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만에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몬트리올 이야기가 갑자기 끊겨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궁금해하셨던 분들은 마음을 놓으셔도 된다. 지난 1년 동안 박사졸업을 위해 열심히 달렸고, 새로운 도전도 해보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지금 드디어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회상해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2021년 11월 내 인생 축을 변화시킨 여행이 하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epicypher.com/resources/epicypher-2021/
이미지 출처 : https://www.epicypher.com/resources/epicypher-2021/

‘EpiCypher(에피사이퍼) 2021’학회가 열렸다. 주임교수님 스테판이 이 학회에 초청 받았다. 나를 비롯한 동료 클라우디아(박사과정)와 사라(이제 막 석사를 시작한 학생)에게도 같이 갈 기회를 주셨다. 학회에 참석하려면 내 연구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해야 한다. 박사를 시작한지 4년차가 되어가니 발표는 익숙한지라 포스터 발표는 부담이 되지 않았다. 학회에서 만날 새로운 사람과 강의 내용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이 학회는 아름다운 휴양지 플로리다 바다 앞에 있는 호텔에서 진행되었다. 우리가 묵는 곳도 바로 이 호텔이다. 이와 더불어 호텔 조식, 저녁 식사와 파티, 무료로 제공되는 와인 등 마치 휴가가 연상되는 학회였다. 박사학생으로는 꿈도 못 꾸는 호화스러운 여행과 배움의 기회였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나를 비롯해 사라, 클라우이디아는 몸과 마음이 지쳐 떨어졌다. 우리는 학회 참가 날짜를 붙잡으며 손꼽아 기다렸다. 여행 당일 무사히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받은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과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시간은 약 5시간. 몬트리올에서 탐파(플로리다)공항으로 직항이라 한숨 푹~자고 나니 도착해있었다.

플로리다는 고등학교 1학년 디즈니랜드를 끝으로 가본 적이 없다. 내가 기억하는 플로리다에는 푸르른 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백사장, 입이 거대하여 기이하게 생긴 큰 새 펠리컨이 훨훨 날아다니던 하늘, 맛난 멕시칸 타코가 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를 밝음, 희망의 느낌이 플로리다에 배어 있었다.

하얀 백사장 
하얀 백사장 

역시 플로리다는 지난 기억과 비슷했다. 푸르른 하늘, 곧게 높이 뻗은 야자수, 끝없이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따스한 기온은 몬트리올 추위에 벌벌 떨던 우리 마음을 사르륵 녹게 했고, 흥이 나게 만들었다.

학회장 호텔에 도착해서 방 배정을 받았다. 사실 나는 팅(중국 박사과정 학생)과 방을 같이 사용하고 싶다고 신청했었다. 하지만 미국 여행비자를 받으려면 6개월이 넘게 걸린다는 걸 안 팅은 안타깝게도 학회 참여를 포기했다. 정치적 대립 앞에서 배움의 기회까지 빼앗아가 버린 미국과 중국이 원망스러웠고 팅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이런 연유로 무작위 룸메이트 배정을 신청했는데, 남는 짝이 없었는지 혼자 방을 쓰게 되었다.

얼떨결에 호텔 룸 카드를 받고 18층에 있는 내 방으로 이동했다. 방문을 여는 순간... 내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마치 신혼여행에 온 듯 하얀 리넨시트가 덮여있는 큰 침대, 바로 앞에 보이는 발코니,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하늘과 바다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널찍하고 깨끗한 화장실, 내가 좋아하는 하얗고 보송보송한 가운이 가지런히 향긋한 향기를 내며 걸려있었다. 추워서 옷을 낑낑 입고 출근하며 하루하루 연구와 논문에 씨름하던 내 일상과 너무나 다른 풍경이어서 이게 ‘현실일까' 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내 방에서 바라본 해변
내 방에서 바라본 해변
저녁노을도 방에서 볼 수 있다.
저녁노을도 방에서 볼 수 있다.

학회는 도착하는 날부터 시작했다. 잠시 침대에 누워 마음을 가다듬고 이 현실을 받아들인 후  오랜만에 화사한 핑크색 원피스를 꺼내 입고 들뜬 마음으로 학회장에 갔다. 우리 삼총사는 아침 밖에 못 먹은 터라 배가 출출했다. 우리 허기를 눈치 챘을까? 학회장 입구엔 센스 있게 웰컴 푸드와 음료가 마련되어있었다. 다양한 야채, 과일 그리고 치즈 플래터는 출출한 배를 채우기에 충분했다. 다른 학회 참가자들도 배가 고팠는지 웰컴푸드를 손에 쥔 채 환하게 웃으며 학회 참석자들과 통성명을 하고 있었다. 나도 조금은 어색하게 새로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EpiCypher’라는 학회는 여태까지 가본 학회와는 다르게 특정 학술단체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EpiCyher'라는 회사가 주관한 학회다. EpiCypher는 3명의 교수가 팀을 이루어 설립하였다. 이 회사는 'Epigenetics(후성유전학)‘을 어떻게 더 정확하게, 편리하게, 빠르게 연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제품화하여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후성유전학‘이 인간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 질병을 치료하거나 완화하는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제약회사와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후성유전학의 가장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엄마가 아기를 임신했을 때, 엄마가 각종 바이러스 감염, 음주, 흡연, 약물 등에 노출되면 아기의 유전자 형태가 바뀐다. 이런 예 외에도 후성유전학은 각종 질병 및 노화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학회는 저명한 대학교수, 이제 막 피어오르는 열정적인 젊은 교수 그리고 대형 제약회사(Pfizer, Merck, GSK) 직원부터 시작해서 바이오 스타트업 임직원들도(Arimia genomics, Fortis life science, Foghorn) 참여했다. 따라서 ‘후성유전학’이라는 한 주제를 가지고 기업체와 대학에서 어떻게 연구를 진행하는지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이 학회의 또 다른 특징은 200명도 채 안 되는 아주 작은 학회라는 것이다. 2019년 참여한 Neuroscience 학회는 참가자가 만 명 정도 되어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대신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어려웠다. 혼자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워야하는 외로운 학회였다. 하지만 이 학회는 소규모이면서도 다양한 소셜 이벤트가 공식 일정에 있어서 서로 만나고 사귈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첫 강의는 저녁 6시 30분에 시작했다. EpiCypher 회사 설립자인 Mark Bedford 교수님이 첫 마이크를 잡았다. Mark Bedford 교수님은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으시고, 편안한 티셔츠를 청반바지에 쏙 집어넣고 쪼리를 신고 계셨다. 키도 몸집도 크셨지만, 얼굴만큼은 온화하고 부끄러운 미소를 짓고 있어 첫날부터 훈훈한 인상을 주었다. 교수님은 먼 길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하며 이번 학회에 다양한 나라가 참석해 기쁘다고 하셨다. 서울대 교수님과 학생들도 참석했다.

그렇게 웰컴 인사가 끝나고 한 시간 가량 Epigenetics를 연구하는 교수님들이 발표를 20분씩 진행했다. 거의 10년 전만 해도 한 교수 당 강의시간이 40-50분 정도 주어지곤 했는데, 이제는 얄짤없이 20분씩만 준다. 아마도 인간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20분으로 반영한 건 아닐까? 어찌됐던 나는 20분 강의시간이 참 탁월한 선택 같았다.

맛난 저녁 식사
맛난 저녁 식사

1시간동안 진행한 강의가 끝나고 소셜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강의실에서 나와 로비로 가니 다양한 음식, 디저트, 음료가 비치되어 있었다. 플레이트에 음식을 받고 와인을 한 손에 쥐고 원형테이블에 둥그렇게 앉았다. 학회에 혼자 온 교수 혹은 학생도 있고, 우리처럼 한 실험실에서 온 학생들도 있었다.

지도교수님인 스테판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기분이 좋은지 여기저기 웃으며 인사를 다녔고, 지인들에게 우리를 소개시켜주었다. 지인들은 익살맞은 웃음을 지으며 “아~ 그래, 스테판이 많이 괴롭히진 않아?” 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스테판 교수님 덕분에 우린 첫날에 유명하다는 교수님들과 전부 인사를 나눌 수 있었고, 심지어 박사 후 과정을 본인 연구실에서 하라며 제안하는 교수님들도 계셨다. 박사 졸업이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나로서는 솔직히 귀가 쫑긋할 제안이었다. 박사 후 과정을 캘리포니아나 뉴욕에서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어 둘째 날부터 넷째 날까지 쭉 강의가 진행되었다. 후성유전학은 분자생물학적인 연구라 생물학분야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고 굉장히 모호한 학문이다. 따라서 강의 내용에 대해서 굳이 설명을 하진 않겠다. 사실 나도 기억을 되돌려 쓰려 하니 수십 개 강의 중 3-4개 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 오히려 학회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다양한 소셜 이벤트들이 더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학회장에서 보이는 바다. 수영장도 보이고 오른쪽 갈색 문 뒤로 야외 스파도 있다. 
학회장에서 보이는 바다. 수영장도 보이고 오른쪽 갈색 문 뒤로 야외 스파도 있다. 

그중 정말 특이하고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재미있었던 소셜 활동을 이야기 하고 싶다. 긴 강의 후 2시간정도 휴식시간이 주어지면, 우리 삼총사는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호텔 내 있는 야외 스파에 가곤 했다. 우리처럼 다들 긴 강의에 지쳤는지, 그렇게 크지도 않은 야외 스파엔 교수님들, 학생들이 항상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눈치껏 학회장 사람인 걸 알고 수줍은 듯 통성명을 하고 각자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누며 이번 학회가 얼마나 완벽한지 칭찬을 늘어놓았다. 처음 만남부터 수영복을 입은 채 스파에서 이뤄진다는 것이 굉장히 낯설고, 부끄럽고, 어색했다. 하지만 편안하게 얘기하는 사람들 덕분에 나도 점차 분위기에 익숙해졌고 다음번 스파에 갈 땐 ‘이번엔 누가 있을까~’ 궁금해 하며 가게 되었다.. 심지어 스파에서 통성명을 한 교수님 한 분은 어떤 연구 주제에 대해 30분간 토론하다가 박사 후 과정으로 본인 실험실에 오라는 제안까지 하셨다.

학회 파티 

두 번째는 우리 인식과 인생을 바꾸어 놓은 학회 파티이다. 마지막 날 학회에서 대여한 술집에 참석자들이 모여 다 같이 야외 테라스에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일찍 헤어지기 아쉬웠는지 2차를 가자는 제안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숙소로 향했고, 아직도 흥이 올라있는 우리 삼총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2차로 펍을 가기로 했다. 참석자 규모가 더욱 작아진 터라 우리는 주로 교수님들과 대화를 나누던 대기업, 중견 기업 그리고 소기업에서 온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약간 알딸딸해서인지 아니면 플로리다가 주는 흥 때문인지, 나는 그동안 궁금했던 기업 문화, 기업 연구방식,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용기를 내어 조곤조곤 물어봤다. 이런 적극적인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임원들은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더 궁금하면 연락을 하라고 명함을 주었다.

실제로 박사과정 친구 클라우디아는 한 임원에게 연락했고, 수차례 면접 끝에 2개월 뒤인 1월 초 이 회사와 일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현재 클라우디아는 보스톤에서 이 회사를 다니고 있고, 회사가 배려심이 넘치고 배울 점이 많다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 또한 이때 만났던 사람들 도움을 받아 다른 회사와 인터뷰 면접을 손쉽게 볼 수 있었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플로리다에서 경험했던 작은 일화들도 빼놓을 수 없다. 누가 학회일정을 짰는지 몰라도 아주 너그럽게 매일 4시간씩 자유시간을 주었다. 이 시간에 사람들은 수영도 하고, 동네구경을 다니기도 하고, 돌고래 체험, 낚시를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교수님들은 단체로 배낚시를 갔고, 큰 물고기를 낚아와 저녁 식사 때 다함께 그 물고기를 나눠 먹기도 했다. 스테판 교수님도 배낚시에 참여하여 잡았던 물고기 사진을 확대하며 우리 앞에서 자랑스럽게 보여주셨다.

배 안에서 본 멋진 집 

우리 삼총사는 낚시에 당연히 관심이 없어 돌고래 체험을 선택했다. ‘플로리다하면 당연히 귀엽고 총명한 돌고래 아니겠는가? 보트투어 홍보문구에 의하면 돌고래를 볼 확률은 100%라고 한다. 우리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60불을 내고 돌고래 보트투어에 참여했다. 푸른 물살을 힘차게 가르며 바다와 멋진 집을 보다보니 돌고래는 안 봐도 괜찮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찰나 갑자기 방송에서 배 뒤쪽을 보라고 소리쳤다. 달리는 보트 뒤로 돌고래 등이 힐끔힐끔 보이더니 갑자기 한두 마리씩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박수를 쳐주고 환호해주면 돌고래가 더욱 열심히 재롱을 피우고 점프를 한다고 하여 목이 쉬고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열정적으로 환호해주었다. 환호하니 실제로도 더 흥분이 되어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나는 대학원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할까 생각했을 정도로 돌고래를 사랑한다. 클라우디아가 찍은 동영상은 봐도 봐도 지겹지 않다.

돌아오는 배 안에서 우리 세 사람 
돌아오는 배 안에서 우리 세 사람 

해변에서 재밌는 일도 있었다. 어느 날 우리 삼총사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신나게 해변으로 향했다. 그리고 타월을 깔고 누워 수다를 떨었다수영도 했다. 갑자기 배가 출출해져 각자 챙겨온 커다란 쿠키를 부스럭거리며 꺼냈다. 과자를 입에 넣고 먹으려는 순간 하늘이 거뭇거뭇해졌다. 갑자기 갈매기 떼가 미친 듯 날아와 우리를 공격했다. 쿠키를 뺏으러 발가락을 들이댔다. 나는 큰 쿠키를 입에 꾸역꾸역 넣고 몸을 움츠렸고, 사라는 갈매기를 피하다 쿠키를 갈매기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쿠키가 없어지자 갈매기들은 사라졌다. 멀리서 현지인들이 우리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아마 '바보 같은 관광객들이라며 비웃었을 것이다. 사라는 울먹거리며 쿠키를 뺏겼어~”라고 하다 갑자기 깔깔깔 웃기 시작했다. 울다가 우는 사춘기 소녀 같았다.

갈매기 떼에게 혼난 날
갈매기 떼에게 혼난 날

2021 플로리다 학회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힘들고 지친 과학자들을 위해 아름다운 장소에서 학회를 개최한 EpiCypher란 회사가 너무 고마웠다. 마지막 날, 이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직원들한테  감사 인사를 수차례 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아니라 협력연구를 추진하고 도와주려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과학은 “생각의 공유”로 이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연구기관 및 대학에 계신 교수님 그리고 회사 임직원들의 너그럽고 열린 마음은 다시 한 번 과학자를 존경하게 만들었다. 학회가 열렸던 5일 동안 참가자 모두 직위, 문화, 국적에 상관없이 한마음으로 배우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학문에 있어서 다들 겸허했고 열정적이었다. 플로리다에서 아름답고 뜨거운 5일은 이후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중요한 기점이 되었다. 

펠리컨 앞에는 생선 머리를 잘라 바다에 던져주는 생선 장수(?)가 있다. 이 머리를 얻어먹기 위해 펠리컨이 모여들었다. 참 훌륭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법이 아닌가 싶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이지산 주주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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