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신에 대해서나 자식에 대해서 “무엇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걸 완곡하게 돌려서는 짐짓 “세상에 크게 쓰임받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종교지도자들은 그 틈새를 파고든다. “너는 특별한 사람”으로 창조되었다고 부추긴다. 그 능력을 다 발견하지 못한 채 게으르게 사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면서 말이다.

심지어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젊은이들조차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성공하지 못하면, 유명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도리질을 친다. 그것은 아마도 미디어와 물신주의라는 사이비 종교가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하다. 조물주는 모두를 똑같이 여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도 특별대우란 없다. 그런 정신이 민주주의 공화국의 헌법에 담겨져 있다. 민주주의 공화국에서는 세금 많이 낸다고 대주주 노릇 할 수가 없다. 모두에게 똑같은 권리가 주어져 있다. 물론 개개인의 정당한 노력의 결과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을 차별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 모두가 소중하다. 하나만 있어서는 안된다. 함께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노자는 이야기한다. 하늘과 땅과 성인은 모두 어질지 않아서 사람들을 지푸라기 허수아비 취급을 한다고. 어렸을 땐 그 말이 인간을 모독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특별한 나를 강조하고, 특별한 나의 특별한 소비, 특별한 대우와 특별한 생활을 조장하는 자본주의의 그 모든 것들이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더 가지게 되면 누군가는 빼앗기는 구조이니 더더욱. 무엇인가 높게 되려고 힘쓰는 사람들 때문에 누군가는 짓밟히는 구조이니 더더욱. 김기춘이나 우병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쏙쏙 될 이야기다.

결국 하늘의 뜻에 의하면 특별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든 생명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 부모 잘난 것도 능력이라던 정유라 씨는 부모 잘못 만난 탓에 20살 나이에 중졸 범죄자로 추락한다. 끔찍한 독재자의 자녀였던 박근혜 씨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태. 최순실 말마따나 “아직도 자기가 공주인 줄 아는 것”이 그의 문제다.

 

老子 5 章

 

天地不仁,

조물주가 너를 특별히 사랑한다고?

以萬物爲芻狗;

아니지. 조물주는 만물을 똑같이 대할 뿐.

聖人不仁,

성인들도 마찬가지야

以百姓爲芻狗.

뭇 사람들을 차별없이 똑같이 대하지

 

天地之間, 其猶槖籥乎!

그런 허튼 생각말고 귀를 기울여 봐.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피리 소리, 풀무질 소리!

虛而不屈, 動而愈出.

비어 있지만 쭈그러 들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와.

그 세찬 입김에 쇠가 녹고 뭇 연장들이 만들어지지

 

多言數窮, 不如守中.

많이 말하면 자주 막히는 법이야.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지.

내게만 특별한 복을 내려달라고,

나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런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 할래?

 

* 원문 번역은 여러 번역본을 참고하면서도 원문이 주는 의미와 이미지에 충실하려 애쓰면서 조정미 나름대로 한 것입니다.

도덕경’은 기원전 4세기경 중국 도가철학의 시조인 노자(老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책이다. 약 5,000언(言), 81장으로 되어 있으며, 상편 37장의 내용을 '도경(道經)', 하편 44장의 내용을 '덕경(德經)'이라고 한다. ‘도덕경’의 사상은 한마디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이라고 한다. 무위(無爲)는 ‘도는 언제나 무위이지만 하지 않는 일이 없다(道常無爲而無不爲).’의 무위이고, 자연(自然)은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天法道道法自然).’의 자연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도덕경’의 사상은 모든 거짓됨과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려는 사상이다. [편집자 주]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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