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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 옛 터를 들르다

작성 김해인 주주통신원 | 승인 2020.08.07  17: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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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을 지켜낸 한 사나이의 흔적

파릇한 벼 위로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은 휘청거리는 벼들을 보듬어 물결을 만들어낸다.

물결이 이어진다. 그래, 한때 여기는 바다였다.

작은 배들이 날씨를 걱정하며 쉼없이 드나들던 바다.

 

▲ 접안의 흔적은 잘 단장되어 상상력을 요구할 뿐이다.

 

왕은 절을 짓고자 했다.

배들은 쉼없이 물고기를 잡았고, 먹고 입을 것들을 날랐다.

가람은 조촐했으되, 바다를 마주보는 탑들은 우뚝 서서

그 위세를 풀풀거리며 날리고자 했다.

절은 살아 생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왕은 용이 되려 했다.

 

그래 이건 꿈과 신화가 믿어지고 있을 때의 이야기.

꿈과 신화를 믿고 권력을 끝끝내 지켜낸 한 남자의 이야기.

 

한때 전우였던 중국인들은 매소성 買肖城 에 뼈를 묻었고,

한때 두려웠던 일본인들은 백강 白江 의 물고기 밥이 되었다.

훗날 아들의 장인까지 무리를 규합하여 반역을 도모했지만,

바위를 깎고 화장한 뼈를 뿌려 건넨 왕권은 한때 찬란했었다.

 

한때 여기는 바다였었다.

배는 사라지고 푸르른 벼들이 넘실거린다.

무너지지 않는 탑 아래 나비가 살랑거리는,

아무도 몰래 다녔다는 가람아래 말라버린 물길 뒤,

용은 여전히 숨쉬고 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해인 주주통신원 logca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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