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능선에는 팥배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몇 년 전 팥배나무 꽃을 처음보고 팥배나무란 이름을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다. 꽃은 배꽃을 닮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익어 가는데 정말 팥처럼 생긴 것이 나왔다. 크기나 색깔이 거의 팥과 같았다. 그러다가 빨갛게 익어갔다.
팥배나무는 하얗게 뒤덮는 꽃도 예쁘고, 빨갛게 조롱조롱 매달리는 열매도 볼 만하며, 노랗게 물드는 단풍까지 멋지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꽃봉오리를 매단 팥배나무가 많다.
계곡에는 아직 봄바람 휘날리면 흩날리는 벚꽃 잎이 참 많다.
올 봄 여의도서 못 한 벚꽃놀이를 산에서 한다. 떨어진 벚꽃 잎이 산길이며 계곡 물위도 온통 뒤덮었다.
꽃길을 걷는다.
큰 산벚나무는 쓰러진 채로 벚꽃을 피웠다.
양지바른 곳에서 일찍 피었던 산벚나무에는 벌써 버찌가 매달렸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병꽃나무에도 예쁜 꽃이 피었다.
진달래꽃 지고 난 산 길을 철쭉이 장식하고 있다.
각시붓꽃도 수줍게 피어 있다.
복사꽃도 화사하다.
천남성도 피었다.
앙증맞은 꽃을 매단 족도리풀이 많이 눈에 띈다.
산괴불주머니도 노란 꽃이 한창이다.
고깔제비꽃이 옹기종기 모여 피었다.
정상부근 진달래는 이제야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박쥐나무 새잎은 아가 손같이 귀엽다.
신록으로 꾸며지는 관악문이 싱그럽다.
이 꽃 저 꽃 찾아다니느라 호박벌들도 바쁘다.
아무르장지뱀은 숨느라 바쁘다.
제비나비는 강남에서 날아오는 제비를 닮아 강남제비족만큼이나 멋지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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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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