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반려동물 매매 법으로 금지하자.”

지난 해 7월 24일부터 8월 28일까지 <한겨레> 신소윤, 김지숙 기자는 ‘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 : 반려산업의 슬픈 실체’ 연재 기사를 냈다.
기사 보기 : http://www.hani.co.kr/arti/SERIES/1261

두 기자는 한 달간 사전 취재와 자료 조사를 벌였고, 두 달간 전국 강아지 번식장 3곳, 반려동물 경매장 6곳, 펫숍 2곳 등을 잠입 취재했다. 외부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반려견 번식장, 경매장 등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도 한 상가를 임대해 동물판매업 펫숍 사업자로 등록도 했다. 펫숍에서도 보름간 ‘알바’로 일했다.

생명의 논리가 아니라 돈의 논리로 굴러가는 반려견 사업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를 쓴 두 기자의 노고는 헛되었을까? 한국 사회가 뭇 생명에 대한 존중을 깨닫는 사회로 나아갔을까?

그 후 한국사회는 태풍 격 이슈가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동물권 문제는 거의 묻히는 듯 했다. 그런데 이번에 눈에 번쩍 띄는 기사가 나왔다.

지난 6월 29일 남종영 기자가 쓴 ‘이재명 지사 “반려동물 매매 법으로 금지하자" (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951370.html)다.

경기도 이재명 지사 인터뷰 기사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이후 사회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며, 인간-동물 관계에서도 생명 존중 문화가 확산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먼저 ‘모란시장 개 도축 시설 폐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축시설 폐쇄는 처음에는 경제적인 게 주된 이유였는데, 교육·문화적 가치에도 눈을 뜨게 됐다.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 생명도 존중하지 않는다. 그 뒤 동물보호 전문가도 채용하고, 길고양이 급식 지원도 했다.”고 했다

▲ 경기 모란시장에 개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 도축 시설은 성남시와 환경정비협약을 통해 모란시장에서 철수했다. <한겨레> 자료사진(2020년 6월 29일자 기사사진)

그는 현재 동물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식용견’과 ‘반려동물’이라고 했다. 

“개 식용 문제는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 논쟁에 들어가면 어느 단계에서 시민적 합의를 이룰 거라 본다. 너무 적대적으로 가면 쌍방이 양보할 수 없다. 대화하며 대안을 만들고 합의해야 한다. 이미 식용견 사육은 법을 지키면서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상당 부분 축소됐다.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먹고살 다른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반려동물 문제는 “반려동물을 돈을 주고 사니까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너무 쉽게 사고 버린다. 반려동물 매매 행위를 법률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 개 식용과는 달리 빨리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지마 팔지마 버리지마 : 반려산업의 슬픈 실체’ 기사가 나온 지 1년 만에 유력 정치인 중 처음 내놓은 상당히 구체적인 해법이라고 한다.

옳은 길로 가는 길은 외롭다. 하지만 옳기 때문에 언젠간 모두가 함께 한다. <한겨레>가 초기엔 소수의 길이라 외면받는다 할지라도 옳은 길로 가는 기사를 꾸준히 내는 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재미로 동물권에 관한 기사 하나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7월 11일 석진희 기자가 쓴 ‘인간용 메시지는 각설하고, 멍멍!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오시개’‘(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53209.html)다.

국립현대미술관 성용희 학예사가 기획한 ‘개 위한 전시’로. '동물'을 위한 첫 전시라고 한다. 근시에 적록색맹인 개를 위해 노랑·파랑 위주 작품을 낮게 내려 실험적 전시를 한다고 하니 잠시 개가 된 듯한 기분으로 작품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 강아지들이 잘 보는 노란색이 많이 쓰인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9월4일~10월4일)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출처 : 2020년 7월 11릴자 한겨레 신문)

 

편집 : 안지애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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