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겨울 제주에서 만났던 양치식물 몇 종

▲ <밤일엽> 고란초과 양치식물로서 제주도에만 자생한다. 호근동 학수바위 인근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찍었다. 잎 뒷면의 포자장이 늘어선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포장낭군은 둥근 타원형, 지름 3-5mm, 2-4줄로 달린다. 포막은 없다.

2014년 설 명절 때 고향 제주에서 송홍선 박사와 이희천 선생 등과 같이 안덕 곶자왈, 호근동에 있는 학수바위, 창천리 앞에 있는 군산 오름 등으로 식물탐사에 나섰다. 그때 만났던 양치식물 몇 종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래 식물탐사는 전문가일지라도 현장에 나가면 이 식물이 이 식물 같고, 저 식물이 이 식물 같이 보이고 지역에 따라 아주 다양한 형태로 다가오기 때문에 참 제대로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도 이러한데, 아마추어들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특히 경엽식물이지만 양치식물은 잎과 줄기의 형태들이 너무 비슷한 것들이 많아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분야다. 그래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한결 식물들 동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 <관중> 면마과에 속하는 양치식물이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나 물가나 숲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양치식물들에 비하여 잎과 줄기가 크다. 60~100m에 이른다. 여름철 잎과 줄기가 곧게 뻗었을 때 그 모양이 사람의 머리에 쓰는 관(冠)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순은 채취하여 삶아서 말려 나물로 이용한다. 회충, 조충, 요충을 구제하는 약성도 갖고 있다.
▲ <일색고사리> 일색고사리, 잎의 앞면과 뒷면이 차이가 거의 없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울릉도와 제주도에 자란다. 포자는 소엽 끝에 두 줄로 달린다.
▲ 일색고사리의 뒷면의 모습
▲ <홍지네고사리> 면마과의 양치식물, 제1소편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홍지네고사리는 제1소편이 1/2정도라고 한다. 잎은 근경에서 모여나기하며 잎자루는 가늘고 길이 20~50cm 정도이며 갈색 비늘조각이 있다.
▲ <홍지네고사리> 제1소엽이 1/2 정도로 다른 입들보다 짧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는 날씨가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아 난대성 식물이 많으며, 대체로 음지성 식물인 양치식물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보다 난대성 식물을 만나기가 아주 좋은 곳이다.

▲ <산족제비고사리> 관중과의 양치식물, 잎자루는 길이 40cm쯤이며, 밑부분에 갈색의 인편이 밀생한다. 잎몸은 2회 깃꼴로 갈라지며,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굵은 포자가 두 줄로 뻗어있다.
▲ 산족제비고사리의 앞면의 모습

양치식물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고사리를 떠올린다. 그렇지만 줄기를 갖고 있으면서 그 줄기 속에 물관과 체관을 갖고 있는 관다발식물 중에는 종자식물과 더불어 포자로 번식을 하는 양치식물들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종류의 양치식물들이 분포한다. 양치식물들은 관다발의 발달로 길이 생장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형성층이 없다. 양치식물은 세대교번을 하며 포자체 상태로 생활사의 대부분을 보낸다. 포자체에서 만들어진 포자가 땅에 떨어져 발아를 하고, 난자와 정자를 생성하고 수정하여 접합자를 형성한다. 접합자는 자라서 포자체가 된다. 고사리, 고비, 쇠뜨기 등이 이에 속한다.

 

양치식물은 고생대에 번창하였다. 당시에 번성하였던 봉인목은 키가 보통 30m 정도이고, 큰 것은 80m에 달했으며, 줄기의 둘레는 20m 정도나 되었다고 하니 그 크기가 짐작이 간다.. 이렇게 번창했던 봉인목 · 인목 · 노목 등은 지금부터 3억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에 늪이나 땅 속에 파묻혀 오늘날 우리가 쓰는 석탄이 되었다. 이런 까닭으로 석탄을 화석 연료라고 한다.

▲ <콩짜개덩굴> 잔고사리과에 속하는 양치식물로서 나무줄기나 바위 등에 붙어서 서식한다. 우리나라의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에 자란다. 되목 또는 수석에 착생시켜 재배하면 관상가치가 매우 높다. 실내정원에서 바위에 착생시켜도 좋다.
▲ <가는쇠고사리> 제주도의 곶자왈 숲 밑에 군락을 이루며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 밑에 있는 잎 둘이 소의 뿔처럼 밑으로 뻗어있는 특징이 있다.
▲ <꼬리고사리> 꼬리고사리과, 동물의 꼬리처럼 가늘고 길게 뻗어 있는 특징이 있다. 산기슭이나 길가 돌담, 벼랑에 자라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줄기는 짧고 곧게 서거나 비스듬히 서며, 갈색의 비늘조각이 밀생한다

양치식물은 제주도에 자라는 솔잎란과 같은 '솔잎란류', 석탄기의 인목, 봉인목 등의 '석송류', 속새와 쇠뜨기 같은 '속새류', 양치식물 중 가장 진화한 고사리 · 생이가래 · 고란초 · 처녀이끼 · 고비 등의 '양치류'로 구분이 된다.

그중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있는 양치류의 '고사리강'에 속하는 식물들은 잎과 줄기들이 비슷한 것들이 많아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고비과', '고사리과', '면마과', '고란초과', '생이가래과' 등 복잡하게 분류를 하고 있다.

▲ <설설고사리> 처녀고사리과의 양치식물, 잎 양면에 털이 있고, 뒷면에 별모양털이 있다. 깃꼴잎은 어긋나고, 삼각상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자루가 없다. 사진은 겨울철에 갈색으로 변해있는 모습이다.
▲ <선바위고사리> 넉줄고사리과, 바위 겉에 곧추서서 자라기 때문에 선바위고사리라고 한다. 바위 겉에 곧추서서 자라기 때문에 선바위고사리라고 한다. 해열, 해독 등의 약성이 있다.
▲ <더부살이고비> 잎의 끝에 줄을 뻗으면서 땅속으로 박고 들어가는 봉 같은 것을 달고 살아가는 고비, 안덕 곶자왈에서 찍은 것이다.

제주 곶자왈은 화산 폭발 시 분출된 용암이 굳을 때 만들어진 다양한 크기의 암석이 두껍게 쌓여 토양 발달이 빈약하다.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스며든다. 곶자왈은 따뜻한 기후와 독특한 지형 경관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습지 식물 및 양치식물이 존재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 <도깨비고비> 관중과로서 남부나 제주의 바닷가 돌 틈이나 양지쪽에서 많이 자란다. 뿌리줄기는 짧고 굵으며 바르게 선다. 잎은 뿌리줄기 끝에서 모여 난다. 잎은 깃꼴겹잎이며 가죽질이고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난다. 3-11쌍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진다.
▲ <별고사리> 처녀고사리과, 산 속, 길가 등 비교적 해가 잘 드는 곳에 자라는 상록 양치식물이다. 고사리의 끝이 갑자기 좁아지는 특징이 있다.
▲ <십자고사리> 면마과, 전국 숲에서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편이다. 좌우의 첫째 깃조각만 길게 옆으로 신장하므로 잎 전체 모양이 십자형을 이루게되는 특징이 있다.
▲ <고사리삼> 고사리삼과의 양치식물로서 남북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 잎은 두꺼우며 윤기가 있다. 영양엽은 잎자루가 길며 3개로 갈라지고 다시 2-3회 깊게 가라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은 길이 5~10cm로서 삼각형 또는 오각형 모양이다. 양쪽 밑 깃조각에 긴 잎자루가 있다.

 

창천리와 대평리 등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군산 오름'은 화산쇄설물이 쌓여 이루어진 오름이고,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학수바위'는 산방산과 같이 화산이 분출하여 종모양을 하고 있는 조면암이 늘어서 있는 난대림 지역이다. 학수바위는 조면암질의 용암원정구로 된 바위산으로 험한 산세를 보이며, 제지기오름, 섶섬, 문섬, 범섬과 연결되는 제주도 남부해안의 용암원정구대를 이루고 있다. '용암원정구'는 종모양을 이루고 있는 화산체로서 대부분 정상부에 분화구가 없고 조면암이나 안산암과 같은 화산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 <큰봉의꼬리> 봉의꼬리과의 양치식물,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숲 속의 양지쪽에 주로 자라고 돌 틈에서도 자란다. 포자낭군은 뒤로 말린 열편 가장자리를 따라 달린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한다. 잎의 맨 끝의 축에 날개가 없다.
▲ <큰봉의꼬리>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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