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eline Park(쇼라인 공원)
얼마 전 캘리포니아 폭우 기사를 보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샌디애고로 남하한 폭우가 허리케인급 강풍도 동반해 홍수 특보까지 발령케 했다. 특히 샌타바버라와 벤츄라 카운티에 가장 많은 비가 와서 주민 대피령이 내렸다. 국립기상국 기상학자는 “1870년 이후 이번 폭풍의 강도와 규모는 3위 안에 든다”고 했다.
원래 캘리포니아 지역은 건조지대라 겨울철 단비가 오긴 하지만 많이 오진 않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기상재해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샌타바버라(Santa Barbara) 와 벤츄라는 얼마 전 미국에 갔을 때 방문했던 곳이다. 벤츄라는 서퍼들의 천국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벤츄라 해변에 갔다. 서퍼들이 많았다. 서핑은 체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라 젊은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줄 알았는데, 가서 보니 나이 든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아슬아슬하게 파도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부러웠다. 지금 내 인생에선 가질 수 없는 일이니까… 더…
샌타바버라는 아이들이 근처 도시 중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곳이라고 해서 하루를 내어 방문했다. 연중 온화한 날씨,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 아름다운 해변, 하얀 벽과 붉은 지붕을 가진 독특한 건물 그리고 도시를 병풍같이 둘러싼 샌타이네즈(Santa Ynez) 산맥까지 있어 샌타바버라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관광·휴양지 중 한 곳이다.
우리는 샌타바버라에서 가장 유명한 3곳을 방문했다. Shoreline Park(쇼라인 공원), Old Mission Santa Barbara(샌타바버라 선교회), Superior Court(대법원)다.
제일 먼저 방문한 쇼라인 공원은 해변을 바로 옆에 두고 있다. 공원에는 어린이 놀이터, 피크닉 공간, 넓은 잔디밭, 산책로, 해변으로 가는 계단이 있으며 채널 제도와 고래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공원용지는 과거 농지로 사용되었는데 택지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1963년 한 시민단체는 이 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운동을 벌인다. 우여곡절 끝에 시의회는 채권을 발행하여 토지를 구입하고 연방기금의 도움을 받아 1968년 공원은 완공된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아름다운 이곳은 개인 소유지가 되었을 것이다. 공원으로 만들어 아무 조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해주었으니 너무나 고마운 시민들이다.
특히 해안절벽 위에 조성된 약 10km에 이르는 탁 트인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저 멀리 흰 구름이 오르다 힘겨워 머물고 있는 샌타이네즈 산맥도 볼 수 있다. 신선한 바닷바람에 찰랑이는 파도 소리에 맞춰,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을 무대 삼아 춤추는 구름, 풀과 꽃들이 물결치는 부드러운 흙길, 곧게 뻗어 올라간 야자수 뒤를 받쳐주는 푸르고 쾌청한 하늘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휴양지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난다.
이 공원도 1970년대부터 폭풍과 지질 활동으로 인해 심각한 해안 침식이 발생해 몸살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2008년에도 폭우가 반복되어 해안 계단이 잠시 폐쇄되었다. 지난해 12월과 올 2월 초의 심각한 폭우도 뭔가 일조를 했을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 저지른 만행으로 이런저런 아름다운 자연도 점점 우리 곁을 떠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좀 우울해진다.
참고 사이트 : 다음백과,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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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갈무리 동영상 : Locals surf on flooded street in Ventura, California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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