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와 베토벤은 음악의 거장으로서 아낌없는 진면목을 보였지만 사랑에는 그리 운이 따르지 않았다. 모차르트는 사랑에는 실패했어도 결혼은 했지만, 베토벤은 결혼에 골인조차 못했으니 말이다.

베토벤은 친구였던 베겔러에게 자신의 제자인 줄리에타라는 소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혼까지 생각 중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베토벤은 줄리에타에게 푹 빠져 <월광> 소나타를 작곡해 그녀에게 바쳤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 이탈리아로 떠나 버렸다. 베토벤은 크게 좌절했고 평생 혼자 살게 되었다. 결국 베토벤에게 동반자는 음악뿐이었다.

그렇다해도 이 두 음악가가  한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표상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들은 음악의 경지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새로운 음악세계를 열었으니 한민족도 그와 비슷한 시대적 사명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고난과 역경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인연은 짧게 스쳐 지나갔다. 모차르트의 전기 작가인 오토 얀(Otto Jhan)은 모차르트가 베토벤의 천재성에 감탄했다는 일화를 전한다.

베토벤이 17살이 되던 해인 1787년, 모차르트는 베토벤이 만나고 싶다는 청을 듣고 거절할 마음도 있었지만, 베토벤의 고향인 본에서 유명한 작곡가라는 말에 베토벤을 만나게 된다. 모차르트의 요구에 의해 베토벤은 즉흥곡을 연주했는데, 모차르트는 베토벤이 그것을 암기하고 치는 거라 여기고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자 베토벤은 평상시에 가장 자신 있던 즉흥 실력을 모차르트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모차르트에게 즉흥곡의 테마 주제를 요청했고, 베토벤의 뛰어난 연주는 모차르트를 감탄시키기에 너무나 충분하였다. 그 즉흥곡을 듣고, 모차르트는 친구들이 모여 있는 옆방으로 뛰어가 이렇게 외쳤다.

"저 사내를 잘 지켜보게, 나보다 유명하게 될 존재가 나타났다네." 

모차르트의 음악은 인간의 육체를 음률로 만들어 귀로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듣게 한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에 베토벤의 생애는 비범한 성장기를 거쳐 뜻을 세운 후 프로메테우스의 불과도 같은 음악을 선사하고 떠난 영웅의 일대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음악에는 우주의 궁극적 본질과 신성을 향한 명상과 기도를 함께 담고 있다. 베토벤 음악 속에서 장중함을 넘어 숭고함을 느끼는 이유이다.

▲ 우주를 감동시키는 천상의 음악세계

을보륵의 말대로 미래의 한민족이 베토벤과 같은 위대한 역정을 걷게 된다면 그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21세기가 지나기 전에 민족적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나는 상기된 표정으로 어린 학생이 선생님에게 하듯이 질문을 던졌다.

"2050년 이후에 한민족이 역사적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정확한 년대를 꼭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21세기 중반 이후라고 보면 될 걸세."

미래학자와 예언가들의 예측으로는 대한민국이 2050년 즈음부터 역사적 번영기를 맞이한다고 하는데 을보륵도 그렇게 알고 있다면, 과연 하늘의 섭리가 있는 걸까.

탄허스님은 '한민족의 불행한 역사는 머지않아 종결될 것이며, 지구의 주축부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인류역사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으며, 남사고는 격암유록에서 2025년경에 남북이 통일될 것을 예언했다.

어디 탄허스님이나 격암유록뿐이겠는가. 기독교계에서 예언사역자로 유명한 유태계 미국인 목사 베니힌은 '통일 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적, 경제적 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으며, 역시 예언사역자인 영국인 신학박사 하이디 베이커는 '북한이 해방되고 한국은 경제적 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미국인 여성 목사이자 예언사역자인 신디 제이콥스는 '하나님께서 북한을 흔드실 것이며 북한의 문이 열릴 것이다. 한국은 통일이 될 것이며, 엄청난 영적, 물질적 부강함을 하나님께서 한국에 쏟아 부어 주실 것이다. 한국을 열강 중에 뛰어난 나라로 세우실 것이다.'고 예언했다.

릭 조이너 목사의 예언은 좀 더 구체적이다. '두 개의 분단된 국가가 재연합하는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때 한국은 영적인 면에서나 경제적인 면에서 지구상의 국가들 중 가장 강력한 국가들 중 하나가 될 것이며, 경제적으로 일본과 독일을 뛰어넘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올 혼돈의 때에 다른 국가들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 하늘이 주도하는 새 역사의 시작

듣기만 해도 가슴 벅차고 뿌듯해지는 내용이지만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이들 예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예언들은 신기하게도 한국의 통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일이 된 후에 큰 번영기가 올 것이라는 말이다. 다만, 이들은 통일이 되기 전에 시련이 있을 것이고, 다가올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예언가들의 말마따나 현 시기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으며, 시련과 고비는 이미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누군가는 한반도가 구한말을 연상시킬 만큼 미중러일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고 걱정을 하고, 누군가는 보수와 진보 간의 진영대립과 국론분열로 앞이 안 보인다며 염려를 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보이는 현상만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초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가을의 은자(隱者)'로 불리는 을밀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거친 파도가 밀려들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할 때에는 그 밑에 파도를 움직이는 거대한 해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파도가 아무리 크게 울렁거리고 먹구름이 몰려든다해도 그에 연연하지 말라. 이미 역사의 기류는 저 밑에서 저 위에서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그 거대한 흐름을 누가 감히 거스를 수 있으랴."

거대한 해류를 보지 못하고 파도만을 탓하며 일희일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역사는 제 갈 길을 갈 것이고,, 하늘의 뜻이 담긴 예언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지고야 말 것이다. 국내외의 예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 시련과 고비를 넘겨라. 통일에 집중하라. 내일을 향해 쏴라 ! -

격암유록에서 2025년경에 통일이 이루어질 거라고 예언을 했지만 그렇다해도 통일이 정확히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다만 통일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삼랑 을보륵에게 통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보다 더 궁금한 게 어디 있겠는가.

"남북통일이 시대적 과제인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거야말로 하늘의 섭리가 아니고서야 어찌 쉽게 성사되겠는가?"

을보륵의 미간이 좁혀지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말을 잇는다.

"씨를 뿌리는 자가 있는가 하면 열매를 거두는 자가 있지. 지금의 한국 지도자는 열심히 애를 쓰며 씨를 뿌리고 텃밭을 가꾸겠지만, 열매는 다음 지도자가 거둘 걸세. 지난 70여 년간 쌓인 백성들의 눈물과 울분의 함성이 하늘에 닿은지 오래이고, 하늘은 그 울부짖음을 결단코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테니."

<계속>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