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그림이야기] 10

민간인의 반대는 군인 공무원 공공사업자를 말한다. 그러니까 민간문화라 함은 관제문화가 아니고 주민과 시민이 이루는 문화다. 민간문화의 반대인 관제문화라 함은 문화를 공권력으로 통제 관리한 문화다.

얼마 전에 사립박물관미술관 공청회를 연다기에 참가했다. 도에서 경제문화부지사가 주관하여 모이자 한 것이다. 50여개 뮤지움에서 참석했다. 미술관, 박물관이 다 뮤지움이다. 요즘 코로나시대 운영 고충을 듣고 타개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란다. 가뜩이나 관람객이 없는 데 코로나 시대 맞이해서 특별한 지원이 있지도 않은 채 민간 스스로 운영하는 사정 듣기만 해서 뭐하나. 사립 대 공립의 문화라는 개념부터 잘못되어 있어 앞으로도 기대할 것이 없다.

그 자리에서 분명히 하자고 마지막 발언을 했다. "문화사업을 사립과 공립으로 구분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은 공립이고, 민간이 운영하는 것은 다 사립이라고, 공과 사로 문화 구분하는 것이 정상적 변별이 아니다. 이런 구분을 하여 공공성 문화를 국가가 독점하는 것이 요즘 문화정책 시각인 샘이 된다. 그러니 문화하는 사람들은 지원 할 생각 아니하고 공공성의 자격 요건을 갖고 지원 여부를 가린다. 민간은 사익만 추구하고 공공성이 없나?"

▲ 민간문화운동의 선구자 김구한 선생 묘비

모든 문화의 근본은 민간에서 나온다. 민간의 창의성과 특수성의 힘으로 모여서 문화 공공성과 보편성은 생성한다.

모든 공공성과 보편성은 민간의 특수성을 밭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민간문화 서식처가 없이 어찌 공공문화가 이루어지나. 문화사업은 공립과 사립으로 구분 말고 관립과 민립으로 구분해야 옳다. 민주헌법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면서 문화예산과 기획은 왜 관립이 독과점하고 주도하려는가. 재원을 다 움켜쥔 문화권력들은 그럴 바에는 차라리 관립문화만 하고 민간문화 간섭을 하지 말라. 지원은 사람으로 하든지 말든지...

그러나 이건 분명히 하자. 지금 민간문화가 관제문화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서 죽어가고 있다. 문화마저 권력으로 틀어쥔 자들은 당신들이 하는 짓이 무슨 짓인지조차 모르고 관료화되고 있다. 훗날 너희를 관제문화독재라 부르리라.

▲ <휘모리> 목판화 1998 김봉준 작

편집 : 양성숙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봉준 시민통신원  sanary@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