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라는 것은 민중의 소리라 할 수 있지요. 우리 민족의 노래, 그 민요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도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아리랑〉이겠지요. 아리랑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숨 쉬고 있고 또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 온 노래임에 틀림없지요.

지금까지 약 60여 종, 3,600여 수 이상이 발굴되었다고 하지요. 찌들었던 우리 조상들의 가장 적나라한 흔적, 민족 장편 서사시, 소외되고 핍박받았던 땅덩어리 구석구석에 꼭꼭 숨어 있는 노래가 되겠지요.

이 아리랑은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고려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아리랑이라고 하지요.  

“원동 땅 불술기에 실려서/ 카작스탄 중아시아 러시아/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도/ 우리는 한가족 고려사람/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연해주 지방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된 고려인 음악가들과 국내로 이주한 고려인, ‘세월호 유가족 416합창단’이 구슬픈 <고려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이들의 소망은 정부가 하루속히 ‘고려인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안산(경기)=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

김연갑 <한겨레 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그의 책 <아리랑>에서 아리랑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네요.

‘아리랑은 민족의 힘!’

‘아리랑은 통곡이다!’

‘아리랑은 피다!’

‘아리랑은 분노다!’

‘아리랑은 항변이며, 아리랑은 절규이며, 아리랑은 반란이다. 아니 아리랑은 깃발이다!’

‘아리랑은 소화제다!’

‘아리랑은 차라리 이정표다!’

‘아리랑은 잘 여문 까리다!’

‘아리랑은 슬픈 화냥질이며, 아리랑은 한없는 그리움이다!’

‘이상하게도 아리랑은 이 땅에 있는 것 중 거의 유일한 국산이다. 그래서 아리랑은 곧 흙이다. 그래서 아리랑은 곧 쌀이다!’

‘아리랑은 한복이다!’

‘아리랑은 곧 이 땅의 소리다. 그래서 아리랑은 지하 방송이며, 그래서 아리랑은 참말이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할 때 아리랑은 웃는다.’

‘아리랑은 풍자하고, 아리랑은 힐난하고, 아리랑은 비아냥거린다. 또한 아리랑은 자지러지고, 흐늘거리고, 능청스럽다가 은근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아리랑은 증언할 뿐이다․ 언제나 그 ‘고개’를 넘어가며 증언할 뿐이다. 그것은 아리랑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숱한 왜곡과 수난의 고개를 넘어 오늘도 이 땅의 바람소리처럼 들려오는 것은 바로 그렇게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바로 우리 민족의 힘인 것이다.'

그런데 아리랑의 기원과 전승에 대해서는 카오스 자체이네요.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비 알영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등 20 여개가 넘는 기원설이 있다네요. 한 서린 이 땅은 모두가 아리랑 아닌 것이 없겠지요. 그래서 ‘아리랑’ 글자에 대한 의미(語義)는 더 다양할 수뿐이 없겠네요.

 

1) 후렴설 - 조흥의 구실 - 흥을 돋움

2) 아린설 - 여진어 아린(고향)에서 유래

3) 알랑설 - 총각 처녀

4) 아리다설 - 아린(쓰린) 고개

5) 아라설 - 황해도 고개 이름

6) 아리령설 - 광명의 뜻

7) 알영설 - 전설에 의한 설 - 인명

8) 아랑설 - 전설에 의한 설 - 인명

9) 아리랑설 - 처와 이별을 슬퍼한다는 뜻

10) 아리롱설 - ‘나는 귀가 먹었다’에서 유래

11) 아난이(我難離) - 후렴구로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난다’는 뜻

12) 아리(고원) + 라(고개) - 티벳 소금장수들의 고향 아리랑(아릴라) 지역에서 곡조가 같은 노래를 부름

아무튼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올올이 담아 전승하고 있지요. 우리 민족을 ‘한(恨) 많은 민족’이라 하지요. 고난의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는 말이지요. 수많은 외세의 침탈과 사대 식민지, 외세를 끌어들인 동족 살해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 등등. 발바닥에 밟힌 지렁이를 다시 짓이기는 꼴을 당한 것이지요. 참으로 피눈물로 범벅이 된 참혹함을 당해 왔지요. 그 속에서 민중들의 삶! 어찌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요? 이 피울음의 흔적과 트라우마는 지금도 진행형이지요. 그 한은 개인의 한과 맞물려 신경성 질환 또는 치매가 되기도 하지요.

한편 유대인들 고난의 역사를 보면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지요. 2,000여년의 유랑생활과 2차 세계대전 당시 600 백여만 명이 학살당했다지요. 그 소름 돋치는 홀로코스트의 악몽! 한을 넘어 극한(極恨)의 민족! 그런데 유대인들을 보고 ‘한 많은 민족’이라고 말하지는 않지요. 이 지점에서 우리들은 깊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하지요.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전체보기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