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도(진리, 법) 공부의 두 영역인 이법과 심법에 대해 소개해 왔지요. 이 공부에 뜻 깊게 접근하려면 그 수단과 방편으로서 한자를 알아야 하지요. <주역> <우주 변화의 원리>를 비롯하여 동양 고전 공부의 대장정에 오르려면 한자에 대한 기본 이해가 꼭 필요하지요. 중국에 두 개의 불가사의가 있는데 하나는 ‘만리장성’이고 다른 하나는 ‘한자’라 하지요. 글자가 불가사의(不可思議)라니요? 그러하네요.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가 담겨 있고, 지금도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언어는 존재의 집(하이데거)’이라는 말이 있지요. 또한 같은 맥락으로 사람의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라고도 하지요. 그 존재의 집인 언어를 해체하면 인간 삶의 파편들이 드러나겠지요. 인간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사회상 그리고 우주 천지자연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나타나겠지요. 따라서 한 민족의 사상 철학, 모든 문화 양태가 언어문자 속에 전해 오겠지요. 한 마디로 옛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든 학문은 과학적 방법으로 정립이 되고, 그 과학은 철학이 바탕이 되고, 그 철학은 언어 철학에서 시작하는 것이라지요. 대학의 학문이 인문, 사회, 자연 과학 대학으로 분류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대학의 박사들을 ‘철학박사(Ph.D.)’라고 호칭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이겠지요.

한자는 그림문자(象形文字)로 시작하여 뜻글자로서 변천을 거듭하여 왔다지요.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 전문(篆文),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가 그 기본 서체의 유형이라지요. 서도(서예)를 하는 사람들은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5체를 써 보아야 한다지요. 뜻글자인 한자를 공부해 보면 인간들의 심원한 사유의 깊이와 넓이를 느낄 수 있지요.

한글은 소리글자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들이 한자를 함께 쓰고 있는 것이지요. 사람 이름(人名), 땅 이름(地名) 등등에 두루두루 사용하고 있지요. 우리말 사전을 보면 대부분 한자어가 등장하지요. 또한 한자는 우리 조상들인 동이족의 유산이라고 하지요. 언어의 생명은 뜻과 소리가 함께 작동해야 하므로 한자와 한글을 막힘없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 되겠지요. 동양은 한자 문화권에 있고, 우리는 무엇보다도 중국, 일본과 경쟁을 하려면 한자를 잘 알아야지요.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민족경서를 읽지 못 했지요. 민족 텍스트가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모르기 때문에 멀어져 있지요. 그런데 늦어도 인생 40부터는 경서를 하루에 한 줄이라도 읽으며 생활을 해야 한다지요. 성현들 말씀이지요. 우리들은 한국인의 경전 <환단고기(桓檀古記)>와 그 안에 있는 ‘천부경(天符經)’을 보아야 하겠지요. 그리고 노자, 장자, 4서 3경, 반야심경, 금강경 등등. 나이 들면서 서양 고전도 좋지만 동양 유불선 3교의 경서를 두루 공부해야지요. 이 경전들을 보려면 한자와 한문에 대한 기본 양식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먼저 한자 어원과 짜임(구성원리)을 살펴보고 부수 214자를 소개하려 하지요. 그러면 3,000자 정도가 보이지요. 그리고 여기에서 안내하는 방법으로 천자문을 공부해 보면 한자 1만자 정도가 보이지요. 생활에 필요한 정도만 알면 될 것이지 어려운 한자를 그렇게 많이 알아서 무엇하나? 항상 우리들은 사회악이 된 고정관념에서 살고 있다 보니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외국어를 다양하게 알면 그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와 그 민족의 문화에 대해 열려 있게 되지요. 그렇듯이 한자를 많이 알면 우주 삼라만상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와 안목, 창조적 상상력이 생겨나겠지요.

그래서 한자 1,000자, 2,000자, 3,000자를 암기하는 것도 좋지만 이치를 알아보면서 공부하면 매우 유익하지요. 암기 위주의 한자 공부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물고기 먹는 것에 비유한다면, 우리가 하려는 공부는 달을 보는 것이고, 물고기 잡는 법을 공부하는 것에 해당하지요. 한자의 원리와 이치를 공부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한자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결되겠지요.

현재 중국에는 간화자(간자체)를 생활에 사용하고 있지요. 그런데 원시적 상형문자를 그려가면서 공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지 않은가? 라고 질문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중국 사람들이 실생활에 사용하는 간자를 아는 것도 꼭 필요하지요.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공부는 평생을 두고 고전을 읽고 자기 수양을 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갑골문, 금문, 전문을 그려봄으로써 그 시대 사람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지요. 또한 우주 삼라만상과 어떻게 교감을 했는지 알 수도 있지요. 그러면 옛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적 자연적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너무나 철학적이고 감동적인 공부가 되는 것이지요.

 

한자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1. 결승 문자(結繩文字). 쐐기 문자 2. 갑골 문자(甲骨文字) 3. 금석 문자(金石文字) 4. 전서(篆書) 5. 예서(隸書) 6. 해서(楷書) 7. 행서(行書) 8. 초서(草書) 등의 변화가 있어왔다지요.

그리고 한자 자형字型으로는

1. 갑골문甲骨文, 2. 금문金文 또는 명문銘文, 3. 도문陶文, 4.,석각石刻, 5.,간독簡牘, 6.,새인문璽印文-도장문자, 7.,화폐貨幣, 8.,백서帛書, 9.,맹서盟誓, 10. 죽간竹簡, 한나라 죽간漢簡, 11.,한간汗簡, 12. <설문해자>의 소전체小篆體, 13. 이체자異體字 - 혹체惑體. 주문籒文. 고문古文. 속체俗體. 신부자新附字 등이 있다네요.

 

<한자의 어원(語源)>

한자漢字를 이해하는 지름길은 어원의 이해에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중국의 경우, 춘추 전국시대(BC722 ~ BC221) 때부터 이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지요. 기원전 6~7세기를 살았던 초나라 장왕莊王은 무武자에 뜻을 두고 창 과戈 그칠 지止, ‘전쟁을 그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력’이라고 글자의 의미를 구조적으로 해석했다고 하지요.

이를 이어 한漢나라 때가 되면 유가 경전의 복원과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설문해자說文解字>라는 인류 최초의 위대한 한자 어원사전이 만들어졌다지요. 동한東漢의 허신(許愼 58?~147?)에 의해 서기 100년경에 만들어진 이 책은 당시의 모든 글자라 할 9,353자를 대상으로 진나라 때의 표준 서체인 소전(小篆)체에 근거해 해당 글자의 구조, 원래 의미, 파생 의미, 이체자(異體字) 등을 일일이 밝혀 놓았다고 하네요.

▲ 거북이 등에 새겨진 갑골문자(사진 출처 : 다음 백과사전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63XX18700007)

1) 갑골문甲骨文

중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이른 문자는 갑골문이라지요. 갑골문은 거북의 등껍데기나 짐승의 뼈에 새긴 문자(龜甲獸骨文)로 주로 상商나라때 쓰였다네요. 상나라의 갑골문은 1899년 청清 나라 학자 왕의영网懿荣에 의해 발견되였다지요. 갑골문이 출토된 지점은 주로 하남 안양이었는데 그곳은 상나라 말기 수도였던 곳이라네요.

갑골문이 발견되기 이전 하남 안양 소둔小屯의 농민이 이상한 문자가 새겨진 거북의 등껍데기와 짐승의 뼈를 발견하였다네요. 그는 그 위에 새겨진 글자를 못 알아보고 그것을 약재로 여겨 약국에 팔아버렸다지요. 왕의영은 자신이 말라리아에 걸려 하인이 사온 약재 중 이러한 거북의 등껍데기와 짐승의 뼈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시작하였다네요. 그는 거북의 등껍데기 즉 갑골에 새겨진 문자가 3,000여 년 전 상나라의 문자라고 여겼다지요.​

현재까지 하남 안양에서 출토된 글자가 있는 갑골은 모두 10여 만 조각이고 갑골문에서 발견된 단어는 4,500여 개 정도이라네요. 그리고 이미 확인된 글자는 약 1,700여자이고요. 이러한 문자들은 대부분 상나라의 통치자가 占을 치고 제사를 지낼 때의 祭文이거나 간단한 사건을 기록한 것들이라지요.

갑골문은 상형자를 위주로 하고 있는데 필획이 고르고 글자의 형태가 아름답다고 하네요. 이는 갑골문이 이미 상당히 오랜 시간의 발전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지요. 갑골문은 중국에서 가장 이른 성숙한 한자의 기원을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된다지요.

한동안 사람들은 상나라 시대의 갑골문이 중국에서 가장 이른 문자로 여겼다네요. 그러나 1980년대 또 서안 외곽에서 소량의 글자가 새겨진 갑골이 출토되었다지요. 고고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이 갑골문들은 상나라 때의 갑골문보다 더 이른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것이라는 게 증명되었다고 하네요.

2) 금석문金石文

중국 주나라 때 쓰던 글자로 주로 돌(石)이나 비석(碑石), 그릇, 종(鐘)같은 것에 새겨져 있는 글자를 금문(金文) 또는 금석문(金石文).

3) 전문篆文

金石文字가 다시 발전한 서체書體로 周나라 선왕 때 태사太史 주籒가 만들었다는 대전大篆과 진시황 때 이사李斯가 대전을 다시 간략하게 변형시켜 만든 소전小篆이 있다네요. 대전大篆을 주籒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하여 주문籒文이라고도 함.

4) 예서隸書

진(秦)나라 때 전서의 번잡함을 다시 간략하게 변화시켜 노예나 천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든 글씨체.

5) 해서楷書

예서에서 다시 쉽게 발전된 것으로 정자(正字)로 쓴 글씨체.

6) 행서行書

정자체에 반해 좀 더 빨리 씀으로 변한 서체로 반흘림체.

7)초 서草書

행서체를 더 빨리 써서 발전된 서체로 완전흘림체.

 

▲ 부수 일람표

<글자 뜻(字意)>

1) 한 일 - 가로의 한 획으로 수의 하나. 수의 첫째인 데서 ‘처음. 근본’의 뜻. 둘 이상의 것이 아닌 하나의 뜻에서 ‘같다. 오로지’의 뜻. 둘 이상으로 나뉘지 않고 합쳐져 있는 전체의 뜻을 나타냄.

2) 뚫을 곤 - 세로의 한 획 으로 상하로 통하는 뜻. 독립된 문자로 쓰이는 예는 없음. 문자 정리상 부수로 친다.

3) 불똥 주 - 멈추는 곳에 찍는 표시의 지사. 불타고 있어 움직이지 않는 불꽃 모양을 본뜬 상형.

4) 삐칠 별 - 오른 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구부려 그은 모양을 나타내어 우에서 좌로 굽혀 삐치는 모양을 보임. 부수로 세워지며 독립한 문자로 쓰인 예는 없음, 서법에서 붓을 왼쪽으로 삐치는 것을 별(撇)이라고 함.

5) 새 을 - 갈지자형의 모양을 본떠 사물이 원활히 나아가지 않는 상태를 나타냄. 가차하여 천간(天干)의 둘째로 쓰임.

6) 갈고리 궐 - 갈고리를 본 뜬 모양. 문자의 구성 요소로는 되지만 단독으로 쓰인 예는 없음.

7) 두 이 - 두 개의 가로획으로 둘의 뜻. 금전상의 액수 기재에서 고침을 막기 위해 갖은 자 貳로 씀.

8) 머리 부분 두 - 자원 자해 미상. 문자의 필요에서 부수로 오른 문자로, 본래 음도 뜻도 없었으나 이것이 문자의 머리가 되므로 편의적으로 두 頭라 읽게 됨. 우리나라에서는 ‘돼지해 밑’이라 불림.

9) 사람 인 - 옆에서 본 사람을 본 뜬 모양으로 사람의 뜻. 부수로 세워지며 ‘人 亻’을 의부(意符)로 하여 사람의 성질이나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글자를 이룸.

10) 걷는 사람 인 - 우뚝 선 사람을 상형한 글자. 글자의 아래 부위에 쓰이며 많은 경우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에 쓰임. 문자 정리 상 부수가 됨.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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