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바닷가 휴휴암에는 재벌그룹이 쳐둔 철조망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눈쌀을 찌프리게해

때 : 2017년 9월08일 12시00 ~13시: 00분

장소 : 강원도 양양군 휴휴암(休休庵)

누가 : 해인사 미타원 신도들 100명

무엇 : 3사 순례 休休庵에 들러 눈쌀을 찌푸리다

우리 방생법회 참여 회원일동이 휴휴암에 들러서 휴휴암에서 해수관음상쪽으로 가려는데 마당에 해당하는 부분에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 철조망에는 이 철조망이 생기게 된 이유와 그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이런 문제가 생겨서 좀 더 정리를 하지 못하고 해수관음상 주변 정리도 못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첫번째 현수막에는

[동부그룹 김준기 사장 간부직원들이 수차례 찾아와서 휴휴암을 매입하려고 온갖수작을 부렸으나 사찰을 매입하기가 어려워지자, 측량을 하여 땅 생긴 모양대로 팬스를 둘러막아 놓았습니다.

불편을 주고 애를 먹이다보면 휴휴암 전체를 동부그룹이 매입할 것으로 착각을 하는데 아무리 애를 먹여도 휴휴암을 사고 팔 수가 없다.

사찰을 매입하여 이곳을 개발하면 인근바닷가 X비치처럼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야심 때문에 휴휴암 심장부를 둘러막아 악랄한 짓을 하는데 좋은 생각과 올바른 행동으로 돈을 벌어야 되지 않겠느냐!]

* 동부금융, 동부자동차보험, 동부증권, 동부화재보험, 동부운전자보험 등 동부그룹 모든 상품을 불매운동 합시다. 신도회 고문 합장.

라고 동부그룹의 매입의도를 비난하는 것이었다.

▲ 현수막 1

암자에서 오른쪽에 있는 제법 큰 건물이 을씨년스럽게 서있었다. 아마도 요사채 같은 건물의 앞을 지나서 해수관음상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 있을 것 같아서 그 쪽으로 가보려고 하였으니 철조망으로 둘러막혀있어 갈 수가 없었다.

‘이 철조망이 없었으면 바로 이렇게 직선으로 가면 되는데, 빙 둘러서 걸어가야 하니 원 이게 무슨 짓이람.’ 속으로 궁시렁거리자 아내도

“사람이 다니는 길을 막으면 벌 받는 것인데, 어떤 못된 사람이 이렇게 절간 앞을 가로막았어? 천벌을 받을 사람들이네.....”하며 이런 짓을 한 사람들에게 욕을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빙 돌아서 관음상이 있는 동남쪽 방향의 바닷가 언덕으로 찾아갔다.

▲ 현수막 2

아직 관음상 곁의 산비탈은 정리가 안 된 채로 절개면이 그대로 노출 되어 있었고, 주변의 정리도 아직은 조금 엉성하였다. 절을 아직도 조성중인 셈이다. 이제 겨우 10년 안팎된 절이라면 아직 건설중인 암자라고 하여야 옳을 것이다. 관음상의 앞마당에는 조그만 관리동이 있는데 여기에 약간의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대도 있고 초며 제수용품과 식음료 정도를 팔고 있었다. 그 곁에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작은 정자가 있어서 잠시 쉴까 하고 다가가 보았더니, 5,6명의 양복 입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무엇인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슨 회의가 열리는 것 같아서 방해가 될까보아 접근을 하지 않기로 하였다. 지나면서 얼핏 들으니

“동부건설에서는.......” 하는 것이 이 절과 다툼이 있는 동부 건설과의 다툼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비켜서기로 하였다.

[이집은 마을 원주민이 65년 전부터 살았고, 민박을 운영하던 집을 휴휴암에서 매입하여 밥 먹는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휴휴암 일대를 개발하려고 하였으나 개발을 하는데 어려워지자 수도 없이 고발을 하고 힘들게 하더니 사찰을 몰아내기 위해 농지원상 복구를 구실삼아 무단점유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동부그룹직원들이 토지사용료를 받아가다가 지금은 용료를 받아가지 않으면서 무단 점유했다고 하는데 맞지 않습니다.]

동부금융, 동부증권, 동부화재보험, 동부운전자보험 등 동부그룹 모든 상품을 불매운동 합시다. 신도회 고문 합장.

그런데 아마도 이런 사태에 대하여 의논을 하고 있는 모양이어서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현수막도 있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이라고 둘러막아 놓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동부금융, 동부증권, 동부화재보험, 동부운전자보험 등 동부그룹 모든 상품을 불매운동 합시다. 신도회 고문 합장.

또 다른 현수막에는 내가 사진을 잘못 찍어 가려져 버렸는데,

000종합보험을 개발하여 전국 ****위의 김준기 회장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동부금융, 동부증권, 동부화재보험, 동부운전자보험 등 동부그룹 모든 상품을 불매운동 합시다. 신도회 고문 합장.

이런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이야기까지 적힌 현수막이 4개나 걸려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너무 힘들게 하는가보다 싶었다. 솔직하게 이런 현수막을 보면서 누가 보아도 ‘재벌의 횡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서글퍼진다.

속담에 “99가마 가진 사람이 1가마 가진 사람에게 100가마를 채우게 그 한 가마를 달라”고 한다더니 그런 것인가 싶어 동부그룹이라는 재벌이 미워지려고 한다.

‘나는 이 휴휴암의 신도도 아니고, 또 자주 올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돈 많은 재벌이 이까짓 땅 몇 평<약 100평 안팎으로 보였음>을 빼앗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절간의 마당에 철조망을 치다니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 것이다 싶었다.’

“이러니까 재벌들이 욕먹는 거야. 이게 무슨 짓이람.” 나의 투덜거림에 아내도 맞장구를 치면서

“그러니까 돈을 모았겠지만, 돈 있는 사람들이 더 지독하다니까....”하며 씁쓸해 한다.

그렇다면 과연 동부그룹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

[동부건설의 전신은 1969년 1월 설립된 미륭건설이다. 동부그룹의 창업자 김준기 회장이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 재학 중이던 만 24세 때 자본금 2,500만원으로 창업했다. 군 제대 후 선진국 시찰단과 함께 미국과 일본의 발전상을 40일 동안 견학한 뒤 유학을 포기하고 창업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미륭(美隆)이라는 상호에는 ‘아름답게 솟아 오른다’라는 뜻 그대로 꿈과 이상을 갖고 좋은 기업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렇게 젊은 청춘의 아름답고 멋진 꿈은 이제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으로 발전하였고, 더 이상 돈에 목마를 리가 없는 재벌그룹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욕심을 낼만한 일이고 좀 더 기업을 키워보려는 욕심을 가질 수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만큼 덩치를 키웠고, 돈도 벌었으면 자신이 나고 자란 고장을 위해 좀 더 봉사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1944년 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나서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입지전적인 기업인이다. 그런 그가 하필이면 자신의 고향 땅에서 이처럼 주민들의 비난을 받을 일을 벌이고 있다면 조금은 생각을 해보았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그 이후에도 동부그룹은 꾸준히 확장을 하여 대기업군이 되었으며,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다.

[1969년 토목, 건축, 도로포장 면허와 전기공사업 면허 취득. 1970년 연세대 이공대 건물공사 수주. 1973년 해외사업부 신설, 1975년 해외건설업 면허 취득. 1978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 1981년 제1회 건설의 날 금탑산업훈장, 1986년 해외건설 10억불 수출의 탑. 1985년 미륭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 청사 유럽건축가협회 ‘최우수 건축물상’ 수상. 1989년동부건설로 상호변경. 11월 동부엔지니어링(주) 설립.]

[네이버 지식백과] 동부건설 [Dongbu Corporation, 東部建設]

이런 이 고장의 기업이 다른 고장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관광지에 이런 볼썽사나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게 만든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을 하여 볼 일이 아니었을까?

물론 나는 지나가는 객이고 관광객일 뿐이다. 그러나 잠시 들러 가는 사람이지만, 이 고장의 기업인 동부그룹이 하필이면 자기 고향에서 이런 비난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많은 관광객들 앞에 내 고장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을 준 고마운 기업이라는 칭송의 깃발이 내걸렸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싶어서 한마디 하여 본 것이다.

그것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동부그룹이라는 회사의 명예를 살리며, 많은 돈을 들여서 매스컴에 광고를 하는 것보다 더 확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인데 말이다.

편집 : 안지애 부에디터

김선태 주주통신원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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