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참새 방앗간>과 <우렁할매>

지난 해, 3.1 민회 프로그램의 하나였던 ‘화백회의’ 시연이 한창일 때 강산이를 데리고 함께 온 김치국 선생으로부터 '골목민회'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골목 공동체의 복원', '밥상머리 교육 이야기도 했다. '우렁이 할매' 란 용어도 처음 들었다.  알듯 말듯 가슴에 깊이 와 닿지는 않았었다.

 

 

그 후 같은 김포에 살면서도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서로 주요 활동 지역과 관심분야가 약간 달랐었다. 몇 달 전 '김포사랑방'에 초대를 받았다. 이 방에는 이미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모여 뜻을 나누고 있었다. 소리꾼, 춤꾼도 있고, 교사, 직장인, 가정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방을 드나든다.

▲ 마을리더 교육과 우리헌법 읽기 교실
▲ 김포 사랑방에서 발행한 손바닥 헌법책

김포 하성면 마곡리에 소재한 ‘오렌지 타운’을 '김포 사랑방'으로 부르기도 하고 '참새 방앗간'으로 부르기도 한다.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사회에서 소외된 어르신들 그리고 삶이 팍팍한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다세대 주택이다. 이 곳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관리소장인 김치국 선생님이 있다. 때로는 목수가 되기도 하고, 요리사가 되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손바닥 헌법교실’을 통해 수준 높은 헌법 공부도 같이 하고, 옥상에 유기농 텃밭을 만들어 직접 채소를 길러 먹기도 하고, 청소년 교환 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화백회의 방식으로 ‘골목 민회’가 열리기도 하고, 소리꾼, 춤꾼들을 초청해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치기도 한다.

▲ 우렁할매들도 손바닥 헌법책을 읽는다

 

▲ 부녀회에서도 손바닥 헌법책을 읽는다
▲ 동네 아저씨들도 손바닥 헌법책 읽기가 한창이다

청소년들의 교환시장에는 화백회의에서 ‘말발’로 쓰이는 단위화폐를 ‘지역화폐’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 자신들이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기도 하고, 필요한 것으로 교환하기도 한다. 특히 기증물품이나 재활용물품들은 파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독특한 판매방식을 따른다.

▲ 골목 대동 큰잔치를 시작하고 있다

 

▲ 청소년들의 체험 교실
▲ 청소년들의 체험교실
▲ 청소년들의 소통공간
▲ 청소년들의 소통공간
▲ 기증품을 받아 청소년들이 교환시장을 열기도 한다
▲ 청소년들의 교환시장

주권자 100만 명이 서명하면 헌법개정도 가능하도록 하자는 ‘100만 국민발안’을 10차 개정헌법조항에 넣자는 '국민주권회복' 운동도 시작하였다.

얼마 전에는 1층에 있던 노인정을 터서 ‘우렁할매’들과 어린이 공부방을 멋지게 만들었다. 철거작업부터 바닥공사, 천정공사, 인테리어 그리고 책장, 책상, 의자 등 내부 집기 하나까지 자원봉사로 이루어냈다. 전문가 손길 못지 않게 잘 가꾸어 놓았다. 이 모든 것들은 자원봉사와 재활용, 자발적 기부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 전에는 사람들이 혼자만 먹던 음식, 간식들을 이제는 자연스레 내놓고 나누기 시작 했어요”, “모임이 있으면 의례 술부터 찾고 밥을 거르기 일쑤이던 아저씨들이 이제는 같은 밥상머리에서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도 같이 나누기 시작했어요” “마구 버리던 쓰레기도 없어지고, 일을 할 때면 알아서 솔선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시작하더군요”라며 김치국 소장은 골목의 변화를 이야기해준다.

김치국소장은 “모든 것이 자율적, 자발적으로 운영되는데, 크게 애쓰지 않아도 필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 생겨나고, 채워지고, 만들어져요. 모자람이 없어요“라며 현대판 ‘오병이어’의 기적과도 같다고 이야기 한다.

▲ 풍물패들이 신명나게 한판을 벌이고 있다

 

▲ 소리꾼, 춤꾼들이 신명나는 한마당을 벌리고 있다
▲ 소리꾼 김숨선생님의 대금연주와 성국모 선생님의 기타연주
▲ 풍물패들이 신명나게 연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글교실’을 시작하였다. ‘김포 사랑방’에는 무언가 모르게 끌리는 매력이 있다.

▲ 미얀마, 중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한글교실
▲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한글교실

아래는 ‘골목민회’ 형성과정 및 사업진행 내역을 상세히 정리한 내용이다.

<김포 하성면 마곡리 골목민회 형성과정>

2012년 4월 오렌지타운 A동 1층 노인방오픈, 매일 간식, 보름 오곡밥상 나눔, 수지침봉사시작, 나눔 터 설치(중고물품 나누기코너)
2013년 05월 17일 우렁할매 태산가족공원 소풍
2013년 09월 02일 건강음식모임공지 수지침봉사중지
2013년 09월 19일 추석음식마련 후 밥상머리 격주 금요일시작
2014년 07월 22일 독거노인(현상인)기초생활수급등록 반값임대료 시작 (주거바우처로 사실상 무료)
2014년 09월 01일 (변장수, 현상인) 기초생활수급등록, 반값임대료 긴급지원요청
2014년 10월 07일 방송수신기 12개 대한노인회 통해 주문(보청기 대신)
2015년 01월 31일 골목 주부 카톡모임(24명)시작, 무료임대방 시작, 어린이독서교실 시작
2015년 04월 14일 청년장애인(성폭력사건)인권변호인 선임과 탄원
2015년 04월 27일 골목 주부모임 공동구매(물티슈)
2015년 05월 01일 음식뷔페 식당 공유 골목독거노인 반찬배달 주2회 12분
2015년 05월 09일 골목 노동절 잔치 금요 밥상머리 시작
(외로움비용절감, 음주문화, 축의부의 문화개선)
2015년 11월 17일 다방노동자 협동조합설립 권유(생명 길을 여는 사람들 협의-유태선목사)
2016년 04월 01일 우렁할매 임의단체설립(고유번호 증 등록)
2016년 06월 18일 고독사직 전 청년 병원이송, 긴급지원요청 병원비해결
2016년 08월 26일 우렁할매 헌법교실
2016년 08월 31일 우렁할매 정대협 후원금 10만원 기탁약속
2016년 12월 29일 미혼모 긴급지원요청(김포시) 출산 사골곰탕 나눔
2017년 11월 29일 우렁할매 정대협 후원금 10만원 기탁
2017년 12월 19일 나눔의 통 설치(동전, 배달쿠폰)
2018년 01월 11일 김포사랑방 첫모임(3인), 18, 24일 연속 모임
2018년 01월 25일 공모사업신청 확인
2018년 03월 21일 봉사인증센터등록(어린이독서교실 청소년봉사)
2018년 04월 03일 김포사랑방 임의단체설립(고유번호 증 등록)
2018년 04월 05일 청소년봉사단 첫모임
2018년 04월 26일 따복 공동체활동 공모선정(6,138,000원)
2018년 05월 18일 옥상텃밭조성사업(농어촌기술센터) 공모선정(4,000,000원)
2018년 06월 17일 따복 공동체활동 봄철 골목대동잔치
첫 골목민회(화백회의), 동제모심
2018년 06월 26일 따복사랑방 공간조성사업 공모선정(21,972,000원)
2018년 07월 08, 15, 22, 29, 8/05, 11일 따복 공동체활동 우리헌법교실(기본권강좌-오병윤 전의원)
2018년 07월 08, 22, 29,8/5 마을리더 양성과정 이수
2018년 08월 05일 가칭 “국민주권시대” 1차회의 (100만 국민발안 서명운동 제안)
2018년 08월 11일 가칭 “국민주권시대” 2차회의
100만 국민발안 헌법개정 서명운동 구글설문지 확정
2018년 08월 15일 100만 국민발안 헌법개정 서명운동시작
2018년 08월 18일 마스터가드너 봉사단, 청소년봉사단 옥상텃밭 셋팅 모종봉사
2018년 08월 26일 “국민주권회복” 3차회의
100만 국민발안 구글설문지 개인정보 긴급대책논의
2018년 09월 14일 가칭 “국민주권회복” 4차회의, 100만 국민발안 헌법개정 “노랑카드” 인쇄결정
2019년 김포지역 민주시민학교 개교 안 의결
2018년 09월 22일 “도깨비시장” 청소년 봉사단의 첫 골목교환시장 개장
2018년 10월 28일 따복 공동체활동 가을 골목 대동잔치(척사대회)
만북평화울림 행사(20분 북 놀이 강습) “우리민족평화, 나눔실천평화, 세계평화천명”
따복사랑방공모 골목카페 오픈(24평규모)
가칭 “국민주권회복” 5차회의(마을카페 운영방안)
2018년 10월 07일 취약계층 일자리를 위한 모임
위탁사업 형(청소) 사회적 협동조합 결성 공청회

<추후일정>  
2018년 11월 24일~김포지역 100만 국민발안 헌법개정 거리서명운동
2019년 03월 김포민주시민학교 발족, 위탁사업형(청소)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2019년 05월 골목대동큰잔치 만북평화울림 행사(20분 북놀이 강습) 우리민족평화, 나눔 실천평화, 세계평화천명
2019년 08월 15일 직접민주대회 개최, 만북평화울림 잔치와 실천대회

▲ 하성 오렌지타운의 모습
▲ 필자가 직접 만든 책상과 의자가 멋지게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 철저히 자원봉사로 이루어 낸 내부 공사 후의모습

 

▲ 청소년 공부방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 우렁할매들의 안방과 새로 단장된 후의 주방 모습

 

▲ 외부 모습
▲ 늦은 밤에도 참새방앗간

김포 ‘참새 방앗간’에서 ‘우렁할매’들과 보통사람들의 사람 냄새 나는 살아가는 이야기와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김포 ‘골목 민회’에 대해 앞으로 프로그램 별로 상세한 소식을 전할 것들이 많을 듯하다.

* 강산이는 몸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김치국님의 큰 아들이다. 한 번 만난 사람이라도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재주가 있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진표 주주통신원  jpkim.internatio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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