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구나
김형효
촛불을 켜고 거리에 섰을 때
호호 입김을 불던 손들을 맞잡았을 때
우리는 더불어 민주의 나라로 가는 줄 알았다.
권력에 속고 속으며 살아온
부모님들이 살아온 세월도 이제는 끝
우리는 그리 믿었다.
함께 든 촛불이 날시린 겨울밤의 온기로 느껴질 때
세상이 환하게 밝아져서
새봄처럼 연분홍 빛을 발하리라
각자의 기대는 촛불든 거리에서
고스란히 각자의 마음 깊이
삶의 터전으로 빛을 옮겨 밝히고 있었다.
촛불로 선 권력은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자
광장을 떠난 촛불을 속이고 적폐와 연대를 모색하고
어느새 봄 햇살같던 사람들의 기대한 마음을 나몰라하며
엄동설한 얼음장 위에 촛농같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구나.
권력은 그렇게 권력을 응대하고
권력은 그렇게 권력을 추종할 뿐인가?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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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효 시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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