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이름 짓는 규칙이 친척이나 조상들의 이름에서 가져다 쓴다지요. 그 분들이 훌륭한 사람들이었고, 기도와 진리 공부가 생활인 그들에게는 이름 같은 형식적인 것들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본질과 내용을 주요한 가치로 본 것이지요.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진리를 공부하는 민족이었더라면 지금까지 이런 형식적 요소에 목을 매지는 않았겠지요. 본체, 본질이 아니고 그것은 현상, 허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국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씨의 종류는 약 4700여종에 이른다고 하지요. 일본인은 주로 성(姓)이 2글자 이름이 2글자로 성과 이름을 합하면 주로 4글자라 하지요. 우리나라의 성씨(姓氏)가 330여개 정도로 1글자인 반면 일본의 성씨는 10만 여개가 넘는다고 하네요. 세계에서 성씨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결혼을 하게 되면 남녀 모두 자기 성을 쓰는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여자의 성이 남자의 성으로 바뀐다고 하지요. 또한 여자는 남편이 죽거나 이혼을 하게 되면 그 집안의 호적에서 완전히 분리 독립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면 족보와 성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가문의 전통을 따르는 집안에서는 그에 따르면 되겠지요. 그런데 여건이 안 되는 일반인들은 생각을 해보아야겠지요.

우리 민족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우주 광명(환단桓檀)의 민족이지요. 하늘의 광명이 ‘환’이고, 땅의 광명이 ‘단’이라는 것이지요. 천손의 자식들로서 <환단고기桓檀古記>에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告> <참전계경參佺戒經>이라는 민족 경서가 있네요. 대우주와 소우주가 천지인 합일(天地人 合一)하는 민족 사상 철학인데 이 경서를 통해 전 인류에게 홍익인간(弘益人間)하려는 것이지요.

‘<환단고기>는 정사(正史)가 아니고 야사(野史)이다. 신빙성이 없다. 국수적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이다’라는 말들을 하지요. 그런데 우리 민족이 약소국으로 살지 않고 ‘제국’을 형성해 보았더라면 이런 말들이 나오지 않았겠지요. 이런 생각은 사대 식민 노예의식에서 나오는 말들이지요.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환단고기와 천부경>이라는 주제로 소개해 보려 하지요.

우리 조상의 뿌리는 ‘단군학회’나 ‘대종교’,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조상의 뿌리는 환인 7세, 환웅 18세, 단군 47대로 이후 9천 200여년 역사를 지닌 민족이네요. 이상이 우리 대한(大韓) 민족의 사상 철학 이고, 족보이네요. 여기에 더해 개인들의 성씨(姓氏)와 본관 (本貫) 곧 김해 김씨, 밀양 박씨, 전주 이씨 등등 이 정도로 알면 되겠네요.

인류 조상의 뿌리는 하나이고, 우리 대한 민족의 뿌리도 하나이지요. 족보가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 기록하고 전하면 되겠지요. 그리고 구체적인 족보 내력은 집안 내에서 서로 알면 되겠지요. 문밖에까지 나와서 이것을 화제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지요. 요컨대 우리 모두는 한 뿌리라고 생각하면 좋지요. 족보 기록이 없다고 해서 걱정할 것도 없고 자존심 상할 일도 아니지요. 이런 형식적인 요소에 인간의 고귀한 정신과 내면 가치를 종속시켜서는 안 되지요.

장자의 <제물론>에 이럼 말이 있지요.

天地與我同根(천지여아동근) 천지는 나와 더불어 한 뿌리이고
萬物與我一體(만물여아일체)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오늘날에도 성씨와 족보, 나이, 학벌을 신앙적이고 자존감으로 삼아 사는 사람들이 흔히 있지요. 이런 사고방식은 공부를 안 해서 발생하는 유치하고 못난 사람들의 의식 행태들이지요. 아무튼 철학이 빈곤해서 생기는 후진국 현상이기 때문에 바른 진리 공부를 해서 사람이 사는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하겠지요. 앞으로 우리들은 대화의 주제를 시대와 역사, 사상과 철학, 예술과 종교 등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고 생산적이고 영양가 있는 요소들로 삼으면 좋겠네요.

▲ 2만여명을 상대로 ‘종친회’라고 속이고 판매한 가짜 족보. 사진 혜화경찰서 제공.(출처 : 한겨레 신문)

<참고 2> 족보(族譜)

‘족보도 없는 놈’. 한동안 ‘상놈’과 같은 뜻으로 사용된 욕설이다. 요즘도 국립중앙도서관 족보실이나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는 가문의 역사를 온전히 이어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일념으로 ‘잃어버린’ 족보를 찾는 노인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 다수는 “족보가 있었는데 6·25 때 잃어버렸다”는 선친의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족보는 1476년에 간행된 안동 권씨 족보다. 양반 사대부 가문에서 족보 편찬이 일반화한 것은 이로부터 100년이 훨씬 지난 뒤였으니, 족보의 역사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만큼 길지 않다. 게다가 족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양반 사대부보다 그럴 수 없는 상놈(상한, 常漢)과 천민이 훨씬 많았다. ‘족보도 없는 놈’이 대다수이던 시대에는 이 말이 욕이 될 수 없었다.

남의 집안 족보에 자기 이름을 올려 신분을 세탁하는 모록(冒錄)은 조선 후기에도 있었으나, 신분제가 공식 소멸한 뒤에 오히려 흔해졌다. 성(姓)이 없던 천민들은 새 성씨를 만들기보다는 주인집 성을 따르는 쪽을 택했다. 물론 족보에 자기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거액이 필요했다. 염상섭의 소설 <삼대>에서 조의관이 족보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쓴 돈은 3천~4천원에 달했다. 그 무렵 쌀 한 가마니 가격은 10원 정도였다.

일제가 창씨개명을 강요한 뒤, 종이도 부족한 상황에서 족보 발간이 급증했다. 한편에는 사라질 성씨에 관해 마지막 기록이라도 남겨두자는 충정이 있었을 것이지만, 다른 한편에는 막판 떨이로 한몫 챙기려는 심사도 있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족보도 없는 놈’ 처지에서 벗어났다. 신분제가 공식 소멸한 지 50년 만에 인구의 대다수가 신분 세탁에 성공한 것은 세계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 현국 현대의 역동적인 발전을 이끈 것도 신분의 굴레에서 해방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신분제 사회로 되돌아가자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사회의 퇴행은, 의식의 퇴행과 병행하는 법이다. (2016-08-24 / 전우용. 역사학자)

<참고 3> 일본인 성씨(姓氏)

일본은 세계에서 성씨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결혼을 하게 되면 남녀 모두 자기 성을 쓰는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여자의 성이 남자의 성으로 바뀐다.

성과 이름 두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이름은 남녀의 구분이 있어서 일본인끼리는 이름을 들으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대략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일본인의 성은 すずき(스즈키)῀ さとう(사또우)῀たな か(다나까), やまもと(야마모또)῀わたなべ(와타나베)῀こばやし(고바야시) 등이 있다.

일본인은 주로 성(姓)이 2글자 이름이 2글자로 성과 이름을 합하면 주로 4글자이다. 우리나라의 성씨(姓氏)가 330여개 정도로 1글자인 반면 일본의 성씨는 10만 여개가 넘는다. 나가시마(長嶋)는 일본인의 성으로, 이름을 잘 부르지 않고 성을 부른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나가시마씨를 부른다면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다. 이름까지 부르든지 무슨 일을 하는 나가시마씨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상(~さん)이라는 말을 사람의 성, 이름, 직업, 직책 등에 붙여서 상대방에 대한 존경이나 높임을 나타낸다.

일본의 성(姓)중에 가장 많은 것은 佐藤(사또우)다. 일본인들도 오래 전에는 성과 이름을 함께 쓰지 않았다. 큰 상인이나 힘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일반 백성은 성을 갖지 못하도록 하였다가 1875년 (메이지8년) 일반 백성들도 성을 가지도록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성을 지을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지금의 구청이나 시청 같은 곳에 근무하는 행정 사무원들이 지어주곤 했는데 소나무 밑에서 산다고 해서 松下(마쯔시다), 산 입구에 산다고 하여 山口(야마구치), 밭 가운데 산다고 해서 田中(다나카), 숲 속에 살아서 中村(나까무라) 中山(나카야마) 등으로 지었다. 특히, 일본의 천황 가족 중 子(こ)자가 들어간 이름을 지으면 그 이름이 좋고 귀하다고 하여 딸의 이름에 유행처럼 붙인 것이다. 이 영향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40~50대의 어머니들도 자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어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있다. 일본인에게 子(こ)의 어감은 귀하고 소중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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