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곡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다. 길거리에서도 가끔 들리는 곡이라 선선한 바람 부는 공원에서 두 손 뒤로 하고 슬슬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이 곡을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10월 결혼축가로도 많이 부르고, 많은 가수들이 불렀고 다양한 악기로도 연주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곡을 처음 한국말로 부른 바리톤 김동규의 곡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작사가 한경혜씨가 입힌 사랑스런 가사에 바리톤 김동규의 굵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애틋함을 주는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는 어느덧 가을을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첼로 음이라면 껌벅 죽는 나를 위한 첼로 연주도 있다.

악보를 타고 선율이 흐르는 플루트 연주도 아름답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노유식의 팅팅 소리에 공명하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짐작했겠지만 이 곡은 번안가곡이다. 원 제목은 ‘Serenade To Spring’으로 뉴에이지 음악가 ‘Secret Garden’ 곡이다. Secret Garden은 노르웨이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Rolf Lovland(롤프 뢰블란)’와 아일랜드 바이올리니스트 ‘Fionnuala Shelly(피오뉼라 셰리)’로 구성된 혼성 그룹이다. 이곡은 1집 앨범 <Secret Garden>에 실린 곡으로 롤프 뢰블란이 작곡했다. '봄을 향한 세레나데'란 제목을 가진 외국 곡이 한국에서는 가을을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는 게 좀 재미있다.

‘Secret Garden’의 ‘Serenade To Spring’

Secret Garden의 1집 앨범 <Secret Garden> 전곡이다. 첫 곡인 'Nocturne'은 1995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곡이다. 이곡으로 Secret Garden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바리톤 김동규의 묵직한 목소리로 듣는 것도 좋지만, 소프라노 강혜정의 부드럽고 깔끔한 목소리로 듣는 것도 좋다. 어떤 소프라노 목소리는 너무 화려해서 부담이 되기도 하고, 소름이 돋기도 하는데 강혜정은 그렇지 않다. 목에 힘을 빼고 부른다. 기교를 많이 넣지 않고 부른다. 참 편안하고 소박한 창법에서 나오는 듣기 좋은 목소리다.  

▲ 오페라 ‘돈 빠스꽐레’에서 여주인공 노리나로 출연한 소프라노 강혜정씨(출처 : 2010년 6월 24일 한겨레신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상과 함께하는 강혜정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내친 김에...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고등학교 1학년 때 반 대항 합창대회 때 불렀던 '울산 아가씨' 외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여러 곡. 

전생에 어떤 복을 많이 지었기에 저리 고운 목소리를 갖고 태어났을까? 노래하는 표정도 참 예쁘고, 항상 웃는 복덩이 인상도 너무 좋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얼굴에... 듣고 또 듣고 싶은 목소리다. 부럽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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