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된 항공모함을 타고.....

                                                                                                                                              필명   김   자현

(사진 : 한겨레 포토) http://www.travelnbike.com/news/photo/201606/21246_19974_545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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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왕까지 때려눕히며 불침번을 서더니

여름, 호랑이보다 무선

삼엄하던 전선이

매미, 척후병 출몰 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새벽에 기습한 계절

가을이 새 전선을 설치하고

온 들판을 윙윙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자지러진

여름 군졸들 앞세우고 군장을 챙기는 여름 장군님!

투덜거리며 그간

이 구석 저 구석 배설한 미련을 챙기고 있었는데 오늘 일어나보니

걸터듬던 꾸러미 널브러진 채

들통 난 첩년처럼 잔졸들 맨발로 야반도주 했네

 

에휴-

불벼락으로 밤낮을 설쳐대며

이 거리 저 들판 저 멀리 어촌까지

가가호호

작은 살림조차 모조리 차지, 영원히 눌러살라고

신이 내린 최초의 장자 농부 잔등을 후려치며 포악을 떨더니

절기!

그 지상 명령에

신발 끈도 매지 못하고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그래, 그래도 당신이 있어

시시각각

산란하던 태양으로부터 씨를 받아

올 최초의 해의 알, 하지 감자를 쩌 먹으며

잉태한 산부들이

흡족한 웃음 머금고 적자의 출산 기다리고 있다

허지만

가을걷이가 끝나기도 전 그새 다 잊고

너를 그리워하리니

빈들에 내리는 흰 눈발 맞으며 지난여름은 차라리

찬란했었노라, 고백하는 시간은 곧 오리니...

 

내년엘랑 좀 살가운 모습으로

델타니 코로나 해외 군사 모두 떼버리고

작전에 쓰던

항공모함 수장시켜 상어와 고래들 놀이터 되게 하시고

지구촌 평화공원에 안착한

스텔스 폭격기 잔등을 타고 미래의 아이들이

미끄럼 탈 수 있도록

홀가분한 몸으로 단신으로 오십시오

 

여름아- 그래야

당신의 넓은 어깨를 타고 올라

박연폭포 아래 청수에 몸을 담그고 명사십리 해변 

조가비들의 노래 들으며 흰 당나귀 타고 북으로 간 백석도 떠올려 가며

천년의 일출, 만년의 일몰을 얘기할 수 있도록.....

 

(사진 : 한겨레 포토) https://encrypted-tbn0.gstatic.com/images?q=tbn:ANd9GcTkk70mhlpUtiEBM5zG43dYCPqba6At_CqyKg&usqp=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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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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