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원리, 천지 자연 이치와 법칙. 곧 이법(理法)의 진리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상象과 수數가 있다지요. 상에는 항상 자연수가 동반되어 상에 객관성을 부여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물(水)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낮은 곳으로 흘러서 한 곳으로 모이게 되지요. 바다에 모두 하나로(一)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물에는 ‘자연에서 얻어낸 수 곧 자연수’ 일(一)이 따라 붙는 것이지요. 이 분야를 <상수학>이라고 하네요.

百千江河 萬溪流(백천강하 만계류)
同歸大海 一味水(동귀대해 일미수)

수많은 강물 만 갈래 시내 흘러,
바다에 돌아가니 한 물맛이로다.

여기에서는 먼저 상象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에 수數를 안내하려 하지요. 象코끼리 상과 像모습 상을 구별해야 하겠네요. 상象은 사물의 속 모습이 겉으로 드러난 것을 의미하지요. 상像은 ‘불상, 예수 상’에서처럼 모습으로 쓰이지요. 상象의 한자는 상형글자로 ‘코가 긴 코끼리의 뼈가 드러난 모습’을 나타낸 글자라고 하네요. 상象을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고, 안 보일 듯이 안 보일 듯이 어슴푸레한’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영어로 이미지image라고 하면 다소 어울리겠지요.

▲ 강요배 작가가 2017년 그린 <우레비>의 일부분. 천둥, 바람, 빗방울이 퍼붓던 과거 제주의 밤을 기억 속에서 떠올려가며 그렸다. 아크릴물감을 묻힌 종이붓을 재빠른 필치로 휘돌리며 대기 속을 난무하는 빗방울의 인상을 포착해냈다(사진출처 : 2018년 6월 14일자 한겨레신문).

<우주 원리>에서 상象이라 하면 우주의 법칙(法則), 진리(眞理), 원리(原理), 이치(理致)가 기미(機微)와 징조(徵兆), 조짐(兆朕)으로 드러나 있는 모습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無形)이 보이는 유형(有形)으로 전환하는 과정 속에 나타난다고 보고 있지요. 무극, 태극, 음양, 4상, 8괘, 16괘, 32괘, 64괘로 분화하는 자연 법칙 모형에서 4상(四象)이 바로 이 ‘상象’을 말하지요.(연재물 21회). 사상체질(四象體質)이라는 말도 이것이지요.

상象에 대한 몇 가지 개념을 알아 둘 필요가 있지요.

1) 형形 속에 드러나는 상징적 모습이다.

2) 상象을 통해 자연 법칙, 이법理法, 진리眞理를 파악한다.

3) 진리를 담고 있는 생명의 본질과 모습, 생명의 율동律動이다.

4) 형形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기미, 징조, 조짐 등으로 우주의 변화 현상을 탐색할 수 있다.

5) 상象에는 항상 수數가 동반되어 상象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象은 數의 창조 점이다.

6) 진리를 파악하는 수단과 방법이다. 진리의 거울이다. 수를 통해서 상을 파악 한다.

7) 무형에서 유형으로 전환하는 과정 속에 있어서 象은 아무나 파악을 못한다. 볼 수 있는 혜안을 갖춘 사람이 따로 있다.

8) 천지天地의 이치理致가 징조와 기미로써 현상계에 드리워져 있는데(天垂象) 성현들의 통찰안(洞察眼)에 의해 알려진다. 볼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

<상象을 파악하는 3단계>

- 세 번 변화하고 제곱 변화하는 자연의 이치에서 볼 때 3변성도(三變成道)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수상(數象) - 수의 의미를 통해서 상을 파악할 수 있다. 하도(河圖) 낙서(洛書)를 공부해야 한다.(연재물 20회).

  본本. 시始 - 상의 기본이다.

2) 괘상(卦象) - 사물이 기미나 징조를 제시한 것으로 8괘 64괘를 통해서 상을 파악할 수 있다.(연재물 21회).

  중中. 중中 - 물상 연구의 교량 구실을 한다.

3) 물상(物象) - 상을 현실적인 사事와 물物에서 파악한다. 수상과 괘상은 물상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다. 만물의 형체 속에 간직하고 있는 진리의 모습이다.

  말末. 종終-수상, 괘상을 공부하면 사물의 상을 자유자재로 본다.(본중말. 시중종).

 

至微者 理也, 至著者 象也(지미자 이야, 지저자 상야).

지극히 미세한 것은 리요, 지극히 드러나는 것은 상이다. -역 전서易 傳序-

明理者 象(명리자 상). 이치를 밝히는 것이 상이다. -내구당-

有理而後 有象 有象以後 有數(유리이후 유상 유상이후 유수).

이치가 있은 후에 상이 있고, 상이 있은 후에 수가 있다.

象以定數 數以證象(상이정수 수이증상)

상으로써 수를 결정하고, 수로써 상을 증명한다. -정이천-

 

<상象을 알아볼 수 있는 예시>

1) 배 안의 쥐가 요동하는 것을 보고 지진을 알아낸다.

2)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을 보고 비가 올 것을 알아낸다.

3) 딱정벌레가 많을 때 金기운(건조기)이 많은 것이다.

4) 지렁이가 많을 때 土기운(습기)이 많은 것이다.

5) 지네, 쉰발이가 많을 때 火기운(화기)이 많은 것이다.

6) 얼굴에 나타나는 변화를 보고 그 사람의 마음과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한편, 형(形)과 상(像)은 같이 쓰이는 말이고, 형(形)과 상(象)은 상대되는 개념이지요. 형形이 인간의 감각에 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상象은 일반적인 인간, 즉 명(明)을 잃은 인간이나 또는 자연법칙을 관찰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인식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무형(無形)을 말하지요. 형形은 상象이 물질화 되어 나타나는 것이네요. 시간과 공간의 움직임으로 나타나 인간의 감각에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상象이 없는 형形은 없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우주 이치에 관한 공부는 용어들이 낯설고 내용도 어려울 수 있지요. 사실은 우리들의 몸과 마음공부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은 지식 암기 공부에 쫓기고, 인위적이고 조작적인 것에 능숙하게 길들여져 왔지요. 지식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찌들려 노예 생활을 하느라고 자연스러움과 멀어진 것이지요.

먹고 살기 위해 일과 돈에 매몰되어 정신없이 살다보니 ‘본 마음’은 놓치게 되고 ‘몸’은 지쳐 있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몸과 마음에 병이 든 것이지요. 자연스러움은 주인공으로 사는 삶이지요. 그래서 겨우 자연스러운 본래 제 자리로 돌아가는 공부일 뿐이지요. 우선 머리로 이해하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수행해야겠네요.

[편집자 주] 한겨레 주주인 김상학 선생님은 현재 대학 교육원에서 주역, 노자, 장자, 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고, 한민족의 3대경서를 연구하고 있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상학 주주통신원  saram5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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