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리 소나무보호지역에서

해양수산부는 2003년부터 백사장·해안선 등 연안의 폭과 면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연안의 재해 위험도를 A(양호), B(보통), C(우려), D(심각) 등 4등급으로 구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조사 대상 250곳 중에서 C와 D 등급을 받은 곳이 각각 136곳, 17곳으로 드러났다. 한편, 연안침식 등급이 C, D 등급인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안침식 우심률’이라고 한다. 보도(경향신문 2020.06.02.)에 따르면 2014년 조사 때는 우심률이 43.6%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61.2%로 침식 우심 지역은 5년 전에 비해 18%p 증가하였다. 그만큼 연안의 재해 위험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 모래사장 사라지는 해수욕장…73% 침식중(2013.06.14. MBC)

특히 인천 옹진군 해역은 파랑(Waves)의 영향에 바닷모래 채취로 침식이 더해졌다. 파랑(波浪)은 바람이 일으킨 수면상의 풍랑(風浪)과 풍랑이 다른 해역까지 진행하면서 생긴 너울을 말한다(네이버). 그러니까 자연과 인간이 모두 아름다운 해빈을 옥죄고 있는 셈이다. 해안도로 증설과 무분별한 해안 개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그리고 연안 활동의 증가는 곧 연안 침식을 부채질하고 있다.

비단 옹진군뿐이랴.
일반적으로 바닷모래는 파도에 의해 자연적으로 쓸려나간다. 반대로 산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바다로 유입될 때 해안선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자연 침식과 퇴적이 일어날 수 있는 완충지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연안에는 거의 모두 해안도로와 건물이 인접해 있다. 따라서 완충지대 없는 해변은 백사장이 사라지고 침수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곳곳에서 천혜의 백사장과 해안선이 사라지고 연안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머잖아 연안 침식은 곧 해안 도시의 존립마저 위협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해수욕'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이까지 있다.

▲ 드라마 ‘도깨비’촬영지로 알려진 영진해변 백사장이 또 다시 파도로 쓸려내려 가면서 해안침식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강원도민일보, 2020.07.07.)

서포리 해수욕장은 폭 300m의 백사장이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곳이다. 그래서 간조 때에도 갯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백사장이 넓다. 해안선이 3㎞에 이르고,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한다. 명실공히 서해안 '제1의 해변'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 덕적도 서포리해수욕장 전경 (2019년 08월 10일, 옹진미디어자료관)

그런 서포리해수욕장이 관측 초기보다 연안 단면적 감소로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떨어졌음이 밝혀졌다. B등급은 ‘침식ㆍ퇴적 경향이 나타나며 안정적 해빈(海濱)을 유지하면서 큰 변화가 없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다. 그런데 ’침식으로 인해 백사장과 배후지에 재해 발생이 가능한 지역‘으로 급락한 것이다. 여기에서 ’해빈(beach)‘이란 해안선 앞바다 쪽에 퇴적되어 있는 모래나 자갈이 쌓인 지형으로, 구성 입자에 따라 모래 해빈과 자갈 해빈으로 나뉜다. 안타깝게도 서포리 해빈은, 아름다운 휴식 공간이나 풍요로운 생물체들의 서식지로부터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서포리가 자랑하는 소나무보호지역

과연 지금의 현상은 어떠한가?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200년이 넘은 노송이 자라고 있다는 ‘소나무보호지역’이다. 소나무 보호에 앞장서 달라는 표지판은 거들떠보는 이가 없다. 오히려 풍광만 해칠 뿐 밥값도 못하는 무용지물이다. 바로 앞에 고루 갖춘 캠핑장이 따로 있지만 굳이 이를 외면하고 송림을 찾는 까닭이 있으리라. 개장하기도 전인데 표지판 근처는 물론 소나무 그루터기마다 벌써부터 천막이 즐비하다.

 

본성을 꿰뚫기 위한 참선방(參禪房)인가?
밤낮없이 선 채로 수행하는 구도자들이 틀림없다.
같아 보이지만 전혀 같지 않고
다름이 같음을 압도하고 있구나.
앞으로 숙이고 뒤로 젖히고
활처럼 휘고 온몸을 비틀고
뜬금없는 고양이•비둘기•독수리•코브라 흉내까지
별의별 요가 자세를 연출하는데
배때지, 가슴팍, 모감지, 어깻죽지 할 것 없이
눈을 씻고 봐도 성한 데 없이 꾸부정꾸부정
하늘을 우러러 비손하노니
접질린 허리, 단 한 순간만이라도 펴 주기를
죽어서라도 팔다리 쭉 뻗고 눈 붙이기를…

연안 침식의 미래를 웅변하는 소나무들

“니 엄마 죽었다, 머리 풀어라.”
“니 엄마 죽었다, 머리 풀어라!”

환청이다!
어린 시절 여자아이들이
헝클어진 고무줄을 풀면서 부르던 노래가 들려온다.
나라도 지금 그 소리 읊조리면
고무신 신은 그 가시내들이 재잘재잘 뛰어와
군둥내 나는 소나무 뿌리 헤쳐 가며 어떻게 좀 해 볼까?
아, 얼크러진 그물이요,
설크러진 실타래처럼 구겨진 삶!
허리춤 추킨다고 구박하고
더수기 세운다고 윽박지르고
달리 들 데 날 데도 없는 삶
눈에 보이지 않는 포승줄로 묶어 놓고
옴짝달싹하지 말라 한다.
그저 생긴 그대로 살라 한다.
시시포스처럼 교활하기는커녕
죄진 것 없고 빚진 것도 없는데
바닷가 소나무는 한평생 물구나무서서 뿌리를 이고 산다.

▲ 보라, 알량한 자리에 연연해 뿌리까지 들고일어나 하늘을 치받는 꼴을. 얼마나 역겨운가?

너희들의 한숨은 해풍이 되고 해풍은 곧 파도를 낳고 파문을 일으키며 파란(波瀾)과 파랑(波浪)과 풍랑(風浪)과 격랑(激浪)으로 돌변하고,
너희들의 눈물은 마른하늘에 천루(天淚)가 되고 모래흙 움켜쥔 흙비(土雨)가 되고 시커먼 굴뚝의 흑우(黑雨)가 되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뇌우(雷雨)가 되고 호우(豪雨)가 되고,
구름방울 십만 개쯤 뭉쳐야 하나의 빗방울 된다 했으니
폭풍우가 되기까지 그 한숨 무량대수요, 그 눈물 불가사의라
뒷산 비조봉(飛鳥峰)에서 쉼 없이 들려오는 멧비둘기 울음소리가 유난히 구슬프다.

지집 죽고 자식 죽고 장독 팔아 영장(永葬)하고
망건 팔아 술 사먹고 끄꾸-끗꾹 끄꾸-끗꾹

▲ 우리나라 텃새, 멧비둘기(위키백과)

거무튀튀한 살가죽에 밴 연륜이 아프고
거칠고 두툼한 솔보굿은 검질겨서 차라리 더 슬픈데
아, 천지를 모르고 깨춤 추는 인간들은
여전히 선 자리 깨단하지 못하고
널 밟고 짓이기고 깔아뭉개고 있구나.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세상
어르고 등골 빼먹으면서 남의 삶을 송두리째 짜부라뜨리고도 웃고 즐기니
사람이, 사람 사는 세상이 어찌 아니 두려운가

서너 명이 고작 하룻밤 묵기 위해 근사한 집 두세 채 지어놓고
해먹 걸고 매트 깔고 난로 피고 테이블 놓고
모닥불에 감자 굽고 장작불에 삼겹살 굽고
기왕이면 파전 부치고 병어회도 한 접시 올려놓고
어지러운 세상사 권커니 자커니 밤 이슥하도록
콩알탄 폭음탄 분수불꽃 내뿜으며
파도 소리 우렛소리 아랑곳하지 않고 뒤죽박죽 난장을 치는데
저 멀리 굴업도(掘業島)에서 들려오는 조기 떼 숨넘어가는 소리에
사라진 파시(波市)가 너울거리고
피죽 끓이다 만 할멈의 푸념이 듣기 싫어
바닷가 외딴집 봉창 너머 영감은 벽을 향해 헛기침하며
타구에 가래침 퉤퉤 뱉다가 화롯가에 담배통 땍땍 두드리다 말고
때국놈 같은 후레자식들이 느닷없이 몰려와서 황금 어장 씨를 말렸다고 볼멘소릴 한다.

대물림해서 반목하는 토착민과 피란민

6•25때 월남해서 아기를 낳고
그 아기가 자라 또 아기를 낳고 살아도
여전히 피란민이요 이방인일 뿐
오나가나 토박이들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 역시 동화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데
가는 세월 어이하랴.
괄시하던 이도 가고 괄시받던 이도 갔는데
그 피붙이들끼리 다시 홀대하고 눈 흘기니
악연인가, 천형(天刑)인가?
덕적도만의 비극은 아닐 터
징한 놈의 세상, 인정머리 하고는
얼부르튼 저들의 헌데 하나 어르지 못하면서
염통 속 쉬떼는 냅두고 손톱 밑 가시만 뽑으려 드는가
천날만날 마르고 닳도록 한민족을 노래해 봤자다.
통일은 아이들 노래 따라 허공으로 맴돌뿐
국어사전에도 없는 ‘표절률’이
잘나빠진 교수 장성 장관 의원 나리들의 논문, 보고서 나부랭이에 난데없이 등장하고
표절률 낮추는 법과 그 인정 범위까지 수소문해서 거죽만 번지르르하게 개칠하고 있으니
국회도서관에서 거미집으로 쓰이면 그나마 다행이지.
하여튼 눈 먼 돈 삥 뜯는 자와 그걸 방조하고 조장하는 자
아니 그걸 감시하고 까발려야 할 놈들까지 깡그리 한통속이니
둘이 하나되어 손잡아도 시원찮은 마당에
쪽발이 뙤놈 양키 로스케 할 것 없이 대놓고 뻥치고 어깃장 놓는 짓도 당연하지.
그 야살스런 좀비들을 선도하는 한국의 공도(公盜), 찰거머리들 땜시도
될 일이 없고 말고.
될 일도 안 되고 말고.

맞아,
되면 더 되고 싶은 게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렷다.
물속 땅속 하늘 위아래 통틀어서 오직 나만 존귀하다?
그 높은 자리, 둔덕에 앉아
흰소리, 신소리,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나 떠벌리면서
깜냥에 서포리 제일이라 으스댔겠지.
모래밭에 똬리 틀고 앉아 한껏 근육질을 뽐내더니
하나같이 구부정한 허리 곳곳에
크고 작은 옹이가 흉물스레 박혀 있고
시반처럼 거무스름한 얼룩이 덕지덕지
참 꼴좋다!
하늘 향해 구조의 손길을 보내듯
저마다 허공을 비집고 고개 드미니
솔가지 끝 이파리마다 하늘하늘 잔바람이 인다.

▲ 그놈의 자리가 뭔지 눈만 뜨면 아귀다툼이요 드잡이질이니 몸뚱이는 만신창이가 되고 하는 짓은 넋빠진 허깨비가 되고...

저 낮은 곳을 향하여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되는 법
높은 데 있으니 내려갈 일밖에 더 있을까
이웃집과 경계마저 허물어진 지 오래됐어.
내 집 니 집 할 것 없이 어우렁더우렁하고
내 몸 니 몸 가리지 않고 얼싸안고 한평생 뒹굴었으면
이제 그만 내려와도 좋으련만
엉덩이에서 곰팡내 진동하도록
한하고 그 자릴 탐하다가
용마루 떨어지고 대들보 허물어지고
서까래 무너지고 대청마루 갈라지고
남은 건 앙상한 기둥뿐이라
공연히 높은 데 탐하다가
어느 순간 뿌리째 뽑혀
설익은 목수 톱질에 동강동강
우악스런 산꾼 도끼질에 갈기갈기 찢어지기 전에
어여 내려오라.
누가 널 우러른다고
너 죽어 누가 송덕비라도 세워 준다고
원 세상에, 헛된 망상 빨리 접고
원혼 되어 서포 바다 떠돌지 말고
옷 벗고 머리 풀고 맨손으로 내려오라.

이 잡것아, 아무리 눈 멀고 귀먼 놈이라지만
발바닥 지글지글 누린내 풍기고
압슬기에 무르팍 으스러지고
주릿대질 한번에 사타구니 부스러지고
눈가린 망나니들의 난장질에 등짝 옆구리 넙덕지마다 시뻘건 살점 튀어오르고
급기야 능지처참 당한 뒤에 팔도 유람하다가
주검도 없는 무덤 파헤쳐지는 꼴 숱하게 보아 왔거늘,

송편, 다식, 송기떡은 기본이요
복령, 송이, 송백 아끼지 말고
송엽주, 송화주, 송순주 바리바리 싸들고
조만간 이른 새벽에 불쑥 식솔 거느리고
서포리장, 덕적면장, 옹진군수, 인천시장 줄줄이 찾아가
평지, 산지, 강변, 해변, 매립지, 소각장 가리지 않을 테니
낮은 데로 낮은 데로 더 낮은 데로 데려 달라 매달리라.
그래도 동하지 않거든 널이라도 한 짝 짊어지고 가서
관상 심상 보아하니 당신에겐 황장목으로 짠 재궁(梓宮)이 제격이라 너스레 떨면서 절규하라.
같잖은 것들이 서울이니 대전이니 들먹이면서 호국영령들의 넋을 분칠하는 마당에 북망산이면 어떠랴
백 걸음을 걸어서 세 번을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린 뒤
낮은 데로 데려 달라 피눈물로 읍소하라.

▲ 높은 소나무가 늘상 실눈뜨고 굽어보며 쌍껏들(常~)이라고 비아냥거렸지만 낮은 소나무는 응대하지 않았다. 그자가 내려다보든 말든 그는 쳐다보지 않았다. 어미가 점지해 준 자리를 고수했다. 주변에는 명주잠자리 애벌레집이 즐비하다.

쌍껏(上~)과 쌍껏(常~)

높은 소나무가 늘상 실눈뜨고 굽어보며 쌍껏들(常~)이라고 비아냥거렸지만 낮은 소나무는 응대하지 않았다. 그자가 내려다보든 말든 그는 쳐다보지 않았다. 어미가 점지해 준 자리를 고수했다. 높은 데 있는 쌍껏들(上~)이 겪는 모진 풍파는 순전히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 그자는 더 높이 치닫기 위해 형제자매들끼리 진흙탕 속 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기사, 부모 자식 간에도 사방이 탁 트인 명당 자리를 놓고 자그락거리는 걸 보면 아수라가 따로 없다. 높은 데 우뚝 서려니 혹독한 비바람까지 홀로 견뎌야했다. 그러느라고 등 굽고 허리 휘고 정강이 무릎 다 까지고 수족까지 달아나는 슬픔을 견뎌야 했다. 껄떡배기처럼 먹어도 먹어도 허기를 느끼는가. 그놈의 자리가 뭔지 눈만 뜨면 아귀다툼이요 드잡이질이니 몸뚱이는 만신창이가 되고 하는 짓은 넋빠진 허깨비가 되고,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최말단이다. 비록 ‘쌍껏들’이 버린 갖은 쓰레기와 똥오줌까지 뒤집어쓸 때도 있지만 푸념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들이 싫어 도망친 흙과 모래가 슬그머니 다가와 어루고 덮어 주니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렇다고 낮은 자리가 탐나서 기어드는 이도 없다. 널찌감치 지내다 보니 이웃끼리 간섭할 일도 없다. 무엇보다도 근본을 뿌리치고 도망치는 일은 상상할 수가 없다. 보라, 알량한 자리에 연연해 뿌리까지 들고일어나 하늘을 치받는 꼴을. 얼마나 역겨운가? 밑바닥에 살아도 너절하지 않고 넉넉하지 못해도 구차하지 않다. 나를 세우지만 이웃을 깔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만 나를 굽히지는 않는다. 누구 앞에서든 어엿하고 어느 자리에서건 버젓하다. 내 것이 네 것이고 네 것이 우리 것이 되는, 둘이 하나되는 단순한 이치를 저 쌍껏들은 알 리가 없다.

그래, 당신은 어느 쪽인가?
쌍껏(上~)인가, 쌍껏(常~)인가.
문제는 연안 침식이다.
소나무가 아니다.
서포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시점, 우리들의 이야기다.

▲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의 해상 공사로 연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은 명사십리로 유명한 바닷모래가 쓸려 나가 급격한 절개지로 변해 버린 맹방해수욕장(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성원기 제공, 2020. 7. 24.)

죽기 살기는 시왕전에 매였다

그런데 낮은 소나무 주변에 보금자리를 튼 아이들이 있다. 명주잠자리 애벌레, 개미귀신이다. 영민한 녀석, 형제들이 모두 물에 알을 낳을 때 이놈은 모래를 찾는다. 물속의 학배기가 수서 곤충의 왕자라면 개미귀신은 사구 곤충의 왕자다. 뿐만 아니라 지혜롭다. 단칸방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일까? 개미귀신은 항문이 없다. 성충이 되기 직전, 한방에 해결하는 오장육부가 놀라울 따름이다 녀석이 드디어 서포리 모래밭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개미지옥이다. 삶의 현장은 언제나 처절하다. 번데기가 되어 성충에 이르기까지 이삼 년 동안 수백 마리의 개미 체액을 빨아먹는다니 개미들의 원혼은 또 누가 달려 주려는가? 
아서라, 죽기 살기는 시왕전에 매였다고 했다!

▲ 아래 사진 2장은 레이븐정의 블러그에서 인용함(2018. 12. 11.)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들 무엇하리
번쩍하는 부싯돌처럼 찰나에 사는 이 몸
부귀 빈천 따라 그나마 즐기면서 살리니
입 열어 웃지 않으면 이게 바로 바보로다.

※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對酒(술잔을 앞에 두고)' 5수 가운데 2수로, 한학자요 영문학자인 장산 이동일 선생이 번역한 것을 인용함.

(계속)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박춘근 객원편집위원  keun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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