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작년보다 일주일 늦은 장마라고 하는데, 그만큼 무더위 기간이 줄어든 건가?

작년 더위는 무서웠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여름은 우리나라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뜨거웠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31.4일(평년 9.8일)이고, 열대야일수는 17.7일(평년 5.1일)로 모든 지표가 역대 최고치다.

올여름은 평년 기온과 비슷 혹은 높겠지만 작년 같은 폭염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기상청이 예보했지만, 25일 11시를 기해 중부·강원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었다고 하니, 작년 더위에 놀란 사람들이 두려운 마음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한 달간, 장마로 더우면서도 축축하게 지내겠지만 폭염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장마마저도 감사하다. 이런 꿉꿉한 장마기간에는 청량감을 주는 음악이 최고다. 바로 기타 연주곡이다. 작년 여름에는 무더위를 식히는 음악으로 그리스계 미국 기타리스트 ‘Chris Spheeris를 소개했는데 올해는 캐나다 기타리스트 '제시 쿡(Jesse Cook)'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시 쿡은 196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사진작가 아버지와 TV PD인 어머니를 따라 파리와 남부 프랑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역을 이동하면서 살았다. 

부모가 헤어진 후 어머니 모국인 캐나다로 이주한 제시는 토론토의 'Eli Kassner Guitar Academy‘에서 정통 기타 교육을 받는다. 제시가 청소년 시절 아버지는 은퇴하여 프랑스 남부 카마르그 지역 아를에 머물게 된다. 제시는 아를을 자주 방문하면서 밖에 나가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집시풍 리듬의 Flamenco rumba(안달루시아 지방의 플라멩코 스타일(주 1))에 푹 빠지게 된다.

이후 캐나다로 돌아와 캐나다왕립음악원, 요크대,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클래식 기타와 재즈 기타를 배웠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청소년기 그를 매료시켰던 Flamenco rumba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현란한 연주기법과 독특한 리듬으로 구성된 그의 음악은 1995년 데뷔앨범 ‘Tempest’를 통해 세상에 나온다. ‘Tempest’를 발표한 직후 'Catalina Jazz Festival'에서 연주할 기회를 갖게 되고 평론가의 호평을 받아 이름이 알려진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 14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Tempest’에 실린 Tempest

‘Tempest’에 실린 Cascada(폭포) https://www.youtube.com/watch?v=8ntYgNNffcE

‘Tempest’에 실린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Parasol : https://www.youtube.com/watch?v=3MeqBY98nP4

그는 2017년까지 정규앨범 10개와 Video album(DVD) 4개를 발표한다. 1998년 ‘Juno Award(주 2) as Instrumental Artist of the Year’ 후보에 올랐고, 2001년에는 앨범 ‘Free Fall’로 Juno Award를 수상했다. 2007년 발표 앨범 ‘Frontiers’도 Juno Award의 World Music Album of the Year 후보에 올랐다.

1998년 앨범 'Vertigo'에 나오는 Vertigo

1998년 앨범 'Vertigo'에 나오는 Cancion Triste. 이 곡을 통해 제시 쿡을 알게 되었다. 기타와 첼로 선율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곡이다. 이스라엘 출신 첼리스트 Ofra Harmoy가 함께 했다. 잔잔하면서도 애절한 곡 10위 안에 들어간다고 하면 과장일까?

1998년 앨범 'Vertigo'에 나오는 Fragile. 'Sting'의 곡이다.  

 

Juno Award를 받은 2000년 앨범 ‘Free Fall’에 나오는 Free Fall

2000년 앨범 ‘Free Fall’에 나오는 Virtue : https://www.youtube.com/watch?v=i0hqGinjWsc

2007년 앨범 ‘Frontiers’에 실린 상쾌하고 신나는 곡 Havana

2007년 앨범 ‘Frontiers’에 실린 잔잔한 곡  Alone  : https://www.youtube.com/watch?v=i0hqGinjWsc

그의 정서가 듬뿍 묻어나는 2015년 앨범 'One World'에 수록된 Once

그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지역 전통음악을 찾아 그의 flamenco rumba 스타일에 접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장 최근 앨범인 Beyond Borders(2017년)는 앨범 이름과 같이 국경을 넘어 좀 더 다양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다.   

Beyond Borders에 수록된 Beyond Borders

중국 뮤지션 George Gao(중국 현악기 erhu 연주자)와 함께 한 즉흥 연주곡 : https://www.youtube.com/watch?list=PLyIPJzlFk0B_8iQkO0qZ1R5Gqdg9aMJql&v=r_DcY7rgFwA

* 주 1 : 14세기부터 발전한 플라멩코는 집시·안달루시아인·아랍인·유대계 스페인인의 민요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19세기 집시들이 직업적으로 춤을 추게 되면서 플라멩코가 집시의 음악과 춤을 일컫게 되었다. 보통 기타 음악과 즉흥 춤을 수반하는 칸테(노래)로 구성된다. 심오하고 장중한 플라멩코는 비장감을 주며 죽음·번뇌·종교 등을 다룬다. 덜 심오한 중간조 플라멩코는 동양적 색조가 가미되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플라멩코는 사랑·시골·즐거움을 소재로 경쾌하다(출처 : 다음 백과).

* 주 2 : Juno Award는 'Canadian Academy of Recording Arts and Sciences(CARAS)가 매년 모든 분야의 캐나다 음악인 중에서 예술적, 기술적 성취를 이룬 음악인을 뽑아 주는 상이다(출처 : 위키피디아).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미경 주주통신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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