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선거가 끝이 났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신 분들은 국민들에게서 선택을 받으신 분들이다. 선택을 받으신 분들은 선택을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원칙에 벋어난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당락 간에 서로 축하하고 위로하는 풍토가 되었으면 한다. 당선인들은 역사에서 옳고 그름을 배웠으면 한다.

조선조 숙종 때 뛰어난 김유라는 학자는 대제학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김유는 그날 가족들을 모아 놓고 내가 대제학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누구보다 겸손하고 청빈해야 한 자리이니 앞으로는 몸가짐과 행동에 조심해 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 후 아내와 자녀들이 사용하던 비단 옷 등 사치품을 팔아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다섯 가지 반찬을 세 가지로 줄이도록 하고 값싼 삼베옷을 입었다. 그러던 중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어 며느리가 혼수로 해온 비단옷을 입지 않을 수가 없어 외출을 할 때는 속에 비단옷을 입고 겉에는 낡은 삼배 두루마기를 입고 다녔다고 한다. 며느리가 정성으로 지어 온 비단옷을 안 입을 수가 없어서 입었지만 사람이란 좋은 것을 보면 교만해지고 탐하게 된다는 것을, 그러지 않기 위해 몸소 실천하였다.

시대착오적이라 할 수도 있을지 모르만 우리는 그러한 일들을 가까이서 보고 산다. 높아지면 더 높아지려하고 부를 누리게 되면 그 위에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이 우리 사람들이라는 것을 다 알면서도 쉽게 김유처럼 행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살아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유처럼 산다고 하더라도 외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맹자는 이렇게 말을 했다. 활을 만드는 사람과 화살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다르다고. 이 말은 활을 만드는 사람은 내가 만드는 활이 화살을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활을 만드는데,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내가 만든 이 화살이 사람을 죽이지 못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으로 화살을 만든다고 했다.

이 말에서 당선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활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으로 그 일들을 한다면 이 나라는 금세 달라져 감을 느끼면서 살 수가 있을 것이다. 당나라 역사서인 신당서 신라 편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한사람이라도 반대하면 모두 없던 일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화백(和白)회의라고 했다. 그러려면 낭탁(囊橐, 돈이나 물건을 넣도록 만든 자루)을 차고 다녀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 속담에 난득호도(難得糊塗)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똑똑함을 감추고 바보처럼 사는 것은 참 어렵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게 살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하여 아주 밝고 맑은 나라를 만들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세상을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일 것이다.

편집 : 심창식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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