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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이야기 19. 평화로운 자전거 도시

작성 이지산 주주통신원 | 승인 2019.09.24  10: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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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옆 실험실에 있는 긴 갈색머리를 한 쾌활한 친구 Marissa를 길거리에서 마주쳤다. 그녀는 스테이션에 자전거를 대고 있었다. 활기차고 건강해 보이는 Marissa는 헬멧을 벗으며 함빡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 지산!"

“안녕, Marissa, 아침마다 자전거 타고 출근해?”

“응, 집이 연구소와 멀지 않아. 15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어.”

Marissa 외에도 우리 연구소에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실험실 앞에 즐비해있는 자전거가 이를 증명한다.

몬트리올은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다. 또 시내 곳곳에 자전거를 댈 수 있는 스테이션이 설치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하는 사람들, 특히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몬트리올은 도시 규모가 크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도시 곳곳을 1시간 이내면 충분히 갈 수 있다.

▲ 몬트리올 시내의 Bixi 스테이션 540곳 

나는 자전거가 없다. 하지만 몬트리올 시에서 운영하는 Bixi(bicycle+taxi의 혼합어)라고 불리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통해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Bixi는 스테이션에 늘 대여할 자전거를 준비해놓고 있다. 스테이션은 몬트리올에만 540곳이 있다. 각 스테이션에는 자전거 15-20개가 대여 가능하도록 놓여있다. 30분미만을 탈 경우 비용은 대략 2500원, 하루 종일권은 5000원 정도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조심해야할 점이 있다. 하루 종일 이용권을 끊어도 30분마다 자전거를 스테이션에 반납하고 새로운 자전거로 바꿔 타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30분이 넘어가면 매 15분마다 3000원씩 벌금이 추가 된다. 30분마다 자전거를 바꿔 타야 하는 것이 귀찮을 수 있지만, 거의 10분 거리마다 Bixi가 운영하는 자전거 스테이션이 있기에 그리 불편하진 않다. 1년 회원제도 운영한다. 1년 회원권은 9만원 정도다. 회원은 30분이 아니라 45분마다 갈아탈 수 있는 혜택을 준다.

▲ 몬트리올 ‘St Lawrence’강

올 여름, 하루 이용권을 끊고 몬트리올에서 추천하는 자전거 도로 몇 곳을 돌아다녀 보았다.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몬트리올엔 ‘St Lawrence’라고 불리는 큰 강이 있다. 이 큰 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공원이 있다. 강에서는 카약, 수영, 래프팅 등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걷거나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거에 비해 한걸음 가까이 몬트리올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몬트리올 사람들이 어떻게 주말을 즐기는지도 볼 수 있다.

▲ 강에서 노는 사람들

나이든 노부부가 사이좋게 자전거를 타러 나온 경우도 볼 수 있고, 자전거 앞이나 뒤에 아기를 실을 공간을 마련해 어린 아이들을 태우고 자전거를 타러 나오는 부부도 볼 수 있다. 공원 곳곳에서는 친구들과 동그랗게 잔디밭에 앉아 각종 게임을 하기도 한다. 

▲ 자전거 타다 쉬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다 잠시 쉬고 싶어, 자전거를 반납하고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고, 살랑살랑 나부끼는 나뭇잎과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이했다. 피곤이 싹 풀리면서 자연과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하늘 아래 이런 평온이 없다고 하면 과장일까?

▲ 내가 탔던 자전거

몬트리올은 이처럼 자전거 문화가 발달해서 젊은 사람들은 굳이 차를 사야할 필요를 못 느낀다. 출·퇴근할 땐 자전거를 이용하고, 여행 갈 땐 차를 빌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몬트리올 시내는 주차공간이 거의 없다.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따로 전용 주차공간이 없어 시내로 나갈 땐 대부분 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다. 그렇다고 몬트리올이 주차 공간을 마련하지 못 할 정도로 촘촘히 복닥거리는 것은 아니다. 일부러 주차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는 이유는 차량 이용을 줄이라는 의미겠지?

몬트리올시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알 순 없어도 몬트리올 시내는 주차 공간 없이도 아주 평화롭게 잘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어딜 가나 천천히 여유 있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파란 하늘, 푸른 공원을 만날 수 있다.

몬트리올을 ‘평화로운 자전거 도시’라 불러도 될까?

▲ 내가 왕복으로 달린 자전거 길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이지산 주주통신원 elmo_par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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