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엄마가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며 엄마 컴퓨터 앞으로 나를 데려가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놀랐다. 네덜란드 바이올린주자 겸 지휘자인 ‘앙드레 류(Andre Rieu)’를 보여주면서 애인이라고 했다. 그가 싱긋싱긋 웃으면서 연주하거나 지휘하는 모습이 그렇게 귀엽다면서 매일 매일 ‘앙드레 류’를 보고 곡을 듣는 재미로 산다고 했다.

‘앙드레 류’는 올해 70세다. 그 나이에도 힘차고 신나게 연주한다. 그런 경쾌발랄 긍정의 힘이 모든 이들에게 전염되는지 연주자도 관객들도 웃음꽃 분위기에서 공연을 즐긴다. 2018년 런던 크리스마스 공연실황이다.

하지만 나에게 ‘앙드레 류’ 곡은 어쩌다 한 번은 들어도 듣고 또 듣고 싶은 곡은 아니다. 좀 식상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엄마가 너무 좋아하시니까 모니터 상단 즐겨찾기에 쫙 깔아드리고 가끔 새로 나온 영상이 있으면 바꿔드리기도 한다.

나도 최근 내 마음을 쏙 뺏어간 뮤지션이 생겨서 엄마에게 소개했더니, 엄마가 대뜸 하시는 말씀이 “넌 뭐 저렇게 심각한 놈을 좋아하냐?”였다. 엄마와 나는 성격이 많이 다른데 취향도 역시... 달라도 너무 다르다. ㅎㅎㅎㅎ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는 ‘하우저(Hauser)’다. ‘앙드레 류’는 사람을 휘어잡는 대중적 예술성이 뚝뚝 떨어진다면, '하우저'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창조적 예술성이 뚝뚝 떨어진다고나 할까?

하우저는 '투첼로스(2Cellos)'의 멤버로 먼저 알게 되었다. '투첼로스'는 2011년, 크로아티아 첼로주자 Stjepan Hauser(스테판 하우저)와 Luka Šulić(루카 술릭)이 결성한 듀오다. 팝, 락, 클래식, 영화 음악, 드라마 주제곡 등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첼리스트 그룹이다. 올해는 미국 순회공연 예정이지만. 2014년 이후 2016년까지 3년 연속 내한공연도 해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하우저'는 크로아티아 Pula에서, '술릭'은 슬로베니아 Maribor에서 태어났다. 둘은 청소년 시절을 Pula의 마스터 클래스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인연이 시작되었다. 술릭은 자그레브 음악학교에 들어갔고 그 다음 빈의 음악학교, 후에 런던에 있는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공부했다. 하우저는 Manchester 왕립북부음악원에 들어간 후 런던의 Trinity Laban에서 공부하면서 음악의 기반을 닦았다.

'투첼로스'는 2011년 마이클 잭슨 곡 ‘Smooth Criminal’와 록 그룹 AC/DC 곡을 독특한 스타일로 편곡한 ‘Thunderstruck’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듀오 결성 후 영국 공연에 성공했음에도 재정적 어려움이 있어 친구 권유로 팝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첼로가 느린 곡에 어울리는 악기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려 했을까? ‘Smooth Criminal’은 마주 보고 앉아 굉장히 빠른 템포의 곡을 마치 배틀 하듯 연주한다. 'Thunderstruck’은 말 그대로 관객이 벼락 맞은 듯 대경실색한다. 기존 공연 형식과 연주기법을 파괴한 실험적 영상이다. 

둘을 비교하는 것은 쓸 데 없는 일이지만 이때도 온 몸으로 연주에 몰입하는 Hauser의 모습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마이클 잭슨의 곡도 명곡이라 세 곡을 소개해 본다.

Michael Jackson - Smooth Criminal
https://www.youtube.com/watch?v=sFvENQBc-F8

2Cellos - Smooth Criminal https://www.youtube.com/watch?v=Mx0xCI1jaUM

2Cellos - Thunderstruck https://www.youtube.com/watch?v=uT3SBzmDxGk

'투첼로스' 곡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 중 한 사람인 영국 가수 Sting 곡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Sting 곡 중 내가 최고라 꼽는 세 곡을 연주한 것을 보면, 그들도 나처럼 한 때 Sting에 심취했을 것 같다. 

피아니스트 '케빈 컨'도 연주했던 Fields of Gold
https://www.youtube.com/watch?v=efra1YeB_cM&list=RDnkcm5cT9gGI&index=23

Fragile https://www.youtube.com/watch?v=q_ymIjOyzRQ

Shape Of My Heart https://www.youtube.com/watch?v=S7qZRbbfraw

아일랜드 그룹 ‘U2’의 ‘With Or Without You’ 곡도 연주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bBoSbr-KSo&index=9&list=RDnkcm5cT9gGI

Queen의 ‘The Show Must Go On’
https://www.youtube.com/watch?v=L051v3NC0F4&t=0s&index=19&list=PLrRtwIUSeaCEOxW7Ydgq2eDbFA84BdL5F

이탈리아 가수 Zucchero(주케로)와 함께 한 ‘Il Libro Dell' Amore(The Book of Love)’는 명곡으로 보내고 싶은 곡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WrIjN27w_M&list=PLrRtwIUSeaCEOxW7Ydgq2eDbFA84BdL5F&index=30

그리고 포크록그룹 ‘Mumford & Sons’의 ‘I Will Wait’를 재해석해서 크로아티아 국립공원인 플리트비체 호수에서 연주하는 ‘I Will Wait’. 플리트비체 호수는 죽기 전에 다녀올 10대 경관 중 하나라고 하는데 언젠가는 가보겠지...


영화나 드라마 주제곡도 많이 연주했다.

영화 '미션'의 ‘Gabriel's Oboe’
https://www.youtube.com/watch?v=Dxxg6NenmBQ&index=5&list=RDZeFGMEtYo2k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오드리 헵번 주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주제곡 ‘Moon River’ https://www.youtube.com/watch?v=1KFSfoBIgcg

영화 'The Godfather' 주제곡
https://www.youtube.com/watch?v=Lnt3Sc7sQEE&index=3&list=RDZeFGMEtYo2k

영화 ‘쉰들러 리스트’ 주제곡
https://www.youtube.com/watch?v=30HEiNhjIbU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
https://www.youtube.com/watch?v=Uk1d9bUTJxA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Now We Are Free’
https://www.youtube.com/watch?v=pL0bxewHbjo&index=2&list=RDZeFGMEtYo2k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주제곡
https://www.youtube.com/watch?v=DcFpvolRN3w

또 다른 배틀 연주  영화 '록키'의 ‘Eye Of The Tiger’
https://www.youtube.com/watch?v=l8KpjxesjsU&list=RDnkcm5cT9gGI&index=29

영화 ‘캬라비안의 해적’에선 그 연출 복장에 좀 슬프기까지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j3gU3jACe8

 

클래식 곡도 많이 연주했다.

Piazzolla의 Oblivion
https://www.youtube.com/watch?v=D8KmjzQs0x4 

가톨릭 성가 Benedictus
https://www.youtube.com/watch?v=f_RjlIPuqyc  

Bach의 ‘Double Violin Concerto in D minor’
https://www.youtube.com/watch?v=gj4ST5Dsmdc

Bach의 ‘G선상의 아리아’
https://www.youtube.com/watch?v=9xn_r19xb_s

비발디의 ‘Storm
https://www.youtube.com/watch?v=oUBQPIk9Wh8&list=RDZeFGMEtYo2k&index=19

비발디의 ‘Allegro’
https://www.youtube.com/watch?v=ZeFGMEtYo2k&start_radio=1&list=RDZeFGMEtYo2k

소개하고 싶은 곡이 많아 글이 길어졌다. 이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2016년 이탈리아 베로나 원형극장에서 공연한 1시간 반짜리 라이브 영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상에서 보면 관객의 반응이나 연령대가 ‘앙드레 류’와 확연히 다르다. 하우저는 다음 편에...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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