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어빵 하나에 행복해진 필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이 있다. 붕어빵이다. 어린 시절 간식 중에 으뜸은 붕어빵이었다. 간식거리가 많은 지금도 필자에겐 우선인데, 먹거리가 변변찮은 그 때 그 시절은 말해 무엇 하랴. 허기를 채워주고도 남을 만큼 귀했던 붕어빵. 지금도 인기는 여전하고 풋풋한 추억도 함께 하니 더욱 정겹다.

차디찬 작은 손바닥 위에 올려진 붕어빵은 간식에만 그치지 않았고 손난로이기도 했다. 붕어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먹는 것은 그 다음이다. 길거리 음식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기에 필자는 더욱 좋다. 붕어빵을 옥내에서 판다면 맛이 있을까? 정감과 정취가 없을 것이다. 붕어빵은 찬바람 부는 야외 포장마차에서 구어 팔아야 제 맛이다.

방금 구어 낸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이손 저손 옮겨 가며 호호 불면서 먹는 맛!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겠지만, 가난했던 필자에겐 더 없이 아름다운 추억이다.

▲ 필자 집앞에 있는 붕어빵 포장마차

붕어빵! 반가워

너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와

왜 이렇게 너에게 반했을까?

짝사랑 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래도 괜찮아 난 네가 마냥 좋아

이런 몸태와 맘태를 감출 길 없어

 

너를 만나러 갈 때면 신이 나

만나면 작은 눈은 더 커지고

입안엔 군침이 가득 가득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너

만나고 또 만나도 만나고 싶은 너

 

볼 때마다 만날 때마다 처음인 듯해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입가엔 미소가 절로 피어나고

무겁던 머리도 맑아지고

복잡한 세상사도 잊어버려

난 철부지 먹보인가

속이 더부룩해 많이 먹진 못하지만

 

그래도 좋아, 좋은 걸 어떡해

단정하고 깔끔한 너의 모습

넌 언제 태어났을까?

알 필요는 없지만 궁금키도 해

넌 어찌 그렇게 생겨 먹었느냐?

먹음직스럽고 예쁜 붕어빵

귀엽고 사랑스러워

 

너를 손으로 잡으면

까칠까칠하고 친근한 촉감

입에 넣고 한입 깨 물으면

입안에 가득 퍼지는

향긋하고 고소한 맛

 

파삭 파삭한 껍질을 넘어서면

부드럽고 따뜻한 너의 속살

깨물면 톡 터지면서

혀를 녹이고 목젖을 적시는

달콤한 팥 알갱이 알갱이

▲ 진열대에서 사열준비하는 붕어빵 부대

난 어찌할 바를 몰라

전면엔 웃음이 가득하고

손과 발은 저절로 춤을 춰

너를 만나면 너무 기분 좋아

붕어빵! 너는 나의 행복 비타민!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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