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환단고기>를 말하면 의심을 하지요. 위서(僞書) 논란이 그것이지요. 물론 단순한 역사서로 보면 잘못된 것이 있겠지요. 그러나 <환단고기>는 우리 한민족의 종교서요, 제의서요, 철학서요, 지혜서요, 교훈서요, 수양서요, 역사서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또한 너무 생소해 하고 어려워하지요. 우리의 민족 경서(텍스트)를 어릴 때부터 공부하지 않아서 그러한 것이지요. 어릴 때부터 진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이 들면서 안타까운 일이 한없이 펼쳐지지요.

1. 일생을 선입견, 고정관념, 색안경, 편견 속에서 자기 생각에 속으며 보내게 되고,

2. 그 동안 문맹(文盲)이 있어 왔고, 나이 들면서 젊은이들과 대화 소통의 공감대가 사라지고, 의식의 경직화 화석화가 진행되고,

3. 감각적 형식적인 것에 집착하게 되고, 자식과 돈이 신앙이 되고, 아집이 강해져서 온갖 정신적 폐해를 지니게 된다.

4. 인생살이의 고통과 슬픔을 녹이고 승화시키기 힘들어 한을 품게 되고, 치매 (癡呆)로 전이 될 수 있다.

5. 그 결과, 절대 고독이 아닌 스스로의 외로운 고독을 맞이하면서, 대부분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불안에 얽매어 고통으로 노년을 보내게 된다.

이상은 우리가 유대인들의 진리 공부와 그들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지요. 흔히 유대인 교육의 우수성을 말하지요. 그들은 어릴 때부터 <구약>과 <탈무드>를 지니고 진리 공부를 한다고 하지요. 그들에게 ‘기도한다’는 말은 ‘공부한다’는 말이라지요(연재물 55회). 우리에게 이런 정신적 빈곤 현상은 오늘날 노령화 된 현실을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점점 사회문제로 부상해서 심화되겠지요.

한 조직과 집단, 사회와 국가가 무질서하고 혼란에 허덕이는 것은 주체가 무너지고, 역사가 뒤틀리고, 철학이 부재한 데 기인하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주체, 역사, 철학이 그 국가의 반석이며 문제의 진원지며 단초가 되는 것이지요. 이 세 가지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비록 우리 현실이 갈등 구조일지라도 주체와 역사를 견지하고, 철학적 마인드를 지니면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우리 현실이 분단과 종교 백화점이 되어 끊임없이 혼란과 반목이 자행되고 있어도 당당히 살아낼 수 있다는 말이지요.

수입호굴 불황신이가생(雖入虎窟 不慌神而可生).

-비록 호랑이 굴에 들어갔어도 정신을 잃지 않으면 살 수 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精神)을 한 곳으로 하면, 무슨 일인들 이루어지지 않으랴!

정신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글귀이네요. ‘주체, 역사, 철학이 밥 먹여 주느냐?’는 말이 떠돌지요. 정신의 중요성보다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당연한 말씀이지요. 그런데 이런 말이 횡행하는 풍토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하겠지요. 약육강식, 각자도생의 슬픈 현실이 반복되고, 또한 감당해야 하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우선순위가 된다면 의식의 후진성 굴레에서 허덕이게 되는 것이지요.

각설하고, 각 개인의 신앙 종교 생활은 인연 따라 하면 되지요. 교회, 성당, 절...어디에고 다니면서 개인의 신앙생활을 하면 되겠지요. 다만 민족 경전인 <환단고기> 속의 3대 경전이라고 하는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이라도 공부하면서 한국인의 삶을 영위해야 하지요. 한국인으로서 얼빠진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정신의 김치, 고추장, 간장, 된장을 먹지 않으면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되지요. 지금 우리 현실의 모습이지요.

우리나라는 이미 단군시대부터 우주사상을 전하는 신교(神敎)의 3대 경전이 있었다고 하지요. 그것이 <환단고기>에 실려 있는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誥), 참전계경(參佺戒經)이라 하네요.

1. <천부경>은 신교 우주관의 정수를 기록한 경전이고,

2. <삼일신고>는 신교의 신관이 집약된 경전이며,

3. <참전계경>은 신교의 인간관을 담은 경전이라 하네요. 

이 때 ‘신교(神敎)’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천주교라는 용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말이지요. 반복되는 말이지만 어릴 때부터 우리 공부를 안 해서 그러한 것이지요. 이런 교주가 있는 심법(心法)의 종교와는 다른 영역 곧 우주 천지자연의 이치인 ‘이법(理法)의 우주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단군세기>의 이신시교(以神施敎)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푼다- 라는 구절에서 밝히고 있네요. 문자 그대로 ‘신의 가르침’을 뜻하고, 구체적으로는 ‘신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지요. 신교는 풍류(風流)라고 불리었지요. 풍류에서 ‘풍風’은 바람과 같은 존재로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신령스러운 존재인 ‘신神’을 상징하지요. 풍류는 ‘신의 조화의 도’, 신바람의 도‘를 뜻하는, 신교의 다른 말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일본에서 신도 신사 신앙은 우리 민족의 ’신도 문화 사상‘을 그대로 답습(踏襲)한 것이지요.

▲ 최치원 영정,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신라의 지성 최치원은 풍류의 정체를 ‘유불선 삼교를 다 포함한, 예로부터 내려오는 신령스러운 도’라고 밝힌 바가 있지요(國有玄妙之道, 曰 風流). 그래서 동방의 한민족은 유불선이 출현하기 이전에 벌써 신교(풍류)라는 고유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신교는 그 사상이 심오하고 원대하여 나중에 등장한 유불선과 기독교의 기본 사상을 이미 다 포함하고 있었다지요. 그래서 신교를 ‘뭇 종교의 조상이며, 모태가 되는 뿌리 진리’라고 밝히고 있지요.

여기에서 말하는 신(神)이라 함은 <애국가 1절>에 나오는 ‘하느님’을 생각하면 되지요. 하느님을 ‘하늘님, 상제님(上帝), 삼신(三神)’이라고도 부르지요. 삼신은 3위 일체의 개념에 따라 조화신, 교화신, 치화신을 말하네요(연재물 69). 하느님이란, 우주의 3대 정신을 활연관통(豁然貫通)한 역사의 창조자이며, 민족과 인류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애국가-

요컨대, <환단고기>의 주제를 몇 가지로 압축할 때, 그 핵심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신교(神敎)라지요. 그래서 신교를 제대로 알 때 <환단고기>가 전하는 한민족과 인류의 상고 역사와 문화를 바르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참고서적>

국조 단군(단군정신 선양회) / 천부경과 단군사화(김동춘. 가나출판) / 천부경(이찬구. 상생출판) / 환단고기(안경전. 상생출판)

 

<참고자료 1> 환단고기

<桓檀古記> 범례에 의하면 평안북도 선천 출신의 계연수가 1911년에 <삼성기(三聖紀)> <단군세기(檀君世紀)> <북부여기(北夫餘紀)> <태백일사(太白逸史)> 등 각기 다른 4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다음 이기(李沂)의 감수를 받고 묘향산 단굴암에서 필사한 뒤 인쇄했다고 한다.

그런데 편저자인 계연수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1920년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 계연수는 다음 경신년(1980)에 <환단고기>를 세상에 공개하라는 말을 제자인 이유립(李裕岦)에게 남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환단고기>는 1979년 수십 부가 영인된 뒤 1982년 일본인 가시마(鹿島昇)가 일역(日譯)하고 원문을 게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세간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4권의 기존 책을 하나로 묶어 탄생시켰다는 <환단고기>는 다음과 같은 내용과 체재를 지니고 있다.

<삼성기>는 본디 안함로(安含老)가 지은 것과 원동중(元董仲)이 지은 두 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이 중 계연수 집안에 소장되어 있던 안함로 저작의 <삼성기>를 상편으로, 태천의 진사 백관묵(白寬默)으로부터 얻은 원동중의 <삼성기>를 하편으로 하여 <삼성기전>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1457년(세조 3) 세조가 팔도관찰사에 수압령을 내렸던 책들 가운데 그 이름이 등장한 바 있는 <삼성기>는 한국민족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단군조선의 건국과 그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삼성은 환인(桓因), 환웅(桓雄), 단군(檀君)을 가리킨다.

<단군세기>는 고려 말에 수문하시중(守門下侍中)을 지낸 이암(李嵒)이 1363년 관직에서 은퇴하여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도 계연수가 백관묵으로부터 얻었다고 하는데, 47대 1096년에 걸친 단군조선의 편년사가 펼쳐져 있다. 아울러 여기에는 그 역대 왕명과 재위기간, 치적 등도 서술되어 있다.

<북부여기>는 복애거사(伏崖居士) 범장(范樟)이 저술한 것으로 본디 <단군세기 합편>으로 전해지고 있었는데 삭주의 이형식의 집에서 얻었다고 한다. <단군세기 합편> 가운데 <단군세기>는 백관묵의 소장본과 글자 한 자의 차이도 없이 일치했다고 한다.

<태백일사>는 <단군세기>를 저술한 이암의 현손인 이맥(李陌)이 편찬하였다고 하는데, 계연수의 스승인 이기가 소장했다고 한다.

이 책은 우주의 생성을 주로 다룬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 환인이 다스렸다는 환국의 역사를 적은 <환국본기(桓國本紀)>, 환웅의 치세를 서술한 <신시본기(神市本紀)>, 단군왕검이 나누었다는 진한(진조선), 마한(막조선), 번한(번조선) 중 마한과 번한의 역사가 수록되어 있는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攷)> 등 단군신화와 관련된 경전교리에 관한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 고구려 발해 고려의 역사 가운데 민족의 자존을 드날린 대외 관계사를 중심으로 서술한 <고구려본기> <대진국 본기> <고려국 본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태백일사>는 <환단고기>를 구성하는 4권의 책 가운데 가장 분량이 많은 것이다. 이처럼 <환단고기>는 한국 상고시대의 정치와 종교를 서술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어떠한 관점에서 수용하는가에 따라 한국고대사에 대한 인식은 현저한 차이가 나게 된다.

즉 이 책의 사료로서의 가치를 검토하는 일이 필요해지는데, 이에 대한 시각은 그 내용을 수용하는 태도와 비판적 태도, 예컨대 위서(僞書)로 간주하는 견해로 나누어진다. 이 책을 위서로 간주하는 논자들의 입론은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이 책이 편찬된 후 세상에 공개되기까지 약 7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은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라 계연수나 이유립이 이 책의 공개를 늦추었던 동기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기 때문에 그 편찬시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둘째, 이 책은 내용상 관직명, 인명, 지명, 용어 등에 있어 시간적 비약이 지나치게 심하다. 가령, 고구려의 교육기관인 ‘경당(扃堂)’이나 그 관직인 ‘욕살(褥薩)’ 등이 단군조선 때에도 그대로 등장하고 있거니와 ‘문화’ ‘원시국가’ 등을 비롯한 근대적 용어도 사용되고 있다.

셋째, 이 책은 일제시기에 소개된 신채호(申采浩)의 상고사 인식체계와 그 용어뿐 아니라 광복 이후에 작성된 위서로 밝혀진 <단기고사(檀奇古史)>의 영향까지 받고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책을 위서로 간주하는 논자들은 <환단고기>의 초고는 빨라야 1949년 이후에 성립되었을 것이며, 그 뒤 그 소장자인 이유립이 이를 수정, 보충하여 1979년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안경전에 의해 환단고기 역주본(2012년. 상생출판)이 간행되었다.

 

<참고자료 2> 환단고기 구성

삼성기(三聖紀) 상 - 안함로(安含老) 지음.

삼성기(三聖紀) 하 - 원동중(元董仲) 지음

   신시역대기 포함.

 

단군세기(檀君世紀) - 이암(李嵒) 지음.

단군세기 서(檀君世紀 序)

단군세기(檀君世紀) - <참전계> <염표문> 포함

 

북부여기(北夫餘紀) - 복애거사 범장(伏崖居士 范樟) 지음.

북부여기(北夫餘紀) 상

북부여기(北夫餘紀) 하

가섭원부여기(迦葉原夫餘紀)

 

태백일사(太白逸史) - 일십당(一十堂) 이맥(李陌) 지음.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

환국본기(桓國本紀)

신시본기(神市本紀)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 - <천부경> <삼일신고> <신지비사>포함.

고구려국본기(高句麗國本紀)

대진국본기(大震國本紀)

고려국본기(高麗國本紀)

태백일사발(太白逸史跋)

환단고기발(桓壇古記跋)

* 위 <참고자료>는 네이버에서 발췌하였음.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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