ 사진출처 : 2019년 7월 24일자 한겨레 신문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28일까지 <한겨레>에서 연재한 기사다. 너무나 생생해서 보는 것이 고통스러운 ‘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 : 반려산업의 슬픈 실체’란 제목의 기사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했다.

기사 전체 목록 보기 : http://www.hani.co.kr/arti/SERIES/1261

1. 콘베이어벨트로 ‘강아지 경매’…생명이 15초만에 ‘상품’ 판가름
2. 버려지거나 먹히거나…선택받지 못한 개들의 운명
3. [영상] 폐견, 버려지는 강아지들
4. 굶주림과 낙상, 펫숍 강아지의 목숨 건 기다림
5. [카드뉴스] “푸들 암컷, 30만입니다!”
6. 유명세 ‘상근이’들은 왜 유기견이 되었나…수요·공급의 비극
7. 생명을 살리는 펀딩에 참여해 주세요
8. 번식의 굴레…어미 개는 새끼 귀를 물어뜯었다
9. [카드뉴스] 0원에 팔린 강아지는 왜 반품됐을까
10. 강아지들 상할까봐”…그들도 개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11. [카드뉴스] 모란시장 강아지들은 어디서 올까
12. {카드뉴스] 선택받지 못한 개들은 어디로 갈까
13. 사지도 팔지도 버리지도 않는 방법은 없을까
14. 그 개’들의 이야기는 우리 이야기였다
  (기사를 보고 싶으면 기사 제목 클릭)

기사에 의하면 <한겨레> '애니멀피플'은 사전 조사와 취재과정을 철저히 준비했다. 한 달간 사전 취재와 자료 조사를 벌였고, 두 달간 전국 강아지 번식장 3곳, 반려동물 경매장 6곳, 펫숍 2곳 등을 잠입 취재했다. 외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반려견 번식장, 경매장 등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도 한 상가를 임대해 동물판매업 허가를 받아 펫숍 사업자로 등록했다. 펫숍에서 보름간 ‘알바’로 일하기도 했다.

▲ 이미지 출처 : 2019년 8월 28일자 한겨레 신문

그 결과 인간인 것이 부끄러운 기사를 내주었다. 

적어도 2개월은 어미와 살아야 한다는데... 생후 40~50일, 어미와 떨어진 어린 강아지들은 경매장에서 대략 30만~100만 원 이상에 팔려나간다. 작고 예쁜 강아지 일수록 비싸다. 경매장에서 팔린 강아지 대부분은 펫숍으로 간다. 일부는 '종견'이나 '모견'으로 다른 농장에 팔려가서 약 8~9년 종·모견으로 산다. 기능이 다해지면 ‘폐견’으로 다시 경매장에 나온다. 폐견 경매장은 대부분 육견 경매장으로 폐견을 ‘육수용’, 국물용‘이라 부른다 한다. 육견 경매장에서 팔리지 못한 개들을 철장에 방치되거나 유기견이 된다.

펫숍으로 간 강아지들도 굶주림과 낙상, 질병을 이겨내며 ‘가족’을 기다린다. 예쁜 품종견으로 꾸준히 인기 있는 견종이나 유행으로 인기가 올라간 견종일수록 더 많이 생산되고, 더 많이 판매되고 결국 더 많이 버림받는다.

초기 경매에서 탈락한 강아지들은 여러 번 재경매를 거치게 된다. 유찰과 재경매가 반복될수록 강아지들은 자란다. 결국 떨이로 팔려나가 싼 가격에 재래시장 바구니에 놓이게 된다.

<애니멀 피플 > 신소윤, 김지숙 기자는 생명의 논리가 아니라 돈의 논리로 굴러가는 반려견 사업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두 기자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가 뭇 생명에 대한 존중을 깨닫는 사회로 한 발짝 진보했으면 한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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