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토박이 친구

 

우연히 만난 서울토박이 친구

아버지 태어난 곳 종로구 충신동

이 맏딸의 고향은 이화동 사거리

처녀 때 서너 살 아래 총각과 결혼

남편의 집은 강원도 두메산골

씨암탉처럼 곱게 자란 맏딸인데

첫 임신부터 운명인 듯 수술하고

그 후 자식 하나 두지 못하고

친척들만 돕고 살아온 형형한 길

나이 60살에 교회를 다니게 되어

봉사 많이 했다는 황홀한 맹신

헌금. 십일조 만만찮게 바쳤지

마침내 장로한테 거금 사기당해

남편이 교회 못 나가게 하여 왠지

찬송가 부를 때가 그리워지는데

한강가의 큰 교회 3층 벽의 경고,

"소지품 조심하라" 써논 것 보곤

정말 실망, 또 목사님은 화장실도

안 가는 줄 알았다는 서울토박이...

스스로 생각해도 참 멍청했다

일흔 넘어 다시 안 가고 싶은 교회

성경책 읽기보다 힘든 독서시간

어떻게 무엇 하며 황혼을 보낼까

친구랑 노래방 가면 심심치 않고

세월은 쉽게 잘,잘,잘 흘러갈까
 

 

편집, 사진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이주형 주주통신원  whitehead-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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