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 사당중학교에서 삭발 김숙향과 장발 나경원 조우..주민 관심 비상

▲ 29일 서울 동작 사당중학교에서 열린 동작구 족구대회 개회식에서 최근 삭발로 주목받고 있는 김숙향(자유당, 동작갑) 과 나경원 의원(자유당, 동작을)이 조우해 앉아 있다(좌측 븕은 색 윗옷이 김숙향, 오른쪽 흰색 윗옷이 나경원). 김영배 기자.

최근 한국 정치판에는 삭발이 유행이다. 제1야당 대표부터 중진에 이르기 까지 릴레이 삭발로 화제가 됐다. 지난 28일은 광화문에서 일부 극우단체원 200명의 합동 삭발이 있었다는 미확인 사진 자료까지 시중에 떠돌고 있다. 너도 나도 삭발풍이 불고 있다. 이 삭발이 희화화될 징조를 보이자마자 황교안 자유당 대표가 중지를 명했단 말도 있다. 이 당의 요즘 삭발식은 뜸하다.

삭발이 과거 독재시절엔 정치적 저항 수단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지만 민주화 이후 더욱이 막강 야당이라 설득력이 크지 못하고, 국민 시선도 그다지 곱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권에선 삭발이 당지도부에 눈도장 찍는 공천용이란 말도 공공연히 나돈다. 비판자는 스님을 모욕하는 보기 흉한 퍼포먼스라며 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29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소재 사당중학교 운동장에선 동작구 족구대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 특이한 장면이 포착됐다. 요즘 좋든 나쁘든 한창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나경원(자유당·동작을·4선) 의원과 같은 당에서 동작 갑을 대표하는 김숙향 정당인이 나란히 앉은 게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녀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겠으나 상황은 상당히 미묘하다. 김숙향 씨는 바로 얼마 전 박인숙 의원(자유당, 송파 갑)이 국회에서 삭발할 때 동반 삭발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 의원은 삭발 예비주자가 아니냐 하고 세인이 쭉 주목하던 사람이 아닌가 말이다. 김 원외위원장은 삭발 충성에, 나 원내 대표는 장발을 고수한다면 이건 뭔가가 언밸런스 아닌가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날 현장에서도 주변 사람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웃기도 하고 수근거리기도 했다. 두 여자 정치인 중 과연 누가 더 애당자일까. 모두 애국한다는 변으로 깍는다는데 그렇다면?

동석한 그녀들의 상호 심사는 어떨까? '쑥스럽겠지!' 하는 생각은 누구나 들지만, 정치인들이란 태생이 낯 두껍다고 하는 시중 말도 있으니, 별다른 감흥이 없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쨋든 현장에선 '그녀들의 심사, 그것이 궁금하다'는 사람이 많은 사건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영배 주주통신원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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