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희생자 49재 진혼가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49재  추모행렬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49재 추모행렬

 

 ■ 용기를 주소서 ■

 

10.29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 시민합동분향소 가는 길

녹사평역 3번 출구 눈 덮힌 언덕

매서운 북풍한설보다 더 원망스런 경찰기동대 버스 대오

 

그날 그곳에 단 한 대 경찰기동대만 있었어도

158명 목숨을 지킬 수 있었는데,

대한민국 국민을 지킬 수 있었는데,

사랑하는 가족을 잃지 않고 유가족이 일상의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아! 원한의 기동대여

아! 통곡의 기동대여

그 때는 어디에 있었나요?

왜 오지 않았나요?

아니 올 수 없었던 것은 아니였나요?

누구를 지키기 위해서 올 수 없었나요?

158명 국민의 목숨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거짓과 위선의 가짜 분향소 아닌

영정과 위패가 있는 시민합동분향소 앞 들려오는 악다귀 소리

"정치선동 물러나라"  "멀 더 해달랴는 것이냐"

희생자를 욕 보이고 유가족의 피멍든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들

2차 가해를 하는 저들은 과연 누구인가?

저들이 과연 인간인가?

사람의 탈을 쓴 악귀들인가!

아!  어쩌다 우리나라가 저렇게까지 타락했는가!

아!  어쩌다 우리나라가 저렇게까지 망가졌는가!

원혼이시여!

절대로 용서하지 마소서.

 

압사로 158명 국민이 죽고  부상자는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대통령실 대책회의에서 '압사'를 빼고 사고로 발표하라고 했단다.

무엇이 두려워서 무엇을 감추기 위해서

압사를 빼라고 지시했는가?

158명 원혼이시여!

절대로 용서하지 마소서.

지시한 자와 영혼없이 명령를 하달 한 책임자

한 놈도 빼놓지 말고 용서하지 마소서

 

한 시인은 추모시에서 "꽃 한송이도 놓지 마라"고 절규했는데

예쁘고 고운  영정 앞에  지켜주지 못한 속죄의 마음으로

국화꽃 한송이 내려 놓는다.

영정을 품고 오열하는 유가족 

소리없이 눈물은 흐르고 가슴에 피멍이 든다.

용서하지 마소서!

영정도 위패도 없이 추모를 강요하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압사를 사고로 부르게 강요한 자들

단 한 명도 용서하지 마소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서명운동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서명운동

 

이태원참사 영가들이시여!

통곡하는 가족들, 함께 눈물 흐리는 착한 이웃들 보살펴 주소서

힘들고 지쳐서 진상규명 전에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소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되어

영가들의 원혼이 해원되는 날까지 우리에게 용기를 주소서

아직도 부상으로 트라우마에 신음하고 있는 가족 친구 이웃의 고통을 살펴 주소서

부상자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소서

 

이태원참사 영가들이시여!

이제 이승에서의 인연을 끊고

그대들이 못다 한 꿈을 위해서 천상으로 가소서

살아 남은 가족 이웃을 믿고 훨훨 날아 가소서

압사로 숨 쉴 수 없었던 고통 모두 잊고 가소서

고통없는 곳으로 가소서.

 

_2022. 12. 16 49재 시민합동분향소 촛불시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재광 주주  gamkood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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