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마라토너가 헝가리를 지나면서 집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예전에 들었던 집시 바이올린 곡이 생각났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Sergei Trofanov) 곡이다.

그는 1961년 구 소비에트연방인 몰도바(Moldova)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몰도바는 강명구선수가 지나가는 나라는 아니다. 강명구 선수는 10월 25일인 오늘 헝가리를 지나 세르비아에 도착한다. 세르비아에서 불가리아를 거쳐 터키로 들어가는데 몰도바는 불가리아 위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다.

세르게이 트로바노프는 뮤지션이었던 아버지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아코디언, 팬플룻, 발라라이카(balalaika) 등과 같은 악기를 접하면서 자랐다. 그가 살던 동네는 집시촌과 가까운 곳이었다. 5살 때 마을 축제에서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는 집시 음악을 듣게 된다. 그는 그 음악에 푹 빠진다. 마침 그 바이올리니스트가 이웃에 살아 그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다. 그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는 그의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이후 러시아 국립 키치네프 음악원에서 공부를 마친다. 러시아 국립 레드 아미 코러스 & 오케스트라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몰도바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를 지낸 후 1991년 캐나다로 이주한다. 1999년 'Gypsy Passion' 앨범을 발표한 이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 첫 내한공연을 했고, 2008년 다시 내한하여 전국 10 곳을 도는 공연도 치렀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외 뮤지션 가운데 한사람인 세르게이 트로바노프 음악은 집시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시 음악은 자유로움에 내재된 허무함, 화려함 속에 숨겨진 쓸쓸함을 갖고 있다. 수백 년 살아온 집시의 삶 같이,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면서 이어지는 그의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있으면 ‘애절하다’라는 한 단어만 떠오른다. 그 선율에서 흐르는 집시의 한이 서린 정서는 우리네 정서와 닮아 한국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나보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의 대표곡은 몰도바(Moldova)다. 몰도바의 전통 음악에 바탕을 둔 여성들을 위한 댄스 음악이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는 1996년 데뷔한 젤렘 (Djelem / Let's Go라는 뜻)이라는 3인조 집시밴드의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했다. 젤렘이 연주한 Dorogi

러시안 집시 탱고인 Dark Eyes

 Dark Eyes가 나오는 1999년 데뷔 앨범 <Gypsy Passion> 전곡

2006년 발매된 집시 바이올린 ‘어라운드 더 월드’ 전곡 동영상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화양연화의 Yumeji's Theme도 나온다.

그가 좋아하는 영화음악을 연주하는 <Cinema Passion>

언제 내놓았는지 모르는 <Québec Passion 1>

<Québec Passion 2>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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