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 사진 및 설명(출처 : 한겨레신문(김주대 시인의 붓/ 이 닭은 그 닭이 아닙니다. 무쇠도 녹인다는 붉은 닭의 해, 2017년. 많은 이들이 소망하는 공통의 것들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붉은 닭의 상서로운 기운을 독자들께 보냅니다)

동지 12월 21일(양력), 크리스마스 12월 25일(양력)이 새해가 시작되는 설의 의미와 관련이 있다고 하지요. 실제 정유년 닭띠로 바뀌는 새해는 2017년 2월 4일(양력. 입춘) 00시 33분부터이지요.

4계절 24절기는 우주의 교향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교향악의 지휘자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이 되지요. 우주의 수많은 은하계, 그 중에 특히 해별, 달별과 지구별이라는 삼각관계의 절묘한 곡예에서 울려 퍼지는 4계절 24절기 리듬이지요. 24절기를 ‘2분 2지’라고도 하지요. 4계절의 중심 자리에 해당하는 춘분, 하지, 추분, 동지에서 나온 것이지요.

동지(冬至)는 양력 12월 21일에서 12월 23일 무렵에 든다지요. 양력으로 동지가 음력 동짓달(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지요. 이처럼 우리 민족은 태양력인 동지에다가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했네요. 우리나라 세시풍속이 동지에서부터 이듬해 대보름(1월 15일. 음력)까지, 대략 50일 사이에 3분의 2가량이 있다고 하지요.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하였다지요.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한 것이네요. 이 관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처럼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지요.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삼았다지요. 당나라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에도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보았다 하고요. <역경(易經)>에도 복괘(復卦)에 해당하는 11월을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을 일 년의 시작으로 삼았다네요. 복復자가 다시 복, 부활할 부자로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지요.우리나라는 신라에 이어 고려시대에도 당(唐)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 원년(1309)에 와서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뀔 때까지 선명력을 사용하였다지요. 이로 보아 충선왕 이전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낸 것으로 짐작한다네요.

현재 달력의 원형은 기원전 45년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들었다지요. 하지만 시저의 달력,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일 6시간으로 보고 4년에 한 번 윤년(閏年)을 두면서 점점 자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 사이에 오차를 만들어냈다지요. 160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벌어진 간극은 부활절 등의 날짜에서 대혼란을 초래했다네요. 결국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1582년 2월24일 예수 탄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그레고리력을 반포했고 그해 10월4일 다음날을 10월15일로 하는 칙령을 내렸다지요.

그래서 그레고리력은 1년을 365일 5시간 49분 13초로 조정하고 4년에 한 번 윤년을 두되 100으로 나뉘는 해는 평년, 400으로 나뉘는 해는 윤년으로 했다네요. 율리우스력에서는 400년 동안 100번 오던 윤년이 그레고리력에서는 97번만 온다지요. 그레고리력도 자연의 시간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아서 3030년(혹은 7700년)마다 1일의 오차가 난다고 하네요(김양희 기자 글 인용).

음력에서 1달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약 29.5일, 1년은 354일(29.5일⨯12달)이지요. 양력의 1년 365일보다 11일 적고 3년이면 그 차이가 33일이 된다지요. 이를 보정하기 위해 대략 3년에 1회, 정확히는 19년에 7회 윤달(閏月)을 둔다고 하네요. 올해 2017년 정유년은 5월에 윤달이 들어 있네요.

 <24 절기표>

동지는 아세(亞歲)라 하여 작은설로 불리우지요. 고대인들은 대부분 태양의 생일을 동지라고 여겼다지요. 그때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지요. 이는 위축됐던 태양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활기를 찾고, 조만간 봄이 온다는 것을 의미했겠지요.

그래서 고대인들은 동지 때 태양신을 섬기는 경우가 많았다지요. 대표적인 것이 고대 페르시아의 태양신 󰡐미트라󰡑이지요. 이들은 조로아스터교와 이슬람교가 번성하기 훨씬 전부터 동지인 12월 25일을 미트라 탄생일로 여겨 각종 축제를 벌였다네요.

이 전통이 로마로 건너가면서 미트라 숭배 풍토는 더욱 확산됐고요. 특히 로마 군대는 미트라를 태양의 신이자 전쟁의 신으로 하늘처럼 받들었다지요. 군인 황제로 유명한 루키우스 아우렐리아누스는 서기 274년 태양신 미트라의 탄생일을 국경일로 선포했다지요.

예수의 미사(Christ󰡑s Mass)라는 뜻의 크리스마스도 태양신 기원설이 유력하다네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교황 리베리우스가 서기 354년 태양신의 축일을 예수 탄생일로 선포하면서 12월 25일이 크리스마스로 굳어졌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4세기 이전에는 1월 6일을 예수 탄생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네요.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태양신 숭배 풍습을 버리지 못하자 태양신의 축일을 예수 탄생일로 선포해 전통 종교의식을 흡수해 버렸다는 얘기이지요. 또 평생 어려운 이웃들을 돌봤던 4세기의 성(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름이 후세에 전해지면서 산타클로스로 바뀌었고, 전나무에 빵을 매달던 독일 서부의 전통이 영국으로 넘어가면서 크리스마스트리로 변했다네요. 크리스마스 풍속은 역사 속에서 하나씩 덧붙여지고 만들어져 온 것이네요.

21일이 동지였고 25일이면 크리스마스이지요. 겉으론 전혀 다른 의식처럼 보이지만 기원을 알고 보면 크리스마스는 종교와 문화의 옷을 걸친 동지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네요(정남기 논설위원 글 인용).

마야, 잉카 문명의 태양신 행사 때 왕이 앉는 자리, 영국의 스톤 헨지, 우리나라에서는 석굴암, 첨성대의 중심선이 모두 동짓날 해가 떠오르는 방향에 위치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비와 사랑을 뜻하는 빨리어 메따, 산스크리트어로는 마이뜨리아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미륵이고,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메시아라 하여 기독교로 전달되었다고 하지요. 이것은 태양신 미트라에서 온 것이라네요. 태양은 아낌없고 차별 없이 우주 삼라만상에게 무한한 생명의 빛과 볕을 주어 ‘사랑과 자비’를 베푼다고 본 것이겠지요.

 

24절기와 卦

 

여름이 지극한 것을 하지라 하고, 겨울이 지극한 것을 동지라 하지요. 위 도표에서 주역 괘를 참고해 보시면 하지 때는 여섯 개 효爻 중에서 음⚋이 하나 밑에서 생기지요. 양이 가득찬 한여름인데 이미 지구에는 음의 기운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지요. 겨울은 그 반대로 음이 가득찬 한겨울인 동지에 따뜻한 양⚊의 기운이 하나 생겨나는 것이지요.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태극☯이 되지요.

그래서 이 음이 불어나고 양이 줄고(變), 또한 그 반대로 양이 불어나고 음이 줄어드는 것(化)을 변화라고 하는 것이지요. 태극 그림에서 보면 백권(白卷)이라하는 흰 부분이 가득 찬 곳에서 검은 점의 음 기운이 싹트고, 흑권(黑卷)이라하는 검은 부분이 가득 찬 곳에서 흰 점의 양 기운이 움터오는 것이지요. 이 모양이 물고기 눈과 같다고 하여 어안도(魚眼圖)라고도 하지요.

달이 차면 기울고 다시 기울면 차오르는 것과 같이 음양운동을 말하지요. 이것이 지구에 4계절 24절기로 나타나고 우리들의 몸과 마음도 이 리듬에 따라 작용하는 것이지요. 우주 천지자연의 이치인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태극 원리이지요. 우리나라 태극기에 주역의 태극 원리가 담겨 있는 것이지요(연재물 22회)

다시 말하면, 동지의 지뢰 복(地雷復) 괘는 그 괘상(卦象)을 보면 맨 아래에 양효 하나 나타나지요. 그 위 다섯은 모두가 음이지요. 밤이 가장 길어 음 기운이 가장 강할 때인데 양 기운이 싹을 틔우는 것이지요. 이른 봄에 싹을 틔우는 마늘, 냉이, 씀바귀, 버들강아지들이 동지에서부터 이 양 기운을 머금었던 것이지요. 주역에서 괘를 나타내는 음양(⚋ ⚊) 부호는 지금의 2진법 디지털 코드이지요. 상품에는 바코드로도 응용되고 있지요. 비록 자연의 이치라지만 놀랍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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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酉年은 붉은 닭띠해이지요. 丁火는 적색, 酉는 닭인 것이지요. 땅에서 인간들에게 작용하는 12지지는 해마다 차례대로 바뀌지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이 지지에는 각각을 상징하는 동물이 있는데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그것이지요(연재물 10회).

<참고 도표>(연재물 23회)

한 해를 보내며 요즈음 너무 착잡하네요. 세월호 참사에서부터 박-순실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참혹하고 암담하네요.

이번에 박-순실 사건은 최태민, 최순실로 이어지는 사이비 신앙집단의 교주 흉내를 내는 여자와 박정희, 박근혜로 이어지는 정수 유사 신앙집단의 합성작용으로 볼 수 있지요. 이것은 이성적,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태가 아니지요. 혼이 비정상, 사이코 패스 등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회 집단 병리적 증상인 것이지요.

이들의 뒤에는 무지한 백성들이 있지요. 무지는 죄악이지요, 몰라서 잘못 뽑아주었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지요. 특히 2017년부터는 60살 이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이치상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요. ‘당신은 민주와 정의와 상식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산 것은 아닌가? 나잇값을 하고 있는가?’하고 말이지요. 그들이 해가 바뀔 때와 생일날에는 먼저 스스로 묻도록 유도해 주어야겠지요. 물론 이 물음은 자성의 질문이기도 해야겠지요. 그리고 배워 알아서 깨어난 사람들은 주변에 무지한 사람들을 깨우쳐 주어야겠지요. 이 또한 민주 시민의 역할이겠지요.

아무튼, 문제의 근원적 원인은 국민들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지요. 무엇보다도 선거에서 친일 독재, 부정부패 기득권자들, 그리고 비리행위들과 기타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자들을 뽑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지요. 이들을 뽑아 주는 국민들이 문제인 것이지요. 물론 이들을 비호하고 부역을 하는 법조계와 검찰, 정치인들, 언론인, 재벌 그리고 배운 전문가들이 악질 중에 악질이지만요. 그러나 결국은 국민들이 심판을 해야 하는 것이 민주사회이지요.

우리들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위선적이고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삶을 살 수뿐이 없는 사회 구조이지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을 선택할 때는 상식과 정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밀어주어야 하겠지요. 정의가 바로서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총체적으로 사회가 성숙하게 되겠지요. 정의의 결과물이 민주 자유, 평화이고 애국이니까요. 그래서 박-순실 사건도 따지고 보면 국민들이 만든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요. 뽑아 주어서는 안 되는 여자를 뽑아 주었기 때문이지요.

2017년 입춘일인 2월 4일 00시 33분부터 닭띠 해가 되네요. 지금 조류 독감 때문에 무수한 닭들이 살처분되고 있지요. 슬프고도 슬픈 일이네요. 예로부터 “닭은 여명(黎明)과 축귀(逐鬼)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새로,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새벽이 오고 어둠이 끝나며, 밤을 지배하던 마귀나 유령이 물러간다.”고 하네요. 여명의 닭울음은 상서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것이라는데요. 토종 장닭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어둠이 걷히고 밝고 희망찬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보아야겠네요.

조선시대 의승(義僧)이신 서산 대사께서 닭울음소리를 듣고 깨달으셨다고 하지요. 2017년 새해는 세월호 참사와 박-순실 사건으로 대표되는 이 나라의 구악과 폐습을 장닭의 울음으로 깨어나서 물리치고 <촛불 시민혁명>을 제도적으로 구현할 것을 다짐해야겠지요.

 

髮白非心白(발백비심백) 머리카락은 희어져도 마음은 세지 않는다고

古人曾漏泄(고인증누설) 옛사람이 일찍이 말했다네.

今聽一聲鷄(금청일성계) 닭 울음 한 소리 이제 듣고

丈夫能事畢(장부능사필) 장부의 할 일 다 마쳤도다! -서산대사-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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