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집 장독대와 어우러진 동백꽃


사흘 전 엄마를 그리고 아부지를 모시러 고향집엘 갔다. 그리고 내일, 모레는 분당에 가서 다시 건강상태를 점검할 것이다. 등뼈에 40퍼센트만 남기고 무너져버린 상태를 접한 아들은 울지도 못했다. 그저 엄마의 얼굴에 가득한 어두운 그림자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슬픔을 동생들과 이야기하다 큰여동생이 분당에 모셨고 점검 결과 등뼈를 시술을 통해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 86세 노모에게 처음으로 선물해드린 신발 한 켤레

그러고보니 엄마도 아부지도 인사하고 안부로만 자식도리가 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루만졌어야했다. 안아도 드리고 보듬어도 드리고 이제 우리 부모님께서는 백수를 누리시리라. 꼿꼿이 걷는 어머니는 부활하신 새 어머니다.

자식의 나이 합 438세에 더하기 86세 어머니는 524세다. 아부지는 522세 그러니 우리는 천세를 넘긴 가족이고 머지 않아 손자, 손녀 포함 2,000세를 사시리라. 부모님을 모시고 대전으로 오는 길 내내 우리 자식들에 나이를 다 합치고 자신들의 연세 그리고 이제는 손자, 손녀의 나이까지 합산해야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대전에서 하룻밤 머무시고 다시 평택에 막내집 그리고 오째 동생네서 손녀딸과 함께 한컷... 건강하소서!

진자리, 마른자리 그리 살피시며 살아오셨을 것이기에.... 오늘 나는 처음 엄마에게 신발을 사드렸고 오늘 나는 처음 아부지에게 소머리국밥에 도가니수육을 올렸다. 고마운 일이다. 뒤늦게라도 자식이 더딘 눈을 뜨게 해주셨으니...

▲ 나의 외국인 아내가 내가 출근한 후 부모님에게 걸어준 상이란 글자가 새겨진 금색메달, 어머니께서 여기저기 다니시며 자랑하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셨다고 아내가 귀뜸해주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형효 시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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