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의 악행 사건에서 참 교육을 생각한다(축약)' 기고와 'O' 언론사 등 입장의 문제> -  정영훈[참교육권지키기국민모임] 대표                        http://band.us/@chameducationright
 얼마 전 나는 한겨레온에 "최근 학생들의 악행 사건에서 참 교육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린 바 있다.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20) 동시에 필자는 필자가 시민기자로 있는 'O'사 등에도 기고를 했는데, 거기 실리기 좋게, 아래와 같이 축약하여 올렸다.
 "인천의 초등학생 살해 사건의 주범은 고교 중퇴생이고, 공범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수생이었다. 부산 여중생 잔혹한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은 역시 중학생들이고, 강릉 여중생 무차별 폭행범들은 여고생 A양 등 5명이라고 한다. 서울, 경기, 천안 등에서의 학생들의 포악한 행위는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끔찍한 반생명, 반인권, 반교육적인 일이 벌어졌을 때 언론과 여론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학교교육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것이다.
 평소 학생들의 웬만한 잘못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온정적, 허용적이며, 바늘 도둑 소도둑 안 되게 하는 차원의 엄격한 지도를 도리어 문제 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가, 최근처럼 학생들에 의해 너무나 심각한 범죄가 벌어지면, 그때는 또 그것을 학교나 학생 차원의 문제와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범죄가 학교와 학생으로서의 교육문제와는 상관될 수 없는 초월적이거나 예외적 수준의 일로 취급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학교와 교육문제를 치열하게 생각해야 한다. 학생(어린이 포함)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학교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성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도 학교 교육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교육만능주의는 아니지만, 교육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 올바른 민주시민,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통해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훌륭한 사람을 기르는 일이다. 그런데 고학력이 늘어남에도 오히려 사람다운 사람으로는 있을 수 없는 파렴치하거나 잔인한 범죄가 늘어난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겠는가? 과연 지금 학교가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을 그동안 여러 학년과 단계에서 지도했던 많은 선생님들은 과연 그때그때 교육을 철저하게 했다고 볼 수 있는가? 해마다 사람다운 사람, 민주시민, 홍익인간 교육을 잘 받았는데, 갑자기 그들은 범죄자가 되는 것일까? 그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범죄수준은 아니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 남을 해치는 사고나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많은데, 그때 선생님이나 학교가, 학생들로 하여금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철저하고 충분한 지도를 했을까?
  30여년 교단 경험으로 볼 때, 대부분 철저한 '제대로 교육'은 커녕 '적당히 교육'의 형식적 세례를 받았으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수년전 6학년 도덕 교과전담을 할 때, 한 반에 진짜 엄석대같은 독재적 아이가 있었는데, 당시 착하고 마음 약한 담임교사가 2학기가 되도록 지도를 못해, 피해 학생들이 몰래 나에게 하소연을 계속하여 내가 담임교사께 양해를 구하고 철저한 교육방식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 'ㄱ '초에서는 5,6학년 10여명이 중학생들과 연계하여 어린 애들의 돈을 뺏는 등 불량한 행동을 하는데, 교사들이 그 아이들을 친하게 대하면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한 달에 걸쳐 추적하여 그 불량한 행동의 고리를 끊어 놓은 적도 있다. 마을 독서교실의 영향으로, 아이를 식사용으로 잡아먹는 요괴를 미화하고 결혼하여 낳은 자식까지 잡아먹기 좋게 과자를 많이 먹인다는 이야기를 좋은 이야기라고 쓴 아이를 대충 넘기지 않고 부모의 반발을 무릅쓰고 호되게 지도하여 휴머니즘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해마다 한두 번 있었다. 만약 그때그때 지도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이 저절로 좋아졌다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오늘날 교사의 지도 과정에서 과보호적 부모들이 정확하고 철저하게 지도하는 교사를 문제 삼고 공격한다는 것이다. 웬만해서 지도가 안 되는 아이들을 지도하려는 과정에서 언행의 실수라도 좀 있으면 폭력이나 아동학대로 고소한다며 교사를 굴복시키기도 한다.   이제라도 정당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정당한 배움을 잘 배울 수 있는 '참 교육권[敎育權]' 회복 운동을 해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관료 등 모두에 의해 정당한 교육과 그 권리, 권한 및 책임이 추구되어야 하고, 누구에 의해서도 그 정당한 교육의 권리와 책임이 부정되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정당한 교육을 못하게 하는데 악용되는 법령이나 행정조치 등은 시정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미래가 보다 인간적이고 희망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송고한 지 몇날 며칠이 지나 수백 명이 읽었지만, 'O'사에서는 그 글을 정식기사로 채택하지 않았다. 'O'사는 기사클리닉 제도를 두어 정식기사가 되지 않은 글을 시민기자의 요청에 따라 실릴 수 있게 클리닉 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지난 주 수요일, 어떻게 하면 정식기사가 될 수 있는지 클리닉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았다. 나는 오늘날 우리 교육과 사회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메시지가 있는 기사를 좀 더 빠르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마음으로 담당편집인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했다.
  담당편집인의 입장과 의견은 실망스러웠다. 먼저 클리닉에 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나의 클리닉요청문을 보긴 보았는데, 답 하는 것을 잊어버려서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클리닉 요청문들을 보아도, 거의 답이 없었다. 전화 클리닉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는데, 다소간 시민기자의 글이나 클리닉 요청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음으로 그 편집인은 나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악행이 심각하지만, 그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에게만 돌릴 수 없다고 했다. 교육보다는 학생들에게 유해한 사회  환경, 매체 등의 문제가 크다고 했다. 내가, 전적인 책임을 말한 것이 아니라, 교육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입장에서 썼음에도 그 정도의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대부분 학교나 교사들이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편집인은 2012년 초 내가 'O'언론에 올린 비슷한 취지의 글에 대해서도 같은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학교폭력에 의한 학생자살 사건으로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 되어 폭력학생에 대한 처벌이 강조 되는 한편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나는 '학생폭력과 학생인권조례, 그리고 참된 학생지도의 길'(http://bit.ly/wPwbTE)이라는 글을 썼다. 문제학생들에 대한 나의 철저하고 효과적인 지도 사례를 예로 들며, 학생 편향의 학생인권조례 일부 조항으로 교사의 정당한 지도권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학교와 교사의 학생지도에 대한 책임과 권한 강화를 통해, 문제 학생들에 대한 중징계나 사법처리 상황을 예방해야 함을 강조했었다. 그때도 정식기사 채택이 안 되어, 클리닉 신청후 통화하니, 동 편집인이 나의 철저한 지도사례는 무용담 같다, 그런 사례를 근거로 학교와 교사의 학생지도에 대한 책임과 권한 강화를 강조하는 장문의 글을 정식기사로 올릴 수 없다고 했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지도사례를 생략하고 좀 압축된 글을 다시 써 보냈는데, 그것은 다행히 정식기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http://bit.ly/wPwbTE) ]
  나는 편집인에게 다시, 나의 경험을 들어 교육의 책임을 일깨우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편집인은, 내가 심각하게 잘못된 생각을 나타낸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호되게 지도했다'(아이를 식사용으로 잡아먹는 요괴를 미화한 이야기를 쓴 아이를 호되게 지도했다고 쓴 것을 두고 말하는 듯)는 말을 들어 '호되게'가 체벌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물었다. 내가, 체벌은 금지 되었고, 지금 나의 지도에서도 체벌은 없다고 말하니, 남들은 그런 표현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표현을 바꾸면 정식기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아니었다.   학생들의 악행과 관련해서 학교와 교사들이 제대로 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윗글에서 엄석대같은 학생 지도 사례, 5, 6학년학생들이 중학생들과 연계하여 불량한 행동을 하는데 대한 지도 사례를 예로 들어 놓았지만,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의 지도 사례를 물었다.
  그래서 지난 5월 평소 자기 좋을 대로 행동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던 우리반(3학년) 아이가 쉬는 시간에 미끄럼틀에 마구 뛰어 올라가다가 앞에 서 있던 1학년 아이를 보고도 추돌하여 잇몸에 금이 가고 이빨을 부러뜨린 일이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그 아이를 교육적으로 지도하려 하지 않았었던 사례를 이야기했다. 그때 교장, 교감선생님은 그 가해자격인 아이가 제자리에 서 있던 1학년 아이를 보고도 달려서 추돌했는지, 왜 그랬는지 등을 확인하여 남에게 피해가 되는 조심성 없는 아이들의 행동을 지도하라는 등의 입장은 전혀 없었다. 사건의 수습에만 노력하는 한편,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나가놀게 하려면 교사가 임장지도하라는 방침만 내렸었다. 그 가해자격인 어머니도 담임인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 '00이도 놀래고 마음 아파하니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하셔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적인 지도는 안할 수 없습니다'는 답을 보내고, 자세히 알아보았다. 그 아이는 처음에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마음 아파하는 것 같지도 않았으며, 여전히 자기 좋을 대로의 행동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과정에서 그 편집인은, 그 어머니가 보인 반응; 3학년 아이가 놀다가 그런 사고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 그 아이도 놀래고 미안해했을 것이다, 가해자격으로 말하는 것도 지나친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으면 학교 차원에서 조심성 지도를 왜 안하겠느냐, 그 학교에서나 안했겠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학부모이신가 물으니, 6살, 4(?)살 아이가 있다고 하셨다. 아이의 엄마 입장에서 어린 아이를 보호하는 입장을 가지는 건 당연한데, 본인의 자녀가, 불량하거나 조심성 없이 좋을 대로 행동하는 아이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을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그리고 내가 그 아이를 지도한 결과를 말했다. 가해자격인 아이에게, 1학년 아이가 서 있는 것을 보았으면서, 왜 그냥 달렸는지 물었더니, 그 아이는 달리던 자신이 멈추면 자기가 넘어질까봐 그냥 달려 버렸다고 했다. 나는 바로 그 부분; 남에게 피해가 될 것 같은데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피해를 일으킨 점을 지적하여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도하니, 비로소 그 아이의 태도가 좋아지기 시작했었다는 사실을 편집인께 이야기 했다.
  그러자 편집인은, 그럼 그런 지도사례를 지도사례로서 소상히 쓰면 기사가 될 수 있지만, 그런 사례를 들어 교육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기사로 올릴 수 없다고 했다. 최근 악행을 저지른 중고생 등의 성장과정의 교육이 어떠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니, 그럼 그런 걸 취재해서 쓰시라 했다. 할 수만 있으면 내가 직접 그걸 취재해서 쓰면 좋겠지만, 나로서는 그렇게까지는 못하니, 나의 경험을 들어 그런 점(교육적 책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이라도 쓴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편집인은, 자신과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 없고 시간도 없다, 내 윗글은 정식기사로 올릴 수 없다 했다. 나는, 언론이 그렇게 부실한 교육의 심각성을 모르고, 절실하게 그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애써 글을 올려도 정식기사 취급도 안하니, 어떻게 우리 교육과 사회가 각성하고 개선될 수 있겠는가 강변 했다. 그러나 편집인은, 그런 글은 블로그 같은데 올릴 수 있는 것이지, 언론사의 기사로는 안 된다는 결론만 되풀이 했다. 나 역시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이것이 오늘날 교육과 사회의 현실이며, 'O'사 편집인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다수 교사, 학부모들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한 것 같다. 학생 또는 학력 많은 사람들의 범죄가 교육을 받은 사람의 행동이라 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수준의 심각한 양상을 드러내도, 부실한 교육, '적당히 교육'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교육다운 교육, 제대로 된 인간교육이나 민주시민교육, 철저한 교육의 필요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한다. '적당히 교육'의 폐해나 그런 부실한 교육이 아무런 교육적 역할을 못하고, 학교 다닌 이들에 의한 범죄의 양산이 우려된다해도 그건 절대 문제 삼지 않는다.
 그보다, 철저한 교육의 과정에서 행여 교사가, 아무리 학생이 잘못했더라도 학생을 '호되게' 혼내지 않을까, 끈질기게 지도하지 않을까(괴롭힘으로 받아들이면서), 체벌이라도 하지 않을까 경계하고, 여차하면 그걸 문제 삼을 태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본인도 당연히 학생에게 '고통을 가하는'(이것이 법적 금지 규정이고, '체벌' 금지 규정은 따로 없음), 체벌을 반대하고 꾸준한 지도방식을 전제하지만, 꼬리의 문제로 몸통을 죽이려 들거나 본말을 전도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교육의 근본 목적을 상실하고 참 교육을 소홀히 여기는 부실한 '적당히 교육'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대로 교육'으로 모두가 사람다운 사람, 올바른 민주시민, 홍익인간이 되도록 교사, 학생, 학부모, 사회 전체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최소한, 교육을 받은 학생이나 청소년, 성인들이,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수준의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부실한 교육으로 스스로 실패자가 되거나 남에게 피해되는 사람이 되지 않고, 자아실현을 통해 스스로 보람되고 남에게 도움되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뿐 아닐라, 한겨레의 평화와 통일, 나아가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의 절대다수가 되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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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정영훈 주주통신원  jyhkj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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