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한겨레> 최우리 기자가 눈에 번쩍 띄는 기사를 냈다. 

‘‘한전·수출입은행 등 해외 석탄 발전 투자 금지’ 법안 발의‘
주소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55503.html?fromMobile

내용은 이렇다.

더불어민주당의원 21명이 공동으로 공기업. 공적금융(한국전력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 금지’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 4개 기관에 “현재 추진·검토 중인 모든 국외 석탄투자 사업 전면 재검토와 공적 기관들의 석탄투자 및 금융제공 중단 선언을 요구한다”는 의견서도 발송했다.

현재 유럽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 1100여개 세계 주요 금융기관은 석탄 관련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석탄발전 투자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변화를 고려할 때 재무적으로도 미래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의원들은 “공공기관들이 자발적 석탄투자 중단을 선언하지 않으면 국회가 입법을 통해 조속히 금지해야 하며, 동남아 국가들에서 지어지는 석탄발전소들은 제 수명을 다 못하고 재생에너지로 대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공적자금 원리금 회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간 국회의 소극성에 실망하고 있던 터에 이런 기사는 모진 하늘에 한줄기 빛 같다. 그 빛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난 7월 22일 기사에서 이소영 의원이 “국회에서 10명만이 기후 문제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던 터라 10명이 추가된 것 같아 무척 반갑다.
7월 22일 기사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54791.html

 

▲ 17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국제 환경단체들이 삼성물산을 겨냥한 전면광고를 실었다. 베트남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인 ‘붕앙2’에 대한 삼성물산의 참여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이다.(사진 출처 : 2020년 8월 19일 한겨레신문)

사기업인 삼성물산도 이와 비슷한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19일 <한겨레> 신문 2면에 오른 ‘삼성물산의 베트남 석탄발전을 말리는 이유’기사는 ‘이주의 온실가스’ 그래프와 함께 실렸다. 원고지 2매 분량 아래 기사는 짧지만 강하다.

"17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국제 환경단체들이 삼성물산을 겨냥한 전면광고를 실었다. 베트남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인 ‘붕앙2’에 대한 삼성물산 참여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붕앙2가 지어지면 연간 660만톤, 30년 동안 2억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한국 정부가 향후 5년간 ‘그린뉴딜’로 감축하겠다고 한 온실가스 1229만톤의 16배가 넘는다. ‘청소년기후행동’은 19일 삼성그룹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한국·베트남 등 30개 나라 청소년 서명을 모아온 이들은 “기후재앙으로 점철된 미래를 감당해야 할 청소년이자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시민으로서 삼성물산이 옳은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사 :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58271.html

 

▲ 지난 15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에 참여한 호주 청소년들이 시드니의 삼성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라빈 반다 인스타그램, 기후솔루션 제공(사진출처 : 2020-7-20 한겨레신문)

이와 비슷한 기사는 지난 7월 20일에도 났다. ‘삼성, 호주 석탄사업 추가 투자 접는다’는 기사(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54333.html)다. 호주 석탄사업에 투자한 삼성증권이 시민사회 반발에 추가 투자 계획을 접었다는 내용이다. 

"현지 환경단체들은 삼성증권이 추가 투자 포기를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 불매 운동이 일어난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호주 한 활동가는 “삼성의 발 빠른 대처는 어떤 투자든 석탄사업과 관련된 투자라면 기업 평판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투자중단 선언이 현재 세계 곳곳에서 석탄사업에 참여 중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에게도 경종을 울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리한 자본은 손해 볼 짓은 피한다. 석탄사업은 더 이상 이익을 주기 어려운 사업이다. 잘못하면 원리금 회수도 어렵다. 해외자본들은 이를 일치감치 깨닫고 석탄발전투자를 회수하고 있다. ‘기후비상사태’라는 인류에게 닥친 더 큰 문제가 있지만 '자본'에겐 눈앞의 이익이 우선일 수 있다. 그런데 석탄발전은 눈앞의 이익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한전이나 은행이나 삼성이나 정부나 이를 속히 깨닫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던 차에 한전·수출입은행 등 해외 석탄 발전 투자 금지’ 법안 발의는 아주 적절하다. <한겨레>에서 이 발의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4개 기관에 보낸 의견서에 4개 기관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꼼꼼하고 다양한 후속보도를 내주길 기대한다. 

▲ 이미지 출처 : 2020년 8월 19일 한겨레신문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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