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한겨레>가 특히 마음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노동자다. 그중에서도 노동약자를 더 생각하는 것 같다. 노동약자 기사가 많이 나온다.

2020 노동자의 밥상’(http://www.hani.co.kr/arti/SERIES/1312)은 2020년 1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연재했다. 엄지원 기자는 에필로그에서 서러운 밥상을 차리는 이들 노동의 숭고함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했다. 노동 끝에 넘어가는 밥에 담긴 생명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밥으로 타인은 살리고 나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코로나 19’가 쳐들어왔다. <한겨레>는 '코로나 19'로 고통겪는 노동자 이야기를 기사로 올렸다. '코로나 절벽에 선 사람들'(http://www.hani.co.kr/arti/SERIES/1377/?)이다.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11일까지 15편이 실렸다. 이와 같은 꾸준한 기사는 왜 전국민고용보험이 실시되어야 하는지... 왜 실업급여지급이 확대되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1. 도서관 폐쇄에 독서실 등록”…비용 늘자 끼니를 줄였다
2.
항공사 승무원 준비중이었는데…” 취업 암흑기에 갇힌 20대의 좌절
3. 청년 보편소득 검토하고, 주거지원도 늘려야”
4. 방과후 도입 15년, 공교육 한 축 맡았는데…‘프리랜서’ 신분 여전
5. 방과후강사는 왜 지원금 못받고 시간제강사는 왜 대리운전 뛰나
6. 학교 관두고 군대 갈 생각까지…” 특성화고 졸업반 덮친 취업난
7. 원생 끊긴 동네학원 휘청…학습지 교사는 “카드 돌려막기중”
8. 프리랜서 이르면 이달말 100만원 지원
9. 뒤바뀐 ‘삶의 무대’…집기 팔고 알바해도 석달에 고작 40만원
10. 프리랜서 긴급 생계지원 누가 대상인지 접수부터 혼란
11. 사각지대 ‘응급처방’ 규모 키우고, 고용보험 안으로 더 많이 끌어안아라
12. 서류배달 물량 뚝 월 100만원 못벌어” 퀵 기사의 긴 한숨
13. 톤 만들던 불고기, 요즘은 40㎏뿐”…기내식 재료 남아돌아 그냥 버린다
14. 번호판 떼고 멈춰선 관광버스…“기사 30명 내보내” 
15. 파견업체인데 인력 안뽑아야 고용유지지원금

▲ 이미지 출처 : 한겨레 신문

5월 21일 <한겨레>에 이런 기사가 떴다.

근로감독 끝난지 하루만에…현대중공업 30대 하청노동자 숨져
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45896.html?_fr=st1

재작년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하면서 1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어  김용균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법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으로 불린다. 김용균씨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작업장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지금 산업 현장에선 사람이 죽어도 500만원도 안 되는 벌금만 내면 된다. 이는 산업현장에서 죽음이 반복돼도 기업은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결과로, 사람 목숨을 500만원 정도로 생각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올해 1~4월 산재사망자는 177명이라고 한다.

<한겨레>가 '노동자의 죽음'도 시리즈 기사로 내었으면 한다. '노동자의 죽음'이 너무 비참한 제목이라면 '노동자의 죽지 않을 권리'라고 하면 어떨까?

노동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 수 있는지, 그 죽음으로 가정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회사는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꾸준히 기사로 내주면 좋겠다. 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하는지.. 왜 위험의 외주화가 금지되어야 하는지 저절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통계 숫자는 놀람을 줄 뿐 비정하다. 스토리에 사람 마음이 움직이는 거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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