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책을 하는데 새들이 모여 요란하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곱고 맑은 소리로 초랑초랑 합창하는 것 같았다. 주위를 살펴보니 대부분 나무들은 잎샘추위에 아직 잎을 차리지 못했고 잎 무성한 잣나무가 외로이 서 있었다. 새들은 그 잣나무 잎에 숨어 노래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려고 살금살금 잣나무 아래로 가니 새들이 입을 꼭 다물어버렸다. 사람 기척을 알면 없는 듯 조용해지고 기척이 멀어졌다 싶으면 다시 저들끼리 재잘재잘 거리고... 재미있어서 몇 걸음 물러났다... 가까이 갔다... 한참 새들과 숨바꼭질 하듯 놀았다.

봄의 정령은 봄꽃이라 한다. 복수초, 노루귀, 매화, 산수유, 생강나무 등이 꽃망울을 터트릴 때 봄이 온다고 한다. 얼음을 녹이고 나무를 깨우는 낭랑한 새 소리도 봄의 정령이다. 봄의 정령 같은 목소리를 지닌 가수들이 있다.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톡톡톡 세상을 깨워 봄이 오는 것 같다. 

영국의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이 그들 중 하나라면, 아일랜드에는 엔야(Enya)가 있고, 노르웨이에는 시셀 슈샤바(Sissel Kyrkjebø)가 있고, 미국에 레베카 루커(Rebecca Luker)가 있고, 한국에는 나윤선이 있다. 이들은 봄을 깨우는 산새 같은 맑음과 고음을 동시에 갖고 있는 크로스오버 가수들이다.

그녀들 곡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사라 브라이트만 ‘오페라의 유령’ : https://www.youtube.com/watch?v=oRaGU-y10fU
엔야의 'Only Time' : https://www.youtube.com/watch?v=7wfYIMyS_dI&index=2&list=PLX3cI5NYkjAj4tidaSucyEtcg6P_mlUJN
시셀 슈샤바의 'Sarah's song‘ : https://www.youtube.com/watch?v=OlY6QeIv4Hk&list=PLBG6R9_c_ZThUnQaMvHKD4MDlQZNjaqWE&index=20
레베카 루커의 '아베 마리아' : https://www.youtube.com/watch?v=Tp6Hs27LSDA&t=91s

나윤선은 안개꽃을 통해 알게 되었다. 동요 부르듯 어떤 기교도 없이 깨끗하게 부르는 안개꽃은 동요를 좋아하는 나에게 바로 꽂혔다.

나윤선 '안개꽃' : https://www.youtube.com/watch?v=QaLXhX7fN7w
나윤선 '안개꽃(불어 버전) : https://www.youtube.com/watch?v=4rGhdqg2d5Q

▲ 사진 출처 : 2017년 5월 19일자 한겨레신문

불어 버전이 있듯 그녀의 활동무대는 유럽이다. 나윤선은 1969년 한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국립합창단 초대 단장이였던 나영수씨고 어머니는 성악가인 김미정씨다. 남편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총감독을 하고 있는 인재진씨다. 

나윤선은 1989년 프랑스대사관 주최 전국 대학생 샹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7세 되던 해 프랑스 재즈 스쿨 C.I.M으로 유학을 떠나 공부했고. 프랑스 보베 국립음악원 성악과도 수석 졸업했다. C.I.M에서 교편을 잡은 적도 있다. 이런 연유로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활동이 많다.

2004년 제1회 한국대중음악 최우수 크로스오버를 수상하고, 2005년 문화관광부 대중예술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수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유럽 최고 재즈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았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폐막공연에서 아리랑을 불렀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를 돌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즈가수로 활동 중이다.

소치 올림픽에서 부른 강원도 아리랑 외 아리랑 2곡: https://www.youtube.com/watch?v=gpT8YsiDKEA

2017년 4월, 쿠바 하바나에서 열린 International Jazz Day All-Star Global Concert에 초대받아 'Imagine'과 'Bésame mucho'도 불렀다

'Imagine' : https://www.youtube.com/watch?v=q_Up1bHuWuw
'Bésame mucho' : https://www.youtube.com/watch?v=O4BVGuugJ94

프랑스 한 평론가는 그녀 목소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했다. 그녀는 샹송과 재즈를 어울려 빚은 독특한 음악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Avec le temps" de Léo Ferré : https://www.youtube.com/watch?v=L2xwOuN0qiU
‘Voyage' : https://www.youtube.com/watch?v=1UQIwdyk8bI&index=16&list=RDL2xwOuN0qiU
Oblivion (A. Piazzolla) : https://www.youtube.com/watch?v=PJtKVuKMRe4&t=34s
8집 앨범에 나오는 'Lento' : https://www.youtube.com/watch?v=ScfIqEdLx0Q&index=23&list=RDPJtKVuKMRe4

하지만 나는 덜 재즈스러운,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이런 곡이 더 좋다.

'기억의 초상' ; https://www.youtube.com/watch?v=fA-STNEZlFw
'초우' : https://www.youtube.com/watch?v=GhnA61Elw5o
'사노라면' : https://www.youtube.com/watch?v=2JP8hbXgNvk
'아름다운 사람' : https://www.youtube.com/watch?v=iGvXIPXkaOQ

2017년에는 9집 앨범 <She Moves On>을 냈다. 한겨레 기사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795424.html
'She Moves On' : https://www.youtube.com/watch?v=NCoNAKzWj-U&list=RDNCoNAKzWj-U&start_radio=1#t=57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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