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종전 선언 70년에 보내는 평화 협정 기원시 / 필명 김자현

지금은 7월 27일, 2023년 위험한 여름을 경고하는 
매미의 떼창이 귀를 찢는 오늘
역사의 봉분 위로 70년이라는 무위의 
시간이 철조망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갔다

남의 둥우리에 알을 낳는 뻐꾸기처럼 
상관도 없는 늑대와 하이에나 너구리들이 모여
협정이나 조약, 부도수표를 날리면  
늙은 개구리들 개골거리다 봄 한 철은 가고 
어제도 그해도 종전 원년을 선언했으니 
이젤까 저젤까 이산가족들 
얼싸- 안을 수 있는 날들이 도래하겠지 


타들어 가던 밤들은 시커먼 재 속에서 날을 밝히고
협정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 우리 
팔천만 따귀를 때리며

철 지난 신문지처럼  양키들 문서를 찢어 밑씻개를 하고 코를 풀었다  
조선인민공화국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감옥에서 
북녘 동포 삼천만의 아사를 지켜보는 우리는 과연 
사람인가 그들에게 우리는 
동포인가 미제와 우리는 공범인가

 

조선반도의 목덜미를 덥썩 물고 
70년을 흡혈하는 미제와 그 앞잡이들에 
설마 설마 하며 속고, 속고 살아온 세월
설 삶은 말은 썩어 문드러지고 우리의 민족정기 
오뉴월 염천에 다 증발하는 줄 알았더니
쫓아버리지 못한 외세, 청산하지 못한 매국, 백 년 묵은 흑역사가 
대한민국에 괴질을 낳아 이제 민생은 너덜거리고 
자고 새면 악취요 전운이 감도는 이 한반도에 
자본주의 매음녀들이 출산한 괴기의 배냇병신들이 
세종대왕상 앞에서이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금수의 깃발을 들고 버젓이 활보하는 오늘, 숨죽여 있던 
쑥부쟁이와 망초대 민들레
이제 동학 의병의 후예들 철사줄 같은 결기로 
앙천타도 한다, 저리 물렀거라! 

 

100년이란 세월 동안 
품격있는 배달겨레 우리 민족의 뇌수에 빨대를 꽂고 흡혈하던

미제와 일제 승냥이의 잇빨들이여! 
전범 자본의 악귀들이여! 이 나라 이 땅에서 당장 떠나라, 떠나라
이제 백두에서 한라까지는 똥밭 한 평도 뺏길 수 없어 
저 들판의 갯지렁이 하나 
잡목숲을 쓰다듬는 푸른 바람결 한 파람까지 우리 민족의 것이니
각다귀 하나라도 건드리지 말고 떠나거라!


남의 멱을 따는 방아쇠를 팔아 먹고사는 식인종들이여! 
순결한 백의의 민족혼 살아 숨 쉬는 조선반도에서 
꼬부랑말과 글까지 몽땅 지우고 당장 떠나라, 떠나라 
자주국방은 꾸어올 수도

빌려줄 수도 없음을 지구촌 하늘에 쓰고, 70년 묵은 피맺힌 절규가 소용돌이치는 오늘!

임진강 푸른 물에 
엎어진 역사 일으키고 눈깔 빠진 시대를 건너 
이제 남북한 무엇이든 우리끼리 한다
지구촌 골목골목에서 총질로 대장행세 하며 
돈을 뜯는 양아치 양키들이여! 
함부로 점령한 83개 미군기지 반납하고 
너희 나라나 재건하러 동해를 건너가라

 

경찰국가와 패권주의의 하이에나 들이여! 
분단 장사하며 뜯어먹던 내세와 외세의 모든 거머리들이여 물러가라!  
평화와 인권은 사라지고, 기아와 난민을 배설하는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개들이여!

 

민주도 자유도 평화도, 민주도 자유도 평화도  
문서에서 살아나는 것 아니요 
우리 하나하나의 가슴에서 살아나는 것 
남쪽의 훈풍은 북에 스며들고 
북의 냉철한 기상은 남녘을 깨우니
약산 진달래 꽃같은 분홍으로 서로의 가슴에 물들자꾸나, 물들자꾸나!

 

허리 동강 나기 전 
초례청에 맞절을 하던 아사달 아사녀의 
고향으로 돌아가자꾸나
남과 북 웅녀와 범부, 곰례와 들네와 산네들이 모여
얼씨구~ 비핵의 강 건너 가자꾸나  
절씨구~ 통일천에서 열목어와 버들치 함께 잡으며 
남북이 모여 소원이던 종전선언 자주 국방 이루었노라 
평화에 의해 평화를 위한 평화의 길, 임진각에서
팔천만이 부르는 민족 대합창
개벽세상 활짝 열었노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 평화 협정 70주년, 행사 낭송 시-  

* 모든 사진은 <평화 민족 통일 원탁회의>에서 제공 받았음

 지은이 약력- 
            시인이며 소설가, 
            종각역에 위치한 <문화공간. 온> 이사장
            민족문학 연구회 회원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김승원 주주  heaj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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