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차로 이동하는데 딸이 곡 하나를 들어보라고 했다. 듣는 순간 울적해졌다. 불행이 뚝뚝 떨어졌다. 딸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무슨 사연이 있기에 이렇게 내던지듯 노래를 불러?“

그 곡은 에이미 제이드 와인하우스(Amy Jade Winehouse 이하 에이미)의 ‘You Know I'm No Good’이었다.

 

지난달에 '테일러 스위프트(이하 테일러)'를 소개하면서 에이미가 생각난다고 썼다. 사실 테일러와 에이미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반듯하게 깎아 놓은 빈틈없는 밤톨 같은 가수라면, 에이미는 반은 썩어버렸지만 그 반을 비교할 수 없는 맛을 지닌 석류 같은 가수다. 테일러가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그림 같은 집에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맑고 티 없는 소녀라면, 에이미는 부서져 허물어가는 집 마루의 너저분한 러그 위에 외롭게 쓰러져 있지만 눈빛만은 번쩍번쩍 형형한 소녀다.

테일러는 1989년 태어났고, 에이미는 1983년에 런던에서 태어났으니 에이미가 6살 언니다. 테일러는 12살에 음악을 시작해서 17살에 데뷔 음반을 냈다. 에이미는 12살에 런던 예술명문학교에 들어가면서 노래로 두각을 나타낸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은 넋을 놓고 그녀 노래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거칠고 자유분방한 에이미는 학교에서 쫓겨난다. 

이후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해 작은 카페에서 활동한다. 18세에 소속사에 발탁되어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걷게 된다. 테일러처럼 기타를 연주하고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했다. 처음엔 테일러와 같이 컨트리로 시작했지만 알앤비, 소울, 재즈까지 넓혀나갔다. 

에이미는 20세인 2003년에 데뷔 음반  <Frank>를 낸다. 아래 영상은 <Frank>의 전곡 영상이다. 20세의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속된 말로 '노래를 그냥 씹어 드신다'.

 

2006년 두 번째 정규 음반 <Back To Black> 전곡 영상이다. <Back To Black>은 2008년 그래미상을 휩쓸어 5개의 상, 제50회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신인상, 여자 최우수 공연상, 최우수 팝 보컬상, 올해의 레코드상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27세의 나이에 런던 자택에서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Frank>와 <Back To Black>, 단 2장의 앨범이지만 전 세계 1,500만 장이 판매되었다.

 

정제된 감정을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게 표현하는 테일러에 비하면, 에이미는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듯 표현한다.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가버린 에이미. 그 기막힌 재능을 10년도 써먹지 못하고 요절한 에이미의 처참한 삶이 너무나 안타까웠을까? 에이미의 삶은 2015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2015년 제작된 영화 <Amy>는 2016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을 끝으로 에이미는 파멸의 길을 걸었다. 한 남자를 만나 벌어지는 에이미의 가엾고 처절한 이야기는 자세히 옮기지 않겠다. 영화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2011년 12월 유작 앨범 <라이오네스: 히든 트레저>의 전곡 영상도 소개한다. 에이미가 숨지기 전 녹음한 신곡과 지난 앨범들의 미발표 버전, 명곡 리메이크 버전 등 12곡이 담겼다. 

 

에이미의 베스트 곡 20곡을 묶은 영상도 있다. 정식 앨범은 아닌 것 같다.  

 

영화 <Amy>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2963   
참고 사이트 : https://namu.wiki/w/%EC%97%90%EC%9D%B4%EB%AF%B8%20%EC%99%80%EC%9D%B8%ED%95%98%EC%9A%B0%EC%8A%A4
관련기사 : 에이미 와인하우스 끝나지 않은 노래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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