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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혜를 넘어 권리로, 지역공동체 살리는 먹거리 복지(3)] 서울 먹거리정의센터, '마을부엌' 활용한 먹거리 비전 제시

작성 박해윤 옥천신문 | 승인 2019.12.13  09: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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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청년·이주민여성 등다양한 계층 먹거리 문제 해결하는 '마을부엌'
먹거리정의센터 2018년마을부엌 현황과 운영실태 조사
결식문제 해결 순기능 넘어 지역주민간 공동체 활성화 효과
"거점별 마을부엌 조성으로 먹거리 문제 스스로 해결할 능력 키워야"

 

<글 싣는 순서>

 1회 : 옥천군 '취약계층' 푸드 정책의 현주소
 2회 : 아동을 위한 서울시 집밥 프로젝트
  4회 : 먹거리권 보장, 새로운 대안 '마을부엌'
 4회 : 로컬푸드로 임산부·영유아 먹거리 보장하는 완주

 5회 : '굶는 시민 없는 나라' 브라질의 식량보장 정책

 6회 : 브라질 민중식당 정책 

 

▲ 2017년 4월21일 환경정의 먹거리운동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먹거리정의센터가 출범했다. 17년 동안 다음지킴이 운동을 함께한 회원들과 활동가, 먹거리정의센터를 준비한 11명의 준비위원, 시민단체까지 많은 이들이 출범을 축하했다. (사진제공: 먹거리정의센터)

 

[주] 먹거리정의센터는 특히 '마을부엌'에 주목한다. 마을 부엌이란 지역 사회 주도로 고령층, 1인가구, 결혼이주민여성 등 다양한 주민이 참여, 지역의 인프라와 자원을 활용해 음식을 나눠먹는 공유 공간이다. 먹는 것을 가능케하는 공유 공간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 기반으로 주민 교류를 활성화하는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먹거리정의센터 김순영 센터장은 서울 내 마을부엌 조사 활동을 펼치며, 비단 서울 뿐 아니라 지역 안에도 거점별 공유공간 활용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먹거리권을 보장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천군 역시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공유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바로 마을별로 설립돼 있는 경로당과 마을회관이다. 구태여 장소 조성을 위한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주민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공유공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3회 보도에서는 먹거리 복지권 보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마을부엌을 소개한다. 김순영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을부엌이 기능을 살펴보겠다. 이와함께 관악주민연대에서 운영하는 '어울림' 마을부엌을 소개한다.

 

▲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가 조사한 서울 내 마을부엌 현황(사진제공: 먹거리정의센터)
▲ 먹거리정의센터 김순영 센터장의 모습.

 

식생활 질적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 효과 가져온 마을부엌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는 2018년 서울시 시정협치 사업 일환으로 서울시 소재 마을부엌의 현황과 운영실태 조사를 펼친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에 총 400개의 마을부엌 존재했다.

먹거리정의센터가 400여개의 마을부엌 중 79개를 대상 표본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마을부엌 유형별로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결식해결과 자활 등을 목적으로 한 보장형, 관계형성과 조리기술을 배우는 1인 가구형, 돌봄과 공동체성 역할을 하는 지역공동체형, 공동주택 등 자율운영이 이뤄지는 자율형, 사회적기업형 등 총 5개의 유형으로 나뉜 것.

먹거리정의센터는 이처럼 다층화된 조직별 마을부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빈곤결식계층, 1인가구, 아동 청소년, 아파트 주민 등 욕구가 상이한 이들이 거점지역별로 마련된 공유공간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공유공간은 먹거리 접근성이 떨어졌던 이용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식생활의 질적개선과 결식문제 해결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마을부엌 운영자들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식재료를 지역 마트나 생협 등에서 구입해 우리 농산물 활용도를 높였다.

또한 마을부엌은 공유밥상 기능을 넘어 다양한 지역 주민들이 만나며 고립감과 사회적 단절을 해소했고, 이에따라 공동체 활성화 효과까지 가져오는 순기능도 있다.

재정적 부담 안고가는 마을부엌, 지자체 지원 필요

하지만 대다수의 마을부엌 운영자들은 재정 부담을 안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마을부엌 운영시 재정에서 가장 많이 소요되는 항목은 △식재료비(60.8%), △공간마련(임대료, 22.8%)이었다.

마을부엌 운영자들은 해당 비용을 회원과 자체 운영중인 프로그램 참가비로 충당하고 있었다.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도 일부 운용되고 있지만, 이는 빈곤결식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보장형 마을부엌 등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나머지 유형의 마을 부엌들은 시설과 기자재?공간?식재료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답했다.

먹거리정의센터 김순영 센터장은 "그간 먹거리복지 정책은 시혜의 성격으로 취약계층에 제공돼 왔다. 하지만 1인가구, 중장년층 등 다양한 먹거리 소외 계층이 생겨남에 따라 먹거리복지 정책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며 "해당 조사처럼 이미 민간영역에서 마련돼 운영되고 있는 마을부엌 등 공유 공간이 많다. 하지만 대다수 마을부엌이 식재료 구입 문제나 공간 문제 등을 겪고 있다. 행정에서 이를 일부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에 거점 마을부엌이 원활히 운영된다면 불안정한 먹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역 경로당 마을회관 공유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과 다른 속성을 지닌 옥천군은 먹거리권 보장의 새로운 대안인 마을부엌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김순영 센터장은 이미 농촌지역에는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 인프라를 갖춘 거점 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이 노인 커뮤니티 공간을 넘어서 세대간 이어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김순영 센터장은 "농촌의 경우 새로운 공간 조성 등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이미 마을별 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를 활용하면 된다"며 "다만 현재 해당 공간의 기능이 먹거리와 관련돼 있기 보다는 노인 복지 측면에 기울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이 주도를 해 해당 공간에서 먹거리 교육을 받는 등 다양한 계층들을 아우를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관악주민연대 김인순 활동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관악주민연대가 운영하는 마을부엌 '어울림'의 모습. (사진제공: 관악주민연대)
▲ 관악주민연대 마을부엌 '어울림'에서는 한끼 점심상 차림을 6천원에 판매한다. 국 1종류와 반찬 3종류, 김치 2종류, 샐러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 김인순 활동가와 김길자 어르신이 함꼐 사진을 찍었다.

 

관악주민연대 운영하는 마을부엌 ‘어울림’

“관악구 주민 밥 먹으며 지역 커뮤니티 형성”

관악주민연대가 운영하고 있는 마을부엌 '어울림'은 지난해 7월 본격적인 공간 조성 계획을 세운 후 올해 3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본래 관악주민연대 사무실 1층에 '어울림' 마을부엌에 자리잡기 전에 관악주민연대는 2005년부터 후원을 받아 봉사자들과 함께 반찬 나눔 사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봉사자들이 직접 점심을 만들어 5천원에 판매하는 한끼 밥집을 운영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관악구 주민들을 위한 먹거리 복지 사업을 시행해 왔다.

해당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공간 문제였다. 18평 남짓, 더구나 2층에 위치한 관악주민연대 사무실 안에서 진행되는 사업에는 한계가 있었고, 이에 따라 공간마련이 필요해졌다.

관악주민연대 김인순 활동가는 "현재 어울림이 있는 자리가 원래는 야쿠르트 사업장이었는데 마침 비게 되면서 들어오게 됐다"며 "공간조성 문제가 마을부엌 사업을 하는데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아무래도 시에서 직접적으로 공간 조성비를 지원받지는 않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관악주민연대는 공간이 생기기 전부터 해왔던 나눔이웃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서울시 마을부엌 사업과 연계해 '청소년 심야식당' 프로그램, 1인가구 밥모임을 위한 공간 대여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마을부엌 어울림에서 일주일 3~4번 점심식사를 하는 관악구 주민 김길자(78)씨는 "집에서 혼자 먹을 때는 귀찮고해서 잘 차려먹지 못하는데 이곳이 있기 때문에 한끼 식사를 잘 할 수 있다"며 "나와서 사람 구경도 하고 적적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김인순 활동가는 "관악주민연대가 마을부엌을 운영하며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어울릴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조성에 있다"며 "먹는 행위는 곧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활동이다. 건강한 식재료를 가지고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는 마을부엌을 계속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글은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박해윤 옥천신문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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