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짬을 내서 지난해 매주 세 차례씩 찾았던 종로발달장애인센터를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여전히 환하게 반겨주는 청년들 모습에 마음이 찡해진다.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가볍게 손을 마주치며 웃음을 교환한다.
센터장님과 여러 선생님도 매우 반겨주니 기쁘기만 하다. 내가 주로 담당했던 3반 선생님 두 명은 모두 바뀌어서 새로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명은 특수학교 교사로, 다른 한 명은 어학 연수차 퇴직했다고 한다.
식사 시간이 되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휠체어 청년의 식사 도움은 내 몫이 된다. 정성스럽게 먹여 주고 나니 시각장애인 청년이 눈에 들어온다. 내친김에 그 청년 식사도 내 몫으로 하니 담당 선생님들이 좋아하신다.
식사를 마친 후 센터장님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어진다. 금년에는 다른 일정 때문에 계속하기 어렵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가끔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니 흔쾌히 허락하신다.
나올 때는 다시 사랑하는 청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한 청년이 묻는다.
"언제 또 와?"
"선생님에게 존댓말 쓸 때 쯤 와야지요."
이 말에 멋쩍은 듯 내 어깨를 툭 치는데, 이 모든 언행이 그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들이 모든 힘듦을 이겨내고 한 걸음 한 걸음씩이나마 발전해 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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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주주통신원
ysang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