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4계절 24절기는 우주의 교향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교향악의 지휘자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이 되지요. 비발디의 4계는 이 자연의 우주 교향곡에 비교하면 먼지 같은 인공의 생각 리듬이겠지요.

2016 병신년은 입춘(立春)일인 2월 4일 18시 45분부터 시작되네요. 1년으로 볼 때, 寅(木)월은 음력 1월이고 새해와 봄이 시작되지요. 그리고 寅시는 하루가 시작되는 03시 30분에서 05시 30분이지요.

한 해가 시작되는 입춘 절기에는 세시풍습의 행사가 많이 있네요. 보통 동지(冬至), 양력 12월 22일경(음력 11월 12일)에서 새해 대보름, 양력 2월 22일(음력 1월 15일)경까지에 우리들의 세시 풍습이 60%이상이 들어 있다네요.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도 이 사이에 있으니까 마땅히 다양한 행사가 따르겠지요.

입춘이 되면 새해를 상징하는 절후여서 입춘방(立春榜). 첩(帖) 붙이기, 보리뿌리 점보기, 입춘 팥죽, 입춘 공사, 입춘 굿 등 여러 행사가 있네요. 입춘 팥죽에는 새알심을 안 넣는다고 하지요. 특히 우리에게는 아래처럼 입춘방의 낯익은 글구들도 있지요. 입춘날 입춘시가 들 때 대문, 중문, 곳간문, 방문이나 대들보에 써 붙이는 글구로 대구(對句)와 단구(短句)가 있고, 입춘수 마시기. 선농제(先農祭). 오신채(五辛菜) 먹기 등 다양한 행사가 있네요.

▲ 절기상 봄에 들어서는 입춘인 4일 제주목 관아에서 탐라국 입춘굿이 열려 제주큰굿보존회가 본굿의 초감제를 집전하고 있다. 입춘굿은 탐라국 시대부터 입춘에 한 해 풍요를 기원하며 여는 제주 전통 행사다. 제주/연합뉴스(한겨레신문 자료사진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76958.html)

立春大吉 建陽多慶(입춘대길 건양다경)

國泰民安 家給人足(국태민안 가급인족)

雨順風調 時和豊年(우순풍조 시화풍년) 등등......

입춘맞이 3재풀이 행사는 풍재, 수재, 화재 등 3재 8난(災難)에 대한 액막이 행사로 보면 되겠지요. 아래 <지지 3합> 1)번 해에 태어난 사람은 <방위 3합> 1)번 해가 3재해가 된다지요. 다시 말하면 원숭이, 쥐, 용띠인 사람들은 범, 토끼, 용해의 3년이 3재해가 된다는 것이네요.

지지 삼합년생이 방위 3합년도에 3재가 된다는 것이지요. 다시 예를 들면 <지지 3합> 3)번 해에 태어난 사람은 <방위 3합> 3)번 해가 3재년이 되는데, 범띠, 말띠, 개띠인 이 사람들은 신, 유, 술해, 곧 2016년 병신년, 2017년 정유년, 2018년 무술년, 3년 동안이 3재해가 된다는 것이지요. 첫 해는 들어오는 들삼재. 둘째 해는 머무는 잘삼재, 셋째 해는 나가는 날삼재로 본다네요. 날삼재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한다지요.

 

<地支 3合>

1)신 자 진(申 子 辰) - 원숭이 쥐 용

2)해 묘 미(亥 卯 未) - 돼지 토끼 양

3)인 오 술(寅 午 戌) - 범 말 개

4)사 유 축(巳 酉 丑) - 뱀 닭 소

 

<方位 3合>

1)인 묘 진(寅 卯 辰) - 범 토끼 용

2)사 오 미(巳 午 未) - 뱀 말 양

3)신 유 술(申 酉 戌) - 원숭이 닭 개

4)해 자 축(亥 子 丑) - 돼지 쥐 소

 

3재해에는 1)변화, 변동이 있으면 사망, 사고, 재산 손실이 있고, 2)이사, 신축, 증축, 개축, 확장, 이전, 개업, 매장, 이장, 사초, 면례, 여행, 출장 등을 금지하라는 것이지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믿을 거리가 못 되는 ‘전설 따라 삼천리’이네요.

그런데 이런 입춘 절기와 3재 행사는 하늘의 때에 순응하고(순천시順天時), 땅의 이치에 따르려는(종지리從地理) 순종지덕(順從之德). 옛 사람들의 생활의 지혜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맞느냐 틀리느냐, 미신이다 아니다’라는 생각은 지나친 생각이지요.

새해를 시작하면서 무사안녕(無事安寧)과 초복척사(招福斥邪)하는 미풍양속으로 보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또한 자연 재해와 병고액난이 많았던 시절에 12년 중에 3년 정도는 근신하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살라는 생활의 교훈으로 생각하면 좋겠지요. 지금은 하루하루가 3재일이 아닌 날이 없지요. 아침에 나갔다가 집에 무사히 돌아와 앉았다면 이것이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닐까요?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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