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의 돌풍이 태풍급으로 격상했다.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넘어 PK 지역, 심지어 TK 지역에서도 20%를 넘는 지지세다. 3/26일 자 발표한 뉴스토마토 여론조사 결과, 비례대표 정당 투표율에서 접전을 벌였던 국민의 힘 위성정당인 국민의 미래(28.1%)를 앞질러 ‘조국혁신당’(29.1%)이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3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 모습(출처 : 김지영)
2024년 3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 모습(출처 : 김지영)

호남지역에선 40%대 지지를 보이고 있다. PK 부울경 지역에서도 30% 지지를 넘겼다. 바야흐로 영호남 지역 기반 양대 정당의 폐해를 일거에 극복한 셈이다. 창당한 지 한 달도 안 돼 ‘조국혁신당’은 전국적 지지 기반을 갖췄다. 그 요인이 무엇일까? 글쓴이는 그 점이 궁금했다.

조선일보는 ‘조국혁신당’ 돌풍을 ‘뻔뻔함’이자 ‘비정상’이고 ‘제정신이 아니다’고 폄훼했다. 진보를 대표하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마저 “윤석열과 조국의 리턴매치”라며 ‘조국혁신당’의 정치 활동을 “대의와 명분이 없는 정치참여”로 못 박았다. 게다가 ‘조국혁신당’ 돌풍을 ‘복수혈전’, ‘한풀이’로 규정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일간지 신문들(출처 : 하성환)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일간지 신문들(출처 : 하성환)

녹색정의당 또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자격이 없다”며 ‘반사체 정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대해 “윤석열 정권 퇴진만으로 우리 삶이 나아지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현시기 위기의 우선순위는 검찰 개혁보다 기후와 노동”이라고 역설했다. 모두 총선의 본질을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한 채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지축을 뒤흔든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정권 심판’을 외치는 더불어민주당을 넘어섰다는 데 있다. 4•10 총선은 여느 총선과 본질에서 다르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근본에서 리셋하고 미래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타가 되는 총선이기 때문이다. 총선의 시대정신을 ‘조국혁신당’만 정확히 읽어내고 있다. 그리고 시대정신을 소명으로 품어 안고 가장 치열하고 견결하게 투쟁하는 정당이 ‘조국혁신당’이다.

전투하듯이 의정활동을 실천했던 사민주의 대중 정치인 노회찬 묘소(출처 : 하성환) 조국 대표는 노회찬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실제로 노회찬의 정치노선을 존중했으며 함께하고자 했다.
전투하듯이 의정활동을 실천했던 사민주의 대중 정치인 노회찬 묘소(출처 : 하성환) 조국 대표는 노회찬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실제로 노회찬의 정치노선을 존중했으며 함께하고자 했다.

2004년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노회찬 의원이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 대해 “수십 년 묵은 시꺼메진 불판”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일갈했다. 오늘날 ‘조국혁신당’은 이를 강단 있게 실천하고 있으며 미래 사회에 펼칠 정치 환경을 담대하게 제시하고 있다. 노회찬의 정치이념과 전투력을 계승한 진보정당다운 모습이 바로 ‘조국혁신당’이다. 22대 국회가 열리면 헌법 개정을 통해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제7공화국 헌법을 창도해 나갈 것을 선언한 점이 특히 그러하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태풍급으로 전국을 강타한 두 번째 요인으로 윤석열 정권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을 윤석열 정권 스스로 짓밟고 내팽개친 데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밑으로부터 뒤흔든 주식 통정매매 범죄에 대해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주식 통정매매로 23억 시세차익을 얻은 김건희-최은순 모녀는 압수수색은커녕 단 한 번도 소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23억 시세차익은 지난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임을 뉴스타파가 일찌감치 보도했다.

강서구 가양동 도로변에 내걸린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을 풍자한 진보당 펼침막(출처 : 하성환)
강서구 가양동 도로변에 내걸린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을 풍자한 진보당 펼침막(출처 : 하성환)

학력 위변조, 심각한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 행위는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선 전 김건희는 주가조작과 마찬가지로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 대선 이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과 디올 백, 사넬 화장품 수수 사건, 그리고 국정에 개입한 의혹 등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검무죄, 무검유죄’의 전형으로 사회 정의를 짓밟고 국가 기강을 무너뜨린 권력형 비리이자 범죄행태다.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 들머리에서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김정민 변호사(맨 오른쪽)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출처 : 글과 사진 한겨레 김혜윤 기자) 박정훈 대령은 참군인의 표상으로 전 국민의 가슴에 남은 인물이다. 이젠 국민이 지켜줘야 할 시대가 낳은 의인이다.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 들머리에서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김정민 변호사(맨 오른쪽)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출처 : 글과 사진 한겨레 김혜윤 기자) 박정훈 대령은 참군인의 표상으로 전 국민의 가슴에 남은 인물이다. 이젠 국민이 지켜줘야 할 시대가 낳은 의인이다.

그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이 국가권력을 오남용한 결정적 사건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에서 보인 태도이다. 진실을 밝힌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을 항명 수괴로 형사입건하고 직위 해제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게다가 대통령실 외압 의혹의 핵심 증인들을 이번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후보로 내보냈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다급하게 호주대사로 임명해 신임장 사본을 들고 떠나게 했다. 세간에선 이를 두고 ‘런종섭’, ‘도주대사’란 말이 떠돌았다.

문제는 또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고발 사주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손준성 검사를 검찰의 꽃인 검사장으로 전격 승진시켰다. 범죄 피의자이자 1심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징역형을 선고받은 부하검사를 거꾸로 영전시켰다. 1심 법원에서 범죄자라고 판결했는데도 검은 권력을 쥔 통치자들은 거꾸로 손준성 검사의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 주었다. 누가 봐도 소가 웃을 일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손준성 검사에게 보낸 사진 수십 장이야말로 의심스러운 증거물이라며 검찰에 제출한 스마트폰에 주목했다. 당시 한동훈 검사장이 비밀번호 27자리를 풀지 않은 채 제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등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제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타파 김경래, 심인보 기자가 펴낸 <죄수와 검사> 책 표지(출처 : 하성환) 부패한 특수부 검사들이 교도소 죄수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인지 수사, 조작 수사하는 대목이 놀랍다.
뉴스타파 김경래, 심인보 기자가 펴낸 <죄수와 검사> 책 표지(출처 : 하성환) 부패한 특수부 검사들이 교도소 죄수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인지 수사, 조작 수사하는 대목이 놀랍다.

윤석열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한동훈을 비롯해 특수부 검사들이 자행한 조작 수사 범죄 행위를 폭로함으로써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특수부 검사 라인의 민낯을 낱낱이 폭로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주었다. 이는 ‘조국혁신당’의 ‘복수혈전’이나 ‘한풀이’ 정치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무너진 사법 정의를 올곧게 세우고 국가 기강을 튼튼한 반석 위에 단단히 다지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22대 대선(2022)에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은 윤석열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다. 국민 절반이 지지를 보낸 이유는 ‘살아 있는 권력에도 맞섰던 강골 검사 윤석열’ 이미지 때문이었다. 국민 다수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이라는 간절한 열망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권 후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은커녕 정반대로 역주행하며 불공정과 비상식의 퇴행을 만천하에 여실히 보여주었다.

오늘날 ‘조국혁신당’에 대한 태풍급 정치 현상이 나타난 근본 원인은 약자를 배제한 기성 정치에 대한 극도의 염증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이 민주주의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회권 강화’를 부르짖으며 전투를 치르듯이 거침없이 전진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유엔에서 인정한 선진국 B군에 속한다. 국민의 삶은 물질적으론 풍요로우나 여전히 삭막하기 그지없다. 장시간 노동과 연간 10만 건에 달하는 산재사고, 그리고 연간 2,000명이 넘는 산재 사망사고로 매일 6~7명의 노동자가 영안실로 퇴근하는 기괴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넘어 태풍급으로 전국을 강타한 또 다른 근본 요인은 표리부동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현실 권력과 정면으로 맞섰기 때문이다. 불의가 자행되는 현실 앞에서 불의한 통치라고 외치는 정도가 아니다. 불의를 자행해 온 통치자들을 단호하게 제압해 짓밟힌 민주주의를 온전히 회복하겠다는 결의에 찬 투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조국혁신당 구호는 시민들 가슴을 파고 들었다.(출처 : 김지영)
<3년은 너무 길다>는 조국혁신당 구호는 시민들 가슴을 파고 들었다.(출처 : 김지영)

민주 시민이라면 두 눈 뜨고 대한민국이 망가지는 현실을 견딜 순 없다. ‘3년은 너무 길다’,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의 선거 구호가 시민 다수의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 이유이자 조국혁신당이 태풍급으로 격상한 배경이다.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장

하성환 편집위원  ethics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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