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믿지를 않지요. 그래서 보이지 않는 진리 대신 보이는 상(像)을 설정하지요. 특히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민족 경서를 지니고 공부하지 않아서 신과 영혼 그리고 기도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지요. 그래서 신과 창조주, 예수와 마리아, 부처와 보살 등의 상. 그리고 탑과 사리 등을 만들어 놓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의 세계로 안내를 하는 것이지요. 이 상(像)이라는 것은 허상(虛像)이지요. 물론 아상(我相)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허상(虛想)이고요(연재물 46회).

천당 천국, 지옥 극락, 전생 내생 윤회라는 것도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이라지요. 사람들 모두가 살아 있을 때 베풀고 착하게 살라고 장치로 설정한 ‘생각의 그림자’들에 불과한 것이지요(연재물 49회). 그래서 내 안의 진리를 찾아 알아버리면(覺) 모두 해결되는 것이네요.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일이네요. 인생의 마지막 질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인 것이지요. 결국 ‘나를 안다’는 말이네요.

凡所有相(범소유상) - 무릇 있는 바
皆是虛妄(개시허망) - 모든 것은 다 허망한 것이니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 - 만일 모든 현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을 보면
卽見如來(즉견여래) 곧 진리를 보리라 <금강경 5分>

切有爲法(일체유위법) 행하여지고 나타나는 모든 법(현상)은
如夢幻泡影(여몽환포영) 꿈과 환상과 물거품과 그림자와 같고,
如露亦如電(여로역여전)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으니
應作如是觀(응작여시관) 마땅히 이와 같이(있는 그대로. 如實하게) 볼 지어니라 <금강경 32分>

불교 8만대장경을 한 글자로 압축하면 心이고, 空이라지요(色卽是空 空卽是色). 내 몸과 정신까지도 공(五蘊皆空)이라 하는데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냐는 것이지요. 삼라만상은 변하고 임시로 있다가 사라지니까(無常), 우주 존재 원리는 비어있다(空)는 것이지요. 이것이 진리이지요.

그런데 이 空은 가치 없고 퇴폐적인 ‘허무공’이 아니지요. ‘창조공’인 것이지요. 공을 체험하면 공의 반전이 따르지요. 텅 비어있기 때문에 무엇으로든지 채울 수 있는 것이지요. 무엇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이 창조를 위해서는 정성(精誠)이 기본 토대가 되고, 공부 수행이 따라야 한다지요. 그러면 모든 상들이나 정성 수행조차도 내 안의 진리를 퍼 올리기 위한 ‘마중물’임을 알아야 하겠지요.

견성성불(見性成佛) 자기의 본 마음을 보면 바로 깨달은 사람이다.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신 내면에 지혜의 등을 켜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리의 등불을 밝혀 주어라(열반경).

하느님 나라는 너희 마음 안에 있느니라(누가 17장 20. 고린도 3장 16).

따라서 성현의 말씀을 종합해 보면 자신의 ‘본 성품’을 알아서 자신을 믿고 정성을 다 하는 인생살이가 가장 가치 있는 삶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이 때의 자신은 6 7 8식 ‘생각의 나(假我)’가 아니고, 9식 ‘본 마음의 나(眞我)’이어야 하겠지요. 6 7 8식은 선입견 고정관념 색안경 편견으로 착각 오류이니까요(연재물 31회. 아래 도표). 궁극에는 가아도 진아도 둘이 아님을 알아야 하겠지만요.

옛날 단하 천연(丹霞天然) 선사가 나무 불상(佛像)을 태워버린 일화는 바로 이것을 말하지요. 선사께서는 책이나 불상의 허상에 매몰되어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지요. 하여 이제 모든 현상이 ‘허상’임을 아는 사람은 상(像. 相)을 볼 때 더욱 정성을 다해 공경 경배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 역시 공의 반전(反轉)이고 창조공이니까요.

결국 할 일은 공부네요. 세상에 공부 아닌 것이 없지요. 공부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지요. 변하지 않으면 죽음이지요.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살아 있어도 죽어 있는 것이라지요. 공부하다가 죽는 일이 마지막 할 일이네요. 공부 수행해서 영원한 나 자신(9식. 아미타)을 알아서 믿어야 하겠네요. 그러면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네요(不生不滅). 물론 인간관계에서 신의(信義)를 바탕으로 해야겠지만 그것이 영원하다고 믿지는 말아야지요.

※ 수행 = 절. 참회. 명상. 기도. 염불. 주력. 간경. 사경. 참선

※ 1.2.3.4.5식(전5식) - 안이비설신. 오관. 감각기관. 육체

※ 6. 7. 8식 - 생각. 선입견. 고정관념. 색안경. 편견. 착각. 오류. 차별. 분별심. 의식의 그림자. 아바타. 지식 - 밖으로 취한다. 7식의 칠칠이 칠뜨기는 8식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 자기라고 알고 착각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집, 아만, 아상, 아애의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분별 망상으로 바라고 구하고 기대하고 있다. 내가 영원하고, 절대적, 고정적, 독립 되어 있다고 착각한다. 견해를 세우고 시비를 주장한다. 번뇌 망상하고, 착각 하고, 집착해서 고통을 부른다. 자신에게 속고 있다.

▲ 청화 큰스님 친필

※ 9식 - 본 마음. 진여자성(허공. 청정수. 거울. 태양).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 증불감. 지혜(반야). 무분별지. 초월지 - 안으로 돌이키는 기능. 아미타. 마음 이라는 본 바탕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기도, 수행으로 회광반조(廻光返照)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우주 창조 이전과 이후에도 있는 자리. 이심전심. 불립 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언어도단, 화두(話頭)가 대신하는 자리(참선, 간화 선 수행).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 자리. 7식(말라식)이 아니다 - 아말 라식.

[편집자 주] 공자는 <주역>을 읽은 지 3년 만에 '지천명', 즉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원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주역은 동양학의 뿌리라고도 합니다. 동양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란 뜻이죠. 주역은 유학에서 말하는 '삼경' 중 하나입니다. 원래 이름은 <역경>인데 '주(周)나라시대의 역(易)’이란 뜻에서 <주역>이라고 부릅니다.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동양철학 특히 주역에 대해 관심 갖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호기심에 책을 들추면 너무 어려워 곧 덮어버리곤 할텐 데요. 이번 기회에 주역을 쉽게 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학 주주의 '쉬운 역학(易學)'을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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