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한겨레 주주가 된 김상학 주주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역易이란 글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그 중에 1)변할 역 2)쉬울 이 3)바꿀 역이 있지요. 도마뱀을 상형한 글자로 빛의 상황에 따라 그 빛깔이 변화해서 보이므로 ‘바뀌다’의 뜻을 나타내는데 가차(假借)하여 ‘쉽다’의 뜻도 있다네요.

周易이 어떠한 필요성에 의하여 이루어졌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역(易)자의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지요. 이는 주역의 여러 가지 법칙과 64괘를 이해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것이지요.

1)석척설(蜥蜴說)

역(易)자가 석척, 즉 도마뱀을 상형(易)한 문자라고 보는 관점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관점이지요. 역(易)자의 윗부분 일(日)은 도마뱀의 머리를, 그리고 구(口) 안의 점은 눈을 상징한 것이고, 아랫부분의 물(勿)은 도마뱀의 몸체와 꼬리와 발을 상형한 것이라고 본 것이지요.

▲ 사진출처 : 위키미디어

도마뱀은 광선의 영향이나 주위 환경에 대응하여 교묘하고 민감하게 보호색을 펴는 동물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피부 색깔이 변역한다는 데에 착안하여, 인생행로의 온갖 변화에 대응하여 생활의 지혜와 진로를 가르쳐 주는 주역의 기원을 그곳에서 찾아본 것이지요. 석척 상형설은 주역이 통변(通變)의 법전이란 점에 입각하여 주도된 설이라고 하네요.

2)일월설(日月說)

역(易)자가 일(日)과 월(月)의 회의 문자라고 본 데서 유래된 설이지요. 문자 기원의 고증적인 바른 입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역에서 이상으로 여기는 것을 바르게 표명하였다는 점으로 본다면 수긍이 가네요. 일은 양(陽)을, 월은 음(陰)을 상징하므로, 결국 음양 양의에 입각하여 정밀무비한 설을 세운 주역은, 곧 일(日)과 월(月)자를 상하로 결합한 역(易)자에 기원을 두었다는 이론이네요.

3)일경관측설(日景觀測說)

역(易)자가 일(日)과 물(勿)자의 회의문자라고 본 데서 유래된 것이지요. 일은 태양을 말하며, 물은 금지 명령을 뜻한다고 주장한 것이지요. 즉 고대에 사람들이 일경을 관측하고 그 날의 일과에 대하여 진퇴를 명령하였다는 데서 역자가 성립되었다는 설이지요. 사실 상고대(上古代)의 사람들에게 기상 조건은 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따라서 그들이 기상에 굉장한 관심을 가졌으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네요.

결국, 1) 역의 변통이란 점에 입각한 기원설, 2) 역이 추구하는 이상에 입각한 기원설, 3) 역의 진퇴에 관한 계시 내지는 교도란 측면에 입각한 기원설이지요.

 이렇게 볼 때, 세 가지 설은 제각기 다른 각도에서 역의 본체를 바르게 본 입론이라 하겠으며, 모두가 역의 사명이나 작용을 염두에 두고 그 내용을 시사한 설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책 중에 현묘(玄妙)한 책이 세 권이 있다지요. 노자, 장자, 주역을 말하지요. 자색빛 안개가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내용이면서도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책들이지요. 하여 삼현(三玄)이라 한다네요. 그 중에 으뜸을 관(冠)이라 하는데 주역책을 말하지요. 꼭 공부해 보아야 할 동양 고전들이지요.

-<주역>周易에 대하여 잘 정리를 해 놓은 내용이 있어 인용하니 아래를 참고해 보시지요.

 1. 주역이라는 책

주역에 주(周)는 나라 이름이요, 역(易)은 책이름이다. 그 범례는 괘도(掛圖)를 앞에 그려 놓고 그림의 상징적 의미를 논리적으로 해설하고 구조적으로 해명하여 운동법칙을 판단하는 내용이지요.

세 금으로 된 괘는 본래 복희가 만든 8괘요, 여섯 금으로 된 괘는 8괘를 거듭 겹쳐서 64괘로 만든 것이지요.

거기에는 자연변화의 논리인 변역(變易)과 이동변화의 논리인 교역(交易), 그리고 내부구조 변동의 논리인 착역(錯易)과 외부상황 변동의 논리인 종역(綜易)의 뜻이 있으므로 역(易)이라고 하였다지요.

주역책의 원문은 문왕이 지은 괘사(卦辭)와 주공이 지은 효사(爻辭) 그리고 공자가 해설한 열 가지 전(傳)이지요. 이와 같은 주역의 논리 체계를 완성한 시대가 주나라였기 때문에 주역이라고 하였고, 책의 분량이 크고 무거워서 상․하 두 권으로 나누었는데, 이 책을 만든 복희․문왕․주공․공자가 모두 거룩한 성인으로 인류의 사표이기 때문에 경(經)으로 높여서 영원한 진리임을 증명하였다는 것이지요.

2. 주역의 내용

주역(周易)은 동양 철학의 시원으로 수천 년에 걸쳐 여러 성인에 의하여 완성된 책이지요. 그러므로 주역은 <문자의 시조>이며 <학문 사상의 근원>이네요.

내용은 천하의 보편적 진리를 밝히고, 인간 자체의 착한 덕성을 이룩하는 길이지요. 위로는 태극(太極)이 있어 하나의 원리로 만상(萬象)의 대우주를 통일하고, 아래로는 음양(陰陽)이 있어 신묘한 조화로 만물을 생성변화하여 무궁한 발전을 기약한다는 사상철학이지요. 이에 한 몸이 곧 소우주이므로 안으로 타고난 본성의 근원에 깊이 통하고, 밖으로 자연의 창조와 변화 속에 함께 들어 진리를 밝히며, 인간의 심성을 바로잡아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는 그림과 글이라지요.

1) 내용 영역

①인문과학- 현상 만물의 원리를 두루 망라하여 인간 존재의 구조를 밝히는 진리. 철학자나 문학자는 그 인도정신을 높이 드날리는 인간사 상의 생활 규범을 공부.

②자연과학- 만물생성의 상수(象數)를 밝히는 진리. 과학자나 기술인은 물리 를 연구하여 물질을 개발하고 기기(器機)를 발명하는 물상과 수학의 체계를 공부.

③사회과학- 천하국가의 정치사회적 정의와 윤리를 밝히는 진리. 정치인이 나 경제인은 사리를 통달하여 능란하게 사업을 경영하는 변통 (變通)의 역사 발전 법칙을 공부.

또한, 미래학자나 중대한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은 장래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여 자기 임무를 온전히 완수하는 슬기로운 예단(豫斷)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지요. 그리하여 크게는 천하 국가를 안정시키고, 작게는 한 몸을 명철하게 보전하는 길을 배울 수 있는 인문, 사회, 자연 과학의 수원지가 되네요.

 2) 정신

주역은 성인이 후세의 인류를 걱정하여 하늘의 이치와 인간사의 전체적 범위와 구체적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장 큰 중심체와 가장 바른 위치를 밝히고, 인생행로에 있어서 완벽성을 기하는 극치점을 뚜렷이 세워서 사람마다 스스로 대아(大我)의 공덕(公德)을 자각하며, 대공(大公)의 정도를 모두 통달하여 활발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열어 준다지요. 그러므로 하나의 괘(卦), 하나의 효(爻), 한 마디 말씀에 인류를 널리 사랑하는 존엄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지요.

3) 구성

<역경>은 모두 64괘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괘는 여섯 개의 효로 이루어져 있지요. 효는 기효(양효⚊), 우효(음효⚋) 두 가지로 돼 있고요. 괘마다 괘명, 괘상, 괘사, 효사가 있지요. 이를테면, 기효 여섯을 쌓은 건괘의 괘명은 건이고, 괘상은 양효 여섯을 쌓아 놓은 모양이며, 괘사는 이 괘에 대한 풀이 곧 <원형이정元亨利貞>이고, 첫 번째 효(초구)의 사는 <잠룡물용潛龍勿用>이지요. 이런 식으로 64괘, 384효에 대한 설명이 <역경>을 채우고 있네요.

4) 명칭

주역이란 원래 ‘주’ 나라 때 점치는 책이었지요. 그러나 점을 치는 주체가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책에는 길흉의 예측뿐만 아니라 삶의 경험과 지혜도 담겨 있지요. 주역의 투박하고 예스러운 형식이 문제가 되어 쉽게 풀이하게 되었다네요. 그래서 후대에 이르러 지식인들은 나름대로 해석과 설명을 덧붙인 것이라지요.

그 결과로 성립한 것이 <역전>이네요. 주역을 전수하는 책이란 뜻이지요. <역전>의 형성은 춘추 전국시대에 시작되어 한나라 이전에 완결됐네요. <역전>은 단사전, 상사전 등 모두 열 가지 전(10익翼)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역전>이 성립하자 사람들은 주역과 <역전>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주역을 <역경>이라 불렀다는 것이지요.

한나라 이후 <역경>과 <역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문을 뭉뚱구려 역학이라 한다지요. 넓은 의미의 주역이란 <역경>과 <역전>, 역학을 모두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 되네요.

3. 정리하는 말

인류를 지배하게 된 물질문명이 서구의 빛이라면 통일된 하나의 전통과 문화로 수천 년의 맥락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의 자랑이지요.

주역은 동양의 고전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지요. 주역에는 중국의 옛 사람들이 자연계의 법칙을 거울삼아 인간생활을 슬기롭게 영위해온 예지(銳智)가 담겨 있고, 그네들의 현실주의적 종교관과 낙천적인 운명관이 깃들어 있지요. 그리고 우리는 거기에서 그네들이 추구한 상징주의적 사변(思辨)의 특색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주역은 점서(占書)로서 저술되었다기보다 우리에게 절실한 하나의 수양서요, 철학서인 동시에 종교서라고 할 수 있지요. 지난 날 주역이 유가(儒家)들로부터 가장 중요한 경전의 하나로 존숭 되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특히 주역에 담긴 변증법적 사유는 의식과 사상의 진귀한 보물이지요. 세상만사에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고, 음과 양은 서로 대립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만물은 서로 연계돼 보편적 전체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유는 주역의 풍부하고 체계적인 사유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되겠지요.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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