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의 오토첵 성과 포스토이나 동굴
전날 플리트비체 오후 일정을 마치고 허리통증이 심해, 다음날 플리트비체 일정은 몹시 애석하지만 취소하고 호텔에서 쉬었습니다. 점심때 일행과 합류하여 북동쪽 내륙으로 약 140Km 이동하여 수도인 자그레브에 도착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에 인구는 400만 정도 된다고 이미 언급했습니다.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자그레브 인구는 80만 명 정도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아드리아해안에서 멀리 떨어져서 그런지 관광객들도 덜 붐비고 더욱더 여유로웠지만, 우산을 지팡이 삼아 언덕을 오르고 계단을 내려오는 저에게는 춘궁기 보릿고개 저리가라였지요.
자그레브 중심지에 반 옐라치치(Ban Jelacic) 광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트램(전차)은 이곳을 경유하고, 주변의 유명 관광지는 도보로 이동할 수가 있습니다. 1848년 당시 통치자인 총독 반 옐라치치 백작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1866년 오스트리아 조각가 Anton Dominik Fernkorn이 만든 반 옐라치치 동상은 이 광장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광장에서 캅톨 언덕으로 오르면 자그레브 어디에서나 보인다는 거대한 대성당이 나옵니다. 성 스테판(St. Stephen) 성당이라고 하는데 1093년에 짓기 시작해서 9년 후에 완공되었고, 1217년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됩니다. 성당의 높이가 77m이고, 첨탑의 높이는 100m가 넘는다고 합니다. 신 고딕 양식이며 1880년 대지진 후에 다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대통령 집무실과 의회 건물을 좌우에 거느린 성 마르코 성당은 외관부터 독특합니다. 13세기에 세워진 마르코 성당은 두 번의 화재를 겪고 1690년에야 중건되었습니다. 종탑은 19세기 말에야 다시 세워졌고요.
크로아티아의 자유분방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살아생전 내 머리로는 못 외울 이름) 대통령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2:4로 패하고 눈물을 흘리는 자국 선수들을 비속에 찾아가 안아주는 사진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되었지요.
현지 가이드에 의하면 이 여성 대통령은 집무실을 자주 옮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곳 집무실에 있지 않다고 하며 이유는 모른다고 하네요.
다음날 이른 아침 전라도 크기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국경으로 들어갔습니다. 75Km 이동하여 처음 도착한 곳은 오토첵 성(Otocec Castle)입니다. 중국어로는 夢幻河中城堡(몽환적인 강 위의 작은 성)이라고 표현합니다. 한국 연속극 흑기사의 촬영지라는 설명도 있는데 저는 관광을 포기하고 강변에서 서성이다 마침 생일인 딸을 위해 일행에게 부탁하여 생일 축하 영상을 찍었습니다.
123Km를 더 이동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석회석 동굴 포스토이나(Postojna)로 갔지요. 동굴 길이가 24Km에 이른다고 합니다. 3.5Km가 개방되는데 오픈된 작은 협궤 열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 나머지는 걸어서 탐방합니다. 저는 기차만 타고 들어갔다 돌아 나왔습니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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