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학교폭력 문제는 뜨거운 감자에서 터져버린 활화산 같다. 학교폭력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4대 악인 이유는 일부 가해학생의 반성과 사과가 없는데 반해, 피해학생은 오랜 폭력과 괴롭힘으로 인한 심리적·육체적 고통이 심하고, 보복이 두려워 신고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해 자퇴와 자살하는 비극적 현실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끊임없이 해결방법을 찾아야겠다.

청소년의 폭력으로 인한 자퇴와 자살문제는 어떤 한 사람이나 한 가정, 한 기관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만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시스템이 반복되면서 청소년들이 학교 밖과 세상 밖으로 빠른 속도로 밀려가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적폐이며, 가장 심각한 2차 문제다. 우리 모두 심각하게 이 문제를 되짚어 보고,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때다.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첫 번째로 우리 가정을 돌아보자. 학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 된다. 맞벌이나 가족 해체 등으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기도 어려워 밥상머리교육조차 힘든 상황이지만, 부모는 자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사랑하는 자녀가 가·피해학생이 되지 않도록 인성교육을 늘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학교다. 교사와 청소년은 학교에서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2년은 인생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될 오랜 시간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책무는 더욱 크다. 2018년의 대한민국 대표 키워드인 미투가 적지 않은 스쿨미투로 까지 확대되면서 교사와 학부모의 불신과 갈등은 커지고 교권은 추락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사전 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만연한 은폐·축소 관행, 미온적 대처방식,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를 과감히 버려야만 학교폭력 사건 발생 시 학교폭력 사안처리 과정이 공정해질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 목적인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 선도 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이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교사와 학교의 초동대처방법이 가장 중요하고 책임 또한 크다.

마지막은 지역사회다. 국가는 치명적인 외상이나 자살을 하게 한 가해학생일지라도 선도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피해학생의 정신적 심리상담치료를 통한 회복과 치유, 육체적 치료 등 기본적인 피해보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두 가지 현실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러한 것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개입하고 협조해야한다. 학교폭력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폭력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학교 밖 지역사회의 다양한 시스템을 점점 더 크게 필요로 하고 있는데도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지역사회 간의 막힌 담이 국민의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과 분쟁은 소송으로 점점 치닫고 있다. 상담소,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복지센터, 자율방범대, 학교폭력전담경찰, 파출소, 경찰서, 종교기관 등의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과 전문가·활동가의 확충 등 균형 잡힌 지역사회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듯이, 우리나라의 모든 아이들을 키우는 데는 우리나라 모든 지역사회가 필요하다. 청소년 폭력문제는 교육계 안에서만 자리 잡은 기존의 예방과 대책에 편중된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 해결방안이 있다. 반드시 폐쇄적인 교육계가 스스로 닫힌 문을 활짝 열 때, 가능할 일이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이제는 지역사회가 가정과 학교를 아울러 함께 공동 책임의식을 가지고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가지씩 실천해 나가야한다.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것이 곧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시민운동'은 오롯이 우리 어른들이 풀어야할 숙제이며, 이 힘들고 무거운 짐은 지역사회가 함께 모여서 이야기하고 해결방법을 끊임없이 찾을 때만이 가벼워지고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 번 해보자. 모든 아이들이 웃을 때까지.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미래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지다

▲ 최현숙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운영위원
▲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 최현숙은 학교폭력 피해학생 구조단체 RESCUE 대표이며,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의 운영위원 및 경상북도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교육시민운동가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최현숙 시민통신원  choisamo96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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