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세째주 토요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평화를 춤추자!>

매주 셋째 토요일 2시, 광화문 광장에서 들리는 꽹과리 소리의 정체는?

-골프 스윙 연습하며 지나치던 리퍼트-

미국은 핵폭탄을 투하했던 일본과 몇 년 뒤에 손을 잡았다. 그런데 한반도의 남과 북은 3년을 싸우고 지금까지 70년을 증오하고 있다. 복지를 말해도 좌빨, 평화를 말해도 용공, 양성평등을 외쳐도 빨갱이, 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말해도 종북이라 내모는 대한민국의 분단마피아들. 그들은 수조 위에 떠 있는 굳기름처럼 대한민국에 산소공급을 차단해왔다.

2015년 5월 24일 유니온 신학교의 현경교수가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노벨평화상을 받은 리마보위 등 30여명의 여성들을 조직하여 북에서 남으로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하는 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를 실행에 옮겼다. 비록 남측의 비협조로 개성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그 계획은 분단이후 여성들이 기획한 최고의 정치적 사건이었다.

나는 바로 다음 달인 6.25부터 평화어머니를 조직해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일주일에 이틀, 화목시위를 시작했다. 일인시위를 하는 동안 리퍼트 대사와 몇 차례 맞닥뜨렸다. 그 때마다 “PEACE TREATY NOW!(평화협정 하라)”를 외쳤다. 얼마 전에도 경호원에 둘러싸인 그가 지날 때 여지없이 같은 소리를 외쳤다. 그는 예전처럼 곁눈도 주지 않았다. 건널목을 건너가면서도 시종일관 골프스윙 동작을 반복했다. 일주일 뒤 리프트는 이임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훔쳤다. 악어의 눈물처럼 보였다. 그래, 이 땅의 평화는 우리 손으로 일굴 거다!

화목 1인 시위와 더불어 2016년 6.25일부터는 문화미래 이프, 평화여성회 등과 함께 매월 25일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플래시몹 <평화를 춤추자!>도 시작했다. 음악은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세계 여성의 연대를 꾀하는 One Billion Rising과 송소희의 통일아리랑을 택했다.

새해 들어서는 매월 셋째 토요일 2시로 시간을 못 박았다. 1월 18일 날씨가 매서웠다. 양력설과 음력설의 중간에 있으니 한복을 입어보자는 회원의 제안에 마침 한복동호회 회원이 빌려준 한복을 입었다.

요즘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주장하는 분단마피아들도 거리에 나타났다. 분단이 길러낸 노예들이다. 숙련되지 않은 꽹과리 소리지만 우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들이 굳기름이 되어 차단하고 있는 평화, 우애, 협력, 사랑, 상생의 기운을 불러들인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정보의 입력이 쉽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추는 동작이 세련되고 예쁠 리 없지만 광화문에 나와 꽹과리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이 언니들이 내 눈에는 나라를 구하고 세상을 구할 사람들로 보인다. 그녀들에게 한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이동구 에디터

고은광순 주주통신원  koeunk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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