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봐도 뒤를 봐도
끝없이 이어지는 평행한 두 철로
만날 수는 없지만 만남 그 이상인 둘
더 멀어지지도 더 가까워지지도 않는 둘
일정한 거리 유지해야 존재할 수 있는 둘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접촉할 수 없는 둘
만약 만나면 모든 게 끝나버리는 둘
그러기에 문제없이 영원할 수 있는 둘
열차가 지나왔고 가야할 철길을 본다
내가 살아왔고 살아갈 인생길도 본다
어제는 가버렸고 내일은 오지 않았다
이 순간만이 내가 어찌 해 볼 수 있다
소유도 사랑도 명예도 내 것이 아니더라
오늘도 플랫 홈엔 기차가 도착하고 떠난다
철거덕 철거덕 철제 바퀴소리도 요란하다
자신을 알리는지 가끔 기적도 꽥꽥 울린다
어딘지 모르지만 먼 목적지를 향해 달리겠지
그래서 플랫 홈에 잠시 쉬고 또 달리겠지
나도 오늘 기차에 몸을 싣고 목적지를 향해 간다
플랫 홈에 도착한 열차에 올라 좌석을 찾아 앉는다
내부를 둘러보고 차창 밖을 보는 이 순간만이 나다
어제도 내일도 만사도 어찌할 수 없음을 새삼 느낀다
정처 없는 인생길 철길을 달리듯 그렇게 가리라
어느 역에서 잠시 쉬어가더라도 계속 달리고 싶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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